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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조선] 대만 국민당의 ‘보수혁신’ ‘노인정당’에서 ‘가장 젊은 정당’ ‘호감도 1위인 정당’으로 변신
 
2025-12-26 17:29:51
◆ 최창근 한반도선진화재단 정책위원의 기고문입니다

중국 국민당은 명실상부한 100년 정당이다. 1894년 쑨원(孫文)이 창립한 반청(反淸) 혁명단체 흥중회(興中會)가 모체로 1905년 중국동맹회, 1914년 중화혁명당을 거쳐 1919년 근대 혁명정당 중국 국민당으로 거듭났다. 현존 동아시아 최고(最古) 정당으로서 흥중회부터 헤아리면 131년 역사를 자랑한다.
 
역설적이게도 가장 오래된 정당인 국민당은 가장 젊은 정당이다. ▲당원 평균 연령 ▲입법위원(국회의원) 평균 연령 ▲광역지방의원 등 3대 분야에서 경쟁 정당 민주진보당, 대만민중당보다 젊다. 민주진보당이 1986년 창당됐고 2019년에야 대만민중당이 설립된 것과 비교하면 놀라운 일이다. 지난날 ‘노인정당’으로 조소(嘲笑)거리가 됐던 처지와 비교하면 ‘면모일신(面貌一新)’이라는 단어 외에는 설명하기 어렵다. 100년 정당 국민당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당명만 빼고 다 바꿔야’

시곗바늘을 5년 전으로 돌려보자. 2020년 1월, 총통·입법원(立法院·국회) 동시 선거가 치러졌다. 2018년 11월 지방선거에서 전통적인 국민당 약세 지역인 남부 가오슝(高雄)에서 24년 만에 국민당적(籍) 시장 기록을 쓰며 이른바 ‘한류(韓流) 열풍’을 일으키며 총통에 도전했던 한궈위(韓國瑜)는 고배를 마셨다. 재선(再選)에 도전한 민주진보당 차이잉원(蔡英文)과의 격차는 18.52%포인트 차이였다. 차이잉원은 817만231표(57.13%)로 민주진보당 후보 중 최고 득표를 기록했다. 동시에 치러진 입법원 선거에서도 민주진보당은 전체 113석 중 61석을 획득하여 단독 과반 의석을 확보했다. 국민당은 38석에 그쳤다.
 
‘참패’라고밖에 달리 표현할 수 없는 선거 결과를 두고서 국민당은 패닉 상태에 빠졌다. 패배의 책임을 지고 우둔이(吳敦義) 주석을 비롯한 당 지도부가 일괄 사퇴했다.
 
3월 전국대표대회(전당대회)에서 1972년생 48세의 장치천(江?臣) 입법위원(3선)이 주석으로 선출됐다. 국민당 사상 첫 40대 주석이었다. 장치천은 68.80%를 득표하여 군(軍) 출신 국민당 원로 하오보춘(?柏村)의 장남 하오룽빈(?龍斌) 전 타이베이 시장에게 압승했다. 변화와 개혁을 원하는 당원들의 열망이 반영된 결과였다.
 
경선 과정에서 ‘변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고 강조했던 장치천은 취임 후 정당 혁신을 시작했다. “‘중국 국민당’ 당명만 빼고 다 바꿔야 한다”는 자세로 ‘정당 재건축’을 시작했다.
 
2021년 9월 주석 선거에서 50.71% 득표율로 주리룬(朱立倫) 전 신베이(新北) 시장이 당선됐다. 주리룬은 전임자의 개혁 기조를 이어나갔다. 그 결과 2022년 11월 지방선거에서 국민당은 전체 22석 광역지방자치단체장 중 14석을 석권(席卷)하는 압승을 거뒀다. 광역지방의원 선거에서도 집권 민주진보당을 누르고 1위를 차지했다.
 
재기(再起)의 발판을 마련한 국민당은 2024년 총통·입법원 동시 선거에서도 의미 있는 결과를 얻었다. 총통 후보는 낙선했으나 6.56%포인트 차이로 득표율 차이를 줄였고 입법원에서는 52석을 획득하여 51석의 민주진보당을 누르고 원내 1당으로 올라섰다. 입법원 원장·부원장도 국민당 몫으로 돌아왔다. 이 속에서 국민당은 2026년 지방선거, 2028년 총통·입법원 동시 선거 승리 가능성을 높였다.
 
