대통령으로서 베네수엘라를 13년 가까이 통치해온 니콜라스 마두로(Nicol?s Maduro)가 지난 1월 3일 미 특수부대에 의하여 체포된 후 미국으로 압송되어 마약 및 테러 관련 혐의로 뉴욕법원의 재판을 받을 예정이다. 주권국가의 지도자를 미군이 체포 및 압송했다는 점에서 전 세계가 비상한 관심으로 지켜보고 있다.
그동안 우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스라엘의 이란·시리아·하마스 공격, 미국의 관세 압박을 통하여 국제사회에서 힘(power: 군사력과 경제력 중심)의 비중이 급격히 커진 것을 목격해왔다. 이번 미국 조치를 통하여 우리는 그 힘이 다른 국가의 국내 정치 변화에도 적용되어 주권 존중이나 내정간섭의 국제법적 원칙을 무용하게 만들고 있음도 목격하게 되었다. 트럼프(Donald J. Trump) 대통령은 국제사회의 비판은 아랑곳하지 않은 채 이번 조치를 결정했고, 평화적 권력 이양까지 베네수엘라를 직접 통치하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미국과의 관계나 국익 계산을 고려하여 대부분의 국가들은 중립적 입장 표명에 그치고 있지만, 이번 조치가 국제법 차원에서 비판의 소지가 있음은 말할 필요가 없고, 러시아와 중국은 노골적으로 비판 태도를 밝혔고, 북한은 다수의 미사일을 발사하기도 했다. 다수의 유럽국가들과 함께 우리 정부가 외교부 대변인 성명을 통하여 국제법에 대한 언급 없이 베네수엘라의 “민주주의 회복”과 “조속한 상황 안정”을 희망한다는 신중한 입장을 표명하였듯이, 이번 조치를 국제법으로만 재단해서는 곤란하다. 마두로는 부정선거 및 개표 지연 등 다양한 불법적 방법을 동원하여 집권을 연장했고, 포플리즘 정책으로 한 때 세계 5대 경제대국이었던 베네수엘라를 국민 20% 정도가 난민이면서 엄청난 물가상승에 신음하는 기아의 나라로 만들었다.
그동안 주권 존중이라는 명분으로 세계는 이러한 현실을 외면해온 점이 없지 않다. 마두로 체제에 대한 저항 활동이 평가되어 지난해 ‘노벨평화상’을 받은 마차도(Machado Parisca)가 이번 조치를 환영하였듯이, 다수의 베네수엘라 국민들이 바라던 바일 가능성이 더욱 크다.
이러한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제법적 위반을 집중적으로 비판하고 있는 국내의 일부 진보세력은 독재자와 주민 중에서 어느 쪽을 지원하는 것이 더욱 ‘진보적’ 인가에 대하여 내부적 토론을 거칠 필요가 있다. 이들은 북한 주민들의 정치적이거나 경제적인 어려움보다는 김정은을 비롯한 북한 체제의 유지에 더욱 공감하는 태도를 보여온 것이 사실이다. 실제 북한의 김정은은 주민들의 가난 해소에는 크게 신경 쓰지 않은 채 다수의 핵폭탄을 개발 및 생산하고 있고, 다양한 장·중·단거리 미사일을 개발하여 핵미사일로 미국과 남한을 공격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그는 핵무력법을 제정하여 핵전력의 사명이 “영토완정(嶺土完整)”이라고 명시하였고, 핵무기를 이용한 남한 공격 및 합병을 공언하기도 했다. 상식적인 진보 정치인이나 지식인이라면 미국의 이번 조치가 김정은에게 경종을 주어 그가 핵무력 증강을 멈추면서 북한의 민주주의와 주민의 삶을 발전시키도록 변화시키기를 희망해야 하는 것 아닌가? 독재자가 아닌 베네수엘라 국민, 그리고 김정은이 아닌 북한 주민의 입장에서 현 사태를 봐야 하는 것 아닌가?
