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인요한 의원이 10일 의원직 사퇴를 전격 선언했다. 그는 “오직 진영 논리만을 따라가는 정치 행보가 국민을 힘들게 하고 국가 발전의 장애물이 되고 있다”며 “흑백논리와 진영논리는 벗어나야만 국민 통합이 가능하다”고 했다. 미국 존 F 케네디 대통령은 ‘정치적 용기’를 강조했다. 그가 말한 정치적 용기란, 인기보다 양심을 우선해 당의 지시나 단기적 손익보다 국가적 원칙과 장기적 이익을 선택하는 결단력이다. 이런 용기가 정치인의 최고 덕목이고 민주주의의 품격을 높인다고 했다.
한국 정치의 가장 큰 문제는 정견이나 이념의 갈등이 아니라, 정치적 용기의 실종이다. 중요한 정책일수록 진영논리로 분열되고, 국익보다 정파적 유·불리가 앞서며, 정치적 손해를 감수하기보다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 일상화했다. 어떤 사안이 ‘국가적으로 옳은가’보다 ‘우리 편에 유리한가’가 더 중요한 판단 기준이 돼 버렸다.
인 의원의 사퇴는 몇 가지 교훈을 일깨운다. 고통스러운 정치 개혁이나 미래 산업 전환처럼 단기적으로 불편한 정책일수록 정치적 용기가 요구된다. 당파적 충성보다 공익을 우선하며 정치적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진실을 말하고 책임을 지는 초당적 리더십이 절실하다. 정치적 용기가 사라진 정치에서는 아무리 많은 개혁 법안을 내놔도 실질적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다. 단언컨대, 정치적 용기가 사라지면 민주주의도 정치 개혁도 멈추고, 정치적 용기가 쌓이면 국가와 정치가 전진한다. 인 의원의 사퇴를 계기로 정치권은 절제와 존중의 토대 속에서 협치와 통합을 위한 개혁에 나서야 할 것이다. 자기 진영으로부터 ‘미움받을 용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을 받은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이 11일 전격 사퇴했다. 본인은 “불법적인 금품 수수는 단연코 없었다”면서 모든 혐의를 부인하지만, 구속된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의 진술은 상당히 구체적이다. 뇌물 사건이 터질 때마다 정치권은 ‘개인의 일탈’이라며 쉽게 봉합하려 한다. 하지만 이는 개인의 탐욕이 아니라 정치 구조가 만들어낸 필연적 결과다. 가장 큰 문제는, 권력의 집중과 정보의 비대칭이다. 예산·인허가·규제·인사 등 국가 자원 배분의 핵심 권한이 정치권력에 과도하게 쏠려 있고, 그 과정은 대체로 비공개다. 이런 구조에서 뇌물과 금권의 개입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이재명 대통령은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에 대해 여야를 가리지 말고 엄중 수사하라고 지시했다. 그런데 통일교를 겨냥한 “위법 종교 단체는 해산시켜야 한다”고 압박했다. 통일교 측 입을 틀어막는 결과가 나오는 상황에서 어떻게 엄정하고 공정한 수사가 될 수 있겠는가? 권력형 비리는 일반 수사로 해결하기 어렵다는 한계를 지닌다. 더구나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 경험이 거의 없고 외풍에도 취약한 경찰이 여권 인사를 제대로 수사할지도 의문이다.
그래서 특검이 필요하다. 정치인은 사건의 이해관계자일 수밖에 없고, 검찰·경찰이 정권의 영향을 받는 구조에서는 공정한 수사를 기대하기 어렵다. 이 대통령이 국민의힘과 개혁신당 등 야당이 추천한 특검을 임명해 ‘통일교 게이트’ 수사를 하도록 하는 것이 엄정 수사의 시작이고 진정한 정치적 용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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