어떻게 했기에 국민당은 이렇게 위기를 극복하고 생존하게 된 것일까?
 
정권 상실과 재정 위기
 
2020년 난파선 상태의 국민당이 당면했던 위기는 ①정치 ②재정 ③정체성(正體性) ④대(對)중국 정책 ⑤노령화 등 5가지로 집약된다.
 
정치 부문에서 국민당은 1986년 민주진보당 창당, 1987년 ‘대만지구 계엄령’ 해제, 1988년 장징궈(蔣經國) 총통 사망으로 이어지는 민주화 과정 속에서 독점(獨占) 권력을 상실했다. 2000년 대선 패배로 첫 정권 수평 교체가 일어났다. 2008년 재집권했으나 2016년, 2020년 연속 대선·총선에서 패배하여 야당이자 입법원 소수당으로 전락했다.

지난날 국민당은 당국체제(黨國體制·party?sate system)하에서 권력·금력(金力)을 독점했다. 이 과정에서 막대한 자산을 소유하게 됐다. 전국 각지의 당사(黨舍)를 비롯하여 동산·부동산을 소유했으며 당영(黨營) 기업 운영을 통하여 부(富)를 축적했다. 오늘날 공식 신고 자산만 1조원을 상회한다. 전성기에는 수십조원대의 자산을 소유했었다.

2016년 재집권한 민주진보당은 행정원 산하에 부당취득자산처리위원회(不當黨?處理委員會)를 설립하여 국민당 자산 취득 내역의 불법성 여부를 조사했다. 불법으로 판단한 자산은 환수(還收) 조치를 취했다. 가압류(假押留) 조치도 취했다. 이 속에서 국민당의 재정난이 가중됐고 당직자 임금 체불(滯拂)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청년 가입 저조 계속되면 당은 멸종할 것”

대만 사회는 대만인 정체성과 중국인 정체성으로 양분돼 있다. 민주화 이후 본토화(대만화)도 촉진되면서 중국인이 아닌 대만인 정체성을 지닌 사람은 증가 추세다. 여론 조사기관들이 수행하는 정체성 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오늘날 약 70%의 대만 국민이 ‘대만인’ 정체성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중국 국민당’이라는 정당명에서 알 수 있듯 중국에 연원(淵源)을 두고 외성인(外省人)과 그 후손들을 주된 지지 기반으로 하는 국민당으로서는 존립을 뒤흔드는 위기였다.

정체성 문제의 연장선상에서 대(對)중국 정책도 문제시됐다. 국민당은 전통적으로 하나의 중국 원칙에 동의하며 중국이 제시한 통일 방안 일국양제(一國兩制·한 나라 두 체제)에 대해서도 유화적인 태도를 취했다. 이는 대만인 정체성이 증가하고 궁극적으로 ‘중화민국’이 아닌 ‘대만공화국’ 성립을 지지하는 세력이 늘어나는 현실에서 국민당에 반감을 가지게 하는 핵심 요인이었다. 경쟁 정당 민주진보당은 아예 국민당을 향해 친중(親中)·매국(賣國) 정당 낙인을 찍기도 했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노령화였다. 2020년 통계 기준 당원 중 40세 이하 청년은 3%, 20대에서 지지율은 7% 수준이었다. 반면 60세 이상 노령층은 70%를 상회했다. 장치천 주석은 “노인정당 별칭이 틀린 것은 아니다. 청년 당원 가입 저조 현상이 지속되면 국민당은 멸종할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총체적’ 혹은 ‘절체절명’이라는 수식어가 무색하지 않을 복합 위기에 2020년부터 국민당 지도부는 개혁으로 응전(應戰)했다. 개혁의 요체는 청년화, 내실화, 슬림화, 중도화(中道化), 디지털화였다.

“국민당은 원래 청년정당·혁명정당”

국민당 개혁의 핵심은 중국어로 ‘연경화(年輕化)’라고 하는 청년화다. 2020년 주석 취임 후 장치천은 평균 연령을 대폭 하향하는 핵심 당직 인사를 단행했다. 1970년생을 중앙연수원 혁명실천연구원 원장으로 발탁하는 것을 비롯하여 정치인, 연구원, 대학 강사 등 평균 연령 35세 인사로 대변인단을 구성했다.
 
