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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안보 불감증, 제2의 6·25 위험 키운다
 
2024-06-25 15:01:52
◆ 박휘락 국민대학교 특임교수는 한반도선진화재단 북핵대응연구회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19일 북한을 방문해 냉전시대 동맹 관계를 전격 복원했다. 우리 정부가 주한 러시아 대사를 초치해 항의하거나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를 지원하겠다고 한 엄포는 버스 떠난 뒤 손들기다. 그래도 이왕 공언했으면 북한과 비슷한 수준으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고 나토(NATO) 회원국들과의 연대를 강화함으로써 러시아가 이번 결정을 후회하도록 해야 한다. 북·러 동맹 복원을 사전에 파악하지 못한 국가정보원과 외교부에 대한 문책·보강도 필요할 것이다.

한반도를 중심으로 ‘북한·러시아·중국’과 ‘한국·미국·일본’이 대결하는 ‘신(新)냉전’ 구도가 재연되고 있다. 그런데 북방 3국의 연대는 냉전 못지않지만, 남방 3국의 결속은 불안하다. 한미동맹은 미 대선 결과에 따라 요동칠 수 있고, 한·일 안보 협력은 당위성 강조에 머물러 있다. 특히 냉전과 다르게 북한은 사실상의 핵보유국이 돼 미 본토 공격 위협으로 미국이 핵우산 제공을 망설이게 한다. 매우 걱정스럽다.

우리 내부의 안보 태세는 더욱 걱정스럽다. 최근 북한이 동일 민족임을 부정하면서 핵공격 가능성으로 위협해도, 북·러 동맹이 복원돼도 걱정하는 국민은 많지 않다. 안보 관련 TV 프로그램의 시청률은 점점 낮아진다. 정치인들은 각자 진영의 이익 수호에만 이전투구(泥田鬪狗)할 뿐 안보는 뒷전이다. 야당은 평화 타령만 계속하고, 정부의 안보 전략은 여전히 모호하다. 신냉전의 파고는 높아지는데 한국이란 배는 표류하고, G20 수준의 경제력을 갖게 됐지만 안보 태세는 임진왜란, 정묘·병자호란, 구한말, 6·25전쟁 직전과 다르지 않다.

74년 전 6월 25일, 소련과 중국의 사주를 받은 북한은 새벽 4시에 탱크를 앞세우고 남한을 기습 공격했다. 대리전쟁(proxy war) 차원에서 러시아와 중국이 북한을 사주해 핵무기를 앞세워 남한을 공격하게 한다면? 이미 북한은 지난해 12월 말 노동당 전원회의와 지난 1월 중순 최고인민회의에서 핵무기를 사용해서라도 남한을 공격 및 합병하겠다고 공언했다. 이에 대해 국내 식자들은 북한의 공격적 언동은 허풍이거나 내부 결속용이고, 이번 북·러 조약을 동맹 복원으로 보긴 어렵다고 말한다. 오죽하면 미국 학자들이 나서서 북한의 공격 가능성과 북·러 동맹 복원의 심각성을 경고하고, 한국의 핵무장이나 미 핵무기의 재배치 필요성을 강조하겠는가. 사실, 선조들도 임진왜란 때는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의 관상이 보잘것없다는 이유로, 정묘·병자호란 때는 명나라를 섬기느라, 6·25전쟁 때는 국내 정치에 함몰돼 대비에 소홀했다. 결국은 엄청난 살육과 참화를 경험했다.

다행히 경북 성주 주민들이 사드(THAAD) 반대 현수막과 시설물을 7년 만여에 치웠다. 유해 전자파 방출 등의 모든 주장이 허위로 판명됐기 때문이다. 북한의 핵무기가 자체 방어용이라거나 협상 조건만 맞으면 포기할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 대다수는 사드 배치에 반대했다. 사드에 관한 오해는 국가의 부분적 손해에 그쳤지만, 북핵에 관한 안일한 판단은 국가 존립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 지금과 같은 안일로는 6·25전쟁보다 더 참혹한 민족의 비극을 예방하기 어렵다. 북핵과 ‘신냉전’에 철저하게 대비하자. 제발 유비무환의 자세를 갖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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