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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이재명 대세론은 없다’는 국민 여론
 
2025-03-04 17:50:40
◆ 김형준 배재대 석좌교수는 한반도선진화재단 정치개혁연구회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여론조사는 사회 현상에 대한 대중의 의견을 파악하고 분석하는 중요한 도구다. 사회 변화 추세를 파악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데 유용한 자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최근 여론조사의 흐름을 살펴보면 ‘탄핵에 대한 의견’ ‘차기 대통령 적합도’ ‘대선 구도 인식’ 등에서 일관성 있는 결과가 나오고 있다. 디지털타임스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의뢰해 3일 공개한 여론조사(2월 28일∼3월 1일)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성이 54.0%로 반대 44.5%보다 10%포인트(P) 가까이 높다. 차기 대통령감으로 가장 적합한 인물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31%)가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차기 대통령 선거에서 ‘정권교체를 위해 야권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48%)는 비율이 ‘정권 재창출을 위해 여권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42%)는 응답보다 앞선다. 이런 조사 결과들은 민주당에 상당히 유리하게 보인다.

하지만 좀 더 심층적으로 분석하면 ‘숨어 있는 표심’이 드러난다. ‘내란 공모당’으로 공격받는 국민의힘 지지도가 탄핵을 주도한 민주당보다 오차 범위 내에서 앞선다. 전국지표조사(NBS)에 따르면, 지난 1월 3주부터 2월 4주까지 약 한 달간 정당 지지도에서 민주당은 단 한 번도 국힘을 앞서지 못했다. 차기 대통령 적합도에서 이 대표는 31%(1월 2주)→28%(1월 4주)→32%(2월 2주)→31%(2월 4주)로 30% 초반 박스권에 갇혀 있다.

주목할 점은, 전반적으로 정권교체 비율이 높지만, NBS 조사에 따르면 범진보 33%(이재명 31%+김부겸 1%+김동연 1%), 범보수 34%(김문수 13%+오세훈 6%+홍준표 6%+한동훈 5%+안철수 2%+유승민 2%)로 차이가 없는 것이다. 국힘에 절대적으로 불리한 탄핵 정국에서 왜 이런 역설적인 현상이 나타나는 것일까?

지난해 8월 전당대회에서 이 대표가 85.4%의 득표로 연임에 성공한 후 ‘이재명 일극 체제’가 구축됐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민주당은 다양성(Diversity) 형평성(Equity) 포용성(Inclusion) 등 ‘DEI’가 없는 ‘이재명의 민주당’으로 변질됐다. 당연히 혁신성과 역동성은 사라졌다.

민주당의 치명적 한계는 ‘이재명 리스크’(80%)와 ‘민주당 리스크’(20%)로 구성돼 있다. 강성 지지층을 제외하고 이 대표에 대한 ‘정서적 일체감’이 생기지 않고 있다. 정서적 일체감이란 ‘특정 인물을 대상으로 하여 상당한 기간 내면적으로 간직하는 애착심 또는 귀속 의식’이다. 그런데 특정 인물에 대한 비호감도가 높으면 정서적 일체감은 확산할 수 없다.

NBS 조사 결과, 이 대표에게 ‘호감이 가지 않는다’는 비율은 59%로 나타났다. 지난 2022년 대선 4개월 전 KBS·한국리서치 조사(2021년 11월 5∼7일)에 따르면 ‘이재명 비호감도’는 59.5%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대선에서 “내가 싫어하는 후보가 당선되는 게 싫어서 투표하는 경향”이 강한데, 국민 10명 중 6명 정도가 전혀 변함없이 ‘이재명이 싫다’고 하는데 어떻게 외연을 확장할 수 있겠는가.

더욱이 이 대표가 최근 수시로 말을 바꾸고 민주당은 ‘중도 보수’라고 외치면서 당의 정체성이 흔들리고 ‘중도 진보층’으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다. 최근 민주당은 ‘경제 중심 정당’을 표방하고 있지만 ‘반도체특별법’ ‘주 52시간제 예외 거부’ ‘노란봉투법’ ‘상법개정안 추진’ 등 ‘반기업 친노동’ 법안을 밀어붙인다.

NBS 조사 결과, 특정 산업군에 대해 주 52시간제의 예외 적용을 허용하는 것에 대해 ‘찬성한다’(56%)는 비율이 ‘반대한다’(30%)보다 높게 나타났다. 민주당 지지층에서조차 찬성(54%)이 반대(34%)를 압도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제시한 상속세 최고세율 인하를 ‘초부자 감세’라고 비판한다. 하지만 한국갤럽 조사(2월 25∼27일)에 따르면, 69%가 상속세 최고세율을 현행 50%에서 40%로 낮추는 데 찬성했다. 민주당 지지자조차 63%가 찬성했다. 민주당이 이렇게 민심의 흐름을 외면하는 정책만을 추진하는데 어떻게 수권 정당이 될 수 있겠는가?

현재 여론조사 결과들이 주는 정치적 함의는 ‘이재명 대세론은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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