‘국민당은 청년에게 문호가 열려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동시에 또 다른 화두인 디지털화를 촉진하기 위하여 디지털 마케팅 책임자를 국민 공모 방식으로 선발하는 ‘디지털 제갈량’ 공모를 시행하여 최대 온라인 캠퍼스 토론 플랫폼 디카드(Dcard) 공동 창업자를 발탁했다. 1990년생, 만 29세로서 국립대만대학 정보통신관리학과 재학 중 스타트업을 창업하여 성공시킨 IT 전문가였다.
 
최연소 당수 장치천은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국민당 초기 역사를 상기시키며 “국민당은 원래 청년정당이자 혁명정당이었다. 창당 초기 당원 절대다수는 청년이었다. 어려운 환경이지만 ‘국민당 DNA’를 가지고 있다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며 청년 세대 입당을 독려했다.
 
2021년 주리룬 주석 취임 후에도 청년화는 계속됐다. “청년들이 국민당을 공격(反攻)하고 점거(占領)하고 개혁(改造)해야 할 때다. 국민당이 건강한 야당이 되려면 청년들의 힘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그는 ‘국민당은 청년에게 기회의 창(窓)을 제공한다’는 메시지를 지속 강조하며 행동으로 실천했다.
 
이 결과 2020년 이후 40세 미만 청년층 입당이 매년 증가하여 전체 당원 수의 40%를 상회했다. 2022년 한 해 1만4402명의 신규 당원이 입당했으며, 이 중 6236명이 40세 미만으로 신규 당원의 44%를 점했다.
 
청년화의 대표적인 사례는 양즈위(楊智?) 전 대변인이다. 1996년 가오슝 출생으로 초·중·고등학교를 고향에서 졸업했다. 타이베이 소재 사립대학을 졸업한 후 스포츠뉴스 리포터로 활동하다 국민당 선거 캠프에 합류했다. 2021년 만 25세로 사상 최연소 부대변인에 임명됐고 2023년 대변인으로 승진했다. 성별, 연령, 지역, 배경에서 상징성을 지닌 인물로서 ‘국민당이 청년 인재를 어떻게 영입하고 훈련하여 기회를 제공하는가?’에 대한 해답을 준다. 한국 정당에 비유하자면 국민의힘이 광주·전남 태생의 20대 여성을 대변인으로 발탁한 것과 유사하다.

청년 당원 위한 교육·훈련 강화
 
장치천·주리룬 주석 리더십하에서 국민당은 ‘가장 오래됐지만 구성원은 가장 젊은 정당’으로 거듭났다. 2단계 개혁으로 국민당에 입당한 청년층을 위한 교육·훈련을 강화했다. 중단했던 혁명실천연구원 연수 프로그램을 재개했고, 모의입법원, 중산정경숙(中山政經塾) 등 정치 교육 프로그램도 실시했다.
 
후속 조치도 빠뜨리지 않았다. 지난날 국민당은 청년을 장식품 취급하거나 선거 때만 불쏘시개로 사용하고 돌보지 않는다는 비판에 대한 근원적인 반성에서 비롯됐다.
 
경영학·회계학 전공자인 주리룬은 청년 인재 영입, 교육·훈련을 위하여 글로벌 금융기업에서 활성화된 매니지먼트 어소시에이트 프로그램(Management Associate Program)을 제시했다.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 지식을 갖춘 청년을 발굴하여 당내 주요 부서에서 교육을 실시한 후 최종적으로 핵심 인력으로 역할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실제로 각종 교육·훈련 프로그램 수료자에게 중앙당 당직자, 지방자치단체 정무직 공무원, 입법위원 보좌관 등의 기회를 제공했다. 젊은 감각이 필요한 홍보 분야 문호도 집중 개방했다. 문화커뮤니케이션위원회는 평균 연령 28세 미만으로 구성됐다. 2023년 1월 출범한 대변인단 9인의 평균 연령은 30세였다. 이를 2단계 정치 훈련의 장(場)으로 삼아 청년들이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주리룬은 청년 인재 영입과 활동을 다음과 같이 말했다.
 
“노·장년층은 기본적으로 침묵을 지킨다. 40세 이상 당직자는 홍보팀의 창의적인 아이디어에 대해서 옳고 그름을 논하지 말고 40세 미만 청년들의 아이디어에 귀 기울이고 과감하게 의견을 수용하고 생각을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국민당의 오늘을 만들어낸 변화의 근본이다.”