무엇보다 이번 “확고한 결의 작전”(Operation Absolute Resolve)을 통하여 드러난 미군의 유능함을 부러워하지 않을 수 없다. 미군은 수개월 간 치밀하게 준비한 후 최적의 시기에 결행하여 단 1명의 사상자도 없이 마두로를 침실에서 체포하여 이송하는 데 성공하였다. 성공적 집행(execution)을 통하여 정치지도자의 정치적 결심을 적극적으로 뒷받침한 것이다. 4년 동안 100만명 가까운 사상자를 내면서도 우크라이나를 장악하는 데 실패한 러시아 군대와 비교해보라. 미군이 작전 수행 과정에서 상당한 사상자를 발생하였거나 작전에 성공하지 못하였다면 미국은 엄청난 국익 손실을 감수해야 했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추진해온 군의 전투력 강화 정책도 이번 작전의 성공에 기여하였을 것이다.
현 정부가 이전 정부의 계엄선포와 관련하여 다수의 군 지휘관들을 청문회에 불러내어 망신을 주거나 재판에 회부하거나 징계하는 모습을 보면서 불안해하는 국민들이 적지 않다. 병력자원의 양적 및 질적 저하, 군 간부의 사명감 쇠퇴, 부대별 훈련 미흡 등 다수의 문제점도 노출되고 있다. 우리의 정치지도자들이 미국의 이번 조치와 같은 결정을 내렸을 때 우리 군이 완벽하게 수행할 수 있을 것인지를 확신하기 어렵다. 이번 미국의 작전을 통하여 정치지도자는 군 간부의 높은 전문성과 군의 실전적 전투역량이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보장해줄 수 있는 결정적 수단임을 깨닫기를 바란다. 유능한 군대 없는 국가의 장기적이거나 결정적 성공은 기대하기 어렵다.
번호 |
제목 |
날짜 |
|---|---|---|
| 2661 | [아시아투데이] 통일정책이 사라진 통일부![]() |
26-01-09 |
| 2660 | [데일리안] 마두로 체포에서 드러난 군사적 유능함의 정치적 가치![]() |
26-01-08 |
| 2659 | [문화일보] 인위적 환율 조정, 성장 없으면 모래성![]() |
26-01-08 |
| 2658 | [매일신문] '승리의 한계'를 무시한 정부는 실패한다 | 26-01-06 |
| 2657 | [데일리안] 이재명 정부의 ‘감성적 수정주의’ 국방정책 우려 | 26-01-02 |
| 2656 | [월간조선] 대만 국민당의 ‘보수혁신’ ‘노인정당’에서 ‘가장 젊은 정당’ ‘호감도 1.. | 25-12-26 |
| 2655 | [조선일보] 두 가지 노벨상에 비춰본 제주 4·3 사건 | 25-12-22 |
| 2654 | [중앙일보] 유럽 따라하다 ‘규제 갈라파고스’에 갇힌 한국 | 25-12-19 |
| 2653 | [파이낸셜투데이] 이재명 정부의 정당성이 흔들린다 | 25-12-16 |
| 2652 | [한국경제] 대만 둘러싼 중·일 갈등…한국에 미칠 파장은 | 25-12-15 |
| 2651 | [문화일보] ‘종교 해산’ 겁박과 수사 가이드라인 | 25-12-12 |
| 2650 | [문화일보] 반도체 2强 외치며 연구개발은 발목 | 25-12-11 |
| 2649 | [매일경제] AI와 노동은 2인3각 경기 중 | 25-12-09 |
| 2648 | [아시아투데이] 납북자 문제 해결에 앞장서야 ‘나라다운 나라’다 | 25-12-08 |
| 2647 | [문화일보] ‘맞춤형 재판부’ 강하게 금지한 이유 | 25-12-05 |
| 2646 | [파이낸셜뉴스] 베트남과 글로벌 혁신생태계 구축하자 | 25-12-03 |
| 2645 | [문화일보] ‘대장동 환수 특별법’ 제정도 급하다 | 25-12-01 |
| 2644 | [문화일보] 北의 인터넷 실상과 대북 방송 필요성 | 25-11-28 |
| 2643 | [문화일보] 부작용 심각할 與 자사주 의무소각법 | 25-11-25 |
| 2642 | [중앙일보] AI 3대 강국 관건은 글로벌 핵심 인재 유치 | 25-11-24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