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자본주의의 중심인 미국 뉴욕의 새 시장으로 무슬림인 조란 맘다니가 당선됐다. 맘다니의 당선은 여러 면에서 중요한 정치적 함의를 가진다.
먼저, 진보적 물결의 상징이다. ‘민주 사회주의’를 표방하는 민주당 내 진보파의 주요 인물로, 향후 당내 진보파의 주류 진입 가능성이 커졌다. 그리고 기성 정치인 심판과 세대교체다. 전 뉴욕 주지사 앤드루 쿠오모 같은 기성 정치인을 꺾고 당선된 것은, 뉴욕 유권자들이 기득권 정치에 대한 염증을 표출했음을 보여준다. 또 하나, 미국 정치에 주는 충격이다. 맘다니의 정책 방향이 트럼프가 추구하는 보수적 이념 및 자본주의 가치와 정면으로 충돌해 미국이 더 격렬한 정치적 내전에 휩싸일 가능성도 커졌다. 그의 승리는 단순한 이념적 돌풍이 아니라, 시민이 겪는 주거난·물가 상승·교통비 부담 같은 ‘생활의 위기’를 정치적 에너지로 전환한 사건이다.
맘다니는 “뉴욕은 더는 평범한 시민이 살 수 있는 도시가 아니다”라고 선언했다. 그는 무료 버스, 보육비 무상화, 임대주택 대폭 확대, 임대료 동결 등 고통받는 시민들을 위한 파격적 공약을 제시했다. 맘다니는 ‘삶의 비용’을 정치 의제로 만든 최초의 도시 좌파 정치인이다. 이를 통해 청년·이민자·흑인·라틴계 유권자들을 결집했고, ‘비싼 삶에 대한 분노’를 조직화했다. 이탈리아·스페인·독일 등 유럽 좌파들은 맘다니의 승리를 분석하며, 노동조합 중심의 낡은 조직에서 벗어나, 새로운 풀뿌리 생활 정치를 모색 중이다. 그들이 주목한 것은 맘다니의 ‘좌파 정체성’이 아니라, ‘공감의 정치’였다. “나는 당신의 월세 고통을 안다”는 이 짧은 문장이 거대한 연설보다 강했다.
맘다니의 승리는 한국 정치에 시사하는 바 크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의 최대 승부처인 서울시장 선거를 앞두고 그의 승리 전략에서 얻을 교훈은 4가지다. 첫째, 생활의 위기를 선점하라. 주거난·물가·교통·보육 이 모든 것은 이념보다 더 강한 정치 의제다. 둘째, 기득권 이미지에서 탈피하라. 한국 정당은 내부 계파 싸움보다 지역·청년·시민사회와의 연대에 집중해야 한다. 셋째, 디지털 정치로 전환하라. 사회관계망(SNS)·유튜브·쇼츠 등에서의 소통으로 설득을 강화해야 한다. 넷째, 정책을 구체적으로 설계하라. 식상한 정치 구호 대신 구체적인 수치로 신뢰를 쌓아야 한다. 어쨌든, 맘다니의 승리는 ‘생활의 언어를 되찾은 정치의 귀환’이다. 정치가 다시 ‘사람들의 일상’과 ‘사회 약자’에 대해 말할 때 유권자들은 반응한다.
한국 정당들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승리하고 싶다면, 바로 그 생활의 언어로 돌아가야 한다. 현재 서민과 청년층의 삶은 고통의 연속이다. 물가가 처음으로 2% 중반대로 올랐고,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전월세 가격과 임대료 상승 압력이 커지고, 청년층의 고용률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장기간 하락하고 부동산 가격은 급등해 내 집 마련의 꿈은 점점 멀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내란 종식과 이재명 구하기 입법에만 매몰돼 고통받는 서민과 젊은 층의 불안과 불만을 해소하지 못하는 정당은 결국 시민들부터 버림받을 것이다. 야당도 대여 투쟁에만 집중해 약자와의 동행, 격차 해소 등 시민이 공감하는 생활 정치를 추구하지 못하면 승리를 담보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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