35세 미만 신인 정치인, 100% 가중치 적용
 
실전(實戰)인 선거에서 청년들이 활약할 수 있는 방안도 제시했다. 202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개정한 예비경선 룰에서 ‘청년’ ‘신인’에 주안점을 뒀다. 광역지방의원 후보자 공천 시 ▲2세 정치인 제외 신인 후보자 30% 가중치 일괄 적용 ▲35세 미만 후보자 70% 가중치 적용 ▲36~40세 후보자 50% 가중치 적용을 발표하고 시행했다. 정치 신인이자 35세 미만 후보자는 경선 여론 조사에서 100% 가중치를 적용받았다. 152명의 청년 후보가 공천됐고 111명이 당선되어 당선율 73%를 기록했다. 국민당은 광역지방의원 평균 연령도 가장 젊은 정당이 됐다.
 
2024년 총선에서도 3040 세대, 입법위원 당선 경험이 없는 정치 신인 공천에 주력했다. 이 결과 20인 이상 40세 미만 정치 신인을 지역구에 공천했다. 결과는 성공이었다. 입법위원 52명 중 34명이 초선(抄選)으로 전체 선출자 중 65%를 차지했다. 51명 중 12명이 초선 입법위원이던 민주진보당에 비하여 월등하게 높은 초선 비율이다. 민주진보당은 30~49세 입법위원이 5명인 것에 비하여 국민당은 30~39세 7명, 40~49세 11명 등 총 18명이 3040 세대로서 전체 입법위원의 3분의 1 이상을 점했다. 이로써 입법위원 평균 연령도 가장 젊은 정당이 됐다.
 
민주진보당 집권 후 당 자산 압류 조치로 재정난에 처했던 국민당은 구조조정을 통해 위기에 맞섰다. 조직·인력을 축소하여 운영 효율성을 제고한 것이다. 방만한 중앙당 조직을 통·폐합, 조직 축소를 단행했으며, 당직자 임금 수준도 낮췄다. 전국 각지의 당사 등 부동산을 매각하고 중앙당사 사무실도 임차료가 저렴한 지하층 비중을 늘리는 등 비용 지출 최소화에 집중했다.
 
싱크탱크 국가정책연구기금회도 재편했다. 국가정책연구기금회는 독립 재단법인이지만 국민당 당산 조사 이후 당 산하기관으로 분류되어 자산·자금이 동결됐다. 운영 자금 부족으로 전체 50명 이상이던 연구·행정직원 3분의 2를 감원(減員)해야만 했다. 이에 불가피하게 시행된 인력 감축으로 인한 연구 역량 저하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8개 연구 부문 정책 협력 플랫폼으로 개편했다. 이를 기반으로 네트워크형 연구소로 개편했다.

고위 당직자 월급 삭감하고 직책 당비 강화

고위직을 중심으로 고통 분담책도 시행했다. 지난날 정부 각료급 수준으로 지급되던 주석, 비서장 등 고위 당직자 임금을 삭감하거나 무급화(無給化)했다. 직책 당비도 강제했다. 당주석·부주석은 매년 한화 약 4억원, 광역지방자치단체장은 한화 약 8000만원 수준을 자체 모금하여 납부해야 한다.
 
국민당은 지지층 저변 확대를 위해 중도화도 추구했다. 대표적인 분야는 양안(兩岸) 정책이다. “중국과 대만은 하나이며 중국에서는 중화인민공화국이 대만에서는 중화민국이 ‘중국’을 대표한다”는 함의를 담은 구두(口頭) 합의인 1992컨센서스(92共識)에 대한 담론을 바꾸었다.

종전 1992컨센서스를 수용해 왔던 국민당은 “1992컨센서스는 ‘합의 없는 합의’이자 ‘창조적 모호성’이다”며 전향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일국양제도 마찬가지다. 국민당은 ‘하나의 중국’에만 찬성할 뿐 일국양제, 대만 독립 모두 반대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사회 의제에서도 중도화를 추구했다. 국민당은 동성(同性)혼인 합법화에 반대 입장을 견지해 왔다. LGBT 성향을 지닌 개인에 대해서도 적대적인 태도를 취했다. 하지만 지금은 청년 세대를 중심으로 한 정당 구성원의 의견을 존중하고 있다.
 
보수 성향 노·장년 당원은 청년층의 LGBT퍼레이드 참가에 반발했지만, 정당 차원에서 직접적인 만류나 금지 지시는 없었다. 미래에 청년층이 중요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기성세대와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판단하여 가치와 행동을 존중하는 것으로 전향했다. 실제 산하 청년 조직 국민당청년단은 매년 LGBT퍼레이드에 참가하고 있다. 이는 청년층·중도층이 국민당을 재인식하는 계기가 됐다.
 
