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의무소각’을 담은 3차 상법 개정안이 24일 발의됐다. 대표 발의한 더불어민주당 오기형 의원실은 ‘경영권 방어 목적의 자사주 활용은 차단했다’고 설명했다. 회사의 경영권 방어는 대주주의 이익만을 위한 게 아니다. 초단기 ‘먹튀’ 투자로 기업과 일자리를 망가뜨리는 헤지펀드로부터 회사와 주주 및 종업원을 보호하자는 것이다.
자사주는 주가 부양, 주주가치 제고, 임직원 동기부여, 경영 안정, 재무구조 개선 등 기업 전략 및 주주환원 정책의 핵심 도구다. 의무소각은 1회로 끝나지만, 이런 다양한 용도가 폐기되면 무엇보다 기업의 자사주 수시 매입을 통한 주가 부양도 어려워지는데, 이것이 소액주주들에게 어떻게 도움이 되겠는가. 해외 의무소각 모델도 찾기 어렵다.
한국 기업의 자사주 보유 비중은 평균 2.31%에 그쳐, 미국(24.54) 일본(5.43) 영국(4.93)에 비해 낮다. 자사주 보유비율이 50%를 넘는 한국 기업은 신영증권뿐이다(53%).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에 공시된 ‘2025년 3분기 10-Q 분기보고서’를 보면, 유통주식수(free float)보다 자사주(treasury shares)를 더 많이 보유한 대기업이 여럿이다. AIG는 71.4, 골드만삭스는 66.5, IBM은 59.2, 맥도날드는 57.1, 코닝은 55.1%로 유통주식수보다 더 많은 자사주를 보유한다.
이번 상법 개정안은 자기주식을 교환대상으로 하는 교환·상환사채 발행을 금지한다. 교환사채(EB) 발행은 전환사채(CB) 발행과 더불어 신용도가 낮은 소규모 상장회사들의 중요한 자금 조달 수단이다. 기업들이 상황에 맞게 자금 조달을 할 수 있도록 조달 수단을 다양화하는 것이 타당하지, 이렇게 제한을 가하는 것만이 능사일까.
의무소각의 예외로 스톡옵션 재원, 우리사주조합 출연 등 5가지가 한정적으로 열거돼 있지만, 지금 업계에서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주식에 의한 보상 방법인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의 부여를 위한 자기주식 보유는 법문상 불가능하다. 설명이 필요한 부분이다.
법안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독일에서만 인정되는 최저보유한도 10% 부분은 도입하지 않으면서, 독일 주식법에서 인정하는 자사주의 신주발행절차(주주의 신주인수권 인정)에 따른 처분은 모방한다. 미국 대부분의 주 회사법과 일본도 주주의 신주인수권을 자동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미국의 기본규칙은 ‘주주는 신주인수권이 없다’이며, 회사 정관에서 이를 부여하는 구조다. 일본은 주주평등원칙으로 해결하지만, 합리적 차별(예컨대 포이즌 필)이 인정된다.
정상 처분도 주주총회 결의를 거쳐야 하고, 계획에 반하여 보유하거나 처분하면 이사 개인이 5000만 원 이내의 과태료를 맞을 수 있으니 자기주식은 이제 정말로 귀찮은 존재가 된다. 경영상 목적 달성을 위해 보유할 경우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의 찬성을 요하는 주주총회 특별결의는 과도하다.
이처럼 성급하고 설익은 규제 일변도로 나갈 게 아니라, 일반 주주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 선에서 자사주 활용법을 모색할 수는 없는가. 소각이나 처분보다는 특정 산업의 동일 공급망에 속하는 글로벌 기업들과 자사주 교환으로 업무제휴를 한다면, 그것이 더 생산적이고 주주가치는 더욱 제고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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