디지털화

디지털화는 4대 부문을 중심으로 추진해 온 국민당 개혁의 총아(寵兒)라고 할 수 있다.
 
대표적인 성과물은 2024년 출범한 KMT스튜디오(KMT Studio)다. 디지털화·청년화 총괄을 맡고 산하에 청년부, 국민당청년단을 두었다. 1981년생 IT 전문가 거루쥔(葛如鈞)을 KMT스튜디오 소집인으로 임명하고 1980~2000년대생으로 구성된 간부를 임명했다.
 
주리룬은 KMT스튜디오 출범에 즈음하여 이렇게 강조했다. “디지털당, 청년디지털부가 아닌 ‘KMT스튜디오’가 돼야 한다. 전통 관행을 탈피한 신개념 디지털정당으로서 다양한 세대와 국민당을 연결하고 상호 이해를 촉진하며 국민당을 지지하게 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KMT스튜디오는 양방향 소통 플랫폼이다. 당원이 아닌 일반 회원에게도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여 참여를 유도한다. 학습 플랫폼 기능이 두드러진다. 외부 저명 온라인 학습 플랫폼과 연계하여 회원·당원에게 국내외 실무 능력, 데이터 분석, 디자인, 외국어 학습 등 제(諸) 분야 2000개 이상 강좌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지식 슈퍼스타(知識巨星)’ 청년 혁신 프로그램도 출범했다. 청년들이 각자 가진 지식·노하우를 온라인상에서 발표·공유하고 스타 강연자·저술가로 육성하는 디지털과 청년이 결합한 인재 육성 프로그램이다. 국민당의 저변을 넓히고 인재를 육성하는 노력의 일면이다.

정당 호감도 1위

이로써 지난날 ‘노인정당’ ‘꼰대정당’으로 비판받던 국민당은 가장 오래됐지만 가장 젊고 가장 역동적인 정당으로 거듭났다. 정당 호감도도 3대 정당 중 1위를 기록하고 있다.

4년 전 불가능해 보였던 국민당이 개혁에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을 집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안정적인 정당 체제다. 마르크스-레닌주의 정당 유산이 남아 있는 국민당은 중앙집권화된 체제를 갖추고 있다. 더하여 100% 당원 오프라인 투표로 선출되는 주석은 민주적 정당성을 부여받는다.
 
둘째, 리더십이다. 미국 박사 학위 소지자이자 대학교수 출신인 장치천·주리룬 전임 주석은 개혁 성향이자 소통·경청에 익숙한 리더였다. 청년 세대를 ‘얼굴마담’으로 치부하는 것이 아닌 ‘개혁의 핵심’으로서 존중하고 배려했으며 선공후사(先公後私)의 자세로 헌신했다.
 
셋째, 개혁에 대한 공감대다. 태생적으로 보수적이고 관료주의적인 국민당은 ‘변화하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는 것에 광범위한 공감대가 형성됐다. 이는 ‘파격적’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개혁을 추진하는 근원적인 동력으로 작용했다.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根康弘) 전 일본 총리는 저서 《보수의 유언》(2010년)에서 보수의 정체성과 개혁을 ‘불역(不易)과 유행(流行)’으로 정의했다. ‘변치 않는 원칙을 지키면서도 시대 변화에 따라 발전·개혁해야 한다’는 의미다. “보수는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개혁한다”는 에드먼드 버크(Edmund Burke)의 격언과도 문맥이 닿는다. 국민당 개혁 사례는 이에 부합한다.
 
지난 5년 동안 개혁에 성공한 국민당은 11월 1일 새로운 리더십을 맞이했다. 정리원(鄭麗文) 신임 주석은 취임 일성(一聲)에서 국민당의 존재 의의를 다음과 같이 요약했다. “K는 Kind, 즉 선량(善良)함이다. M은 Mindfulness, 정념(正念)이다. T는 Team이다. 모든 사람의 평등(平等)을 의미한다. 당내에서는 모든 구성원이 평등하고 없어서는 안 될 존재이며 가장 중요한 존재다.”
 
100년 정당 국민당의 4년 후는 어떠한 모습일까? 한국 보수 정당은 무엇을 생각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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