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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투데이] 4월 총선 관전 포인트
 
2024-01-05 11:06:01
◆ 김형준 배재대 석좌교수는 한반도선진화재단 정치개혁연구회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갑진년 새해가 밝았다. 올해는 정치적으로 격동의 해가 될 것 같다. 무엇보다 4월 총선 결과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엄청난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선거 결과에 따라 국정운영의 기조와 방향, 정부 정책, 야당과의 협치 등이 달라질 수 있다.

4월 총선은 윤석열 대통령 집권 2년이 끝나는 시점에 실시되기 때문에 ‘중간평가’의 성격이 강하다. 중간선거는 ‘여당의 무덤’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통상 중간선거에선 정부와 집권당이 그동안 일을 잘했는지 못했는지에 따라 ‘회고적 투표’를 하기 때문이다.

선거는 다양한 요인들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하지만 선거 환경, 구체적으로 선거 구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2012년 총선에서는 4당체제(새누리당, 민주통합당, 통합진보당, 자유선진당), 2016년 총선에서도 4당체제(새누리당, 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2020년 총선에선 지역구 선거는 3당 체제(민주당, 미래통합당, 정의당), 비례구 선거는 4당 체제(더불어시민당, 미래한국당, 국민의당, 열린민주당)로 치러졌다.

선거구도가 다당체제가 되면 제3지대 정당의 파괴력이 중요한 요인이 된다. 특히 제3지대 정당은 필연적으로 기존 거대 양당의 표를 잠식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수도권 선거에서는 박빙의 승부가 예상되기 때문에 제3지대 정당이 어느 거대 정당의 표를 잠식할지가 중요하다.

이번 4월 총선은 다당체제로 치러질 공산이 크다. 여야 전직 대표가 선거를 100일 앞두고 신당 창당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는 지난달 27일 “국민의힘에 제가 갖고 있던 모든 정치적 자산을 포기한다”며 탈당을 선언했다. 그는 탈당 배경으로 “선출되지 않은 누군가가 모든 유무형의 권력을 휘두르며 대한민국을 쥐락펴락하는 모습, 그 사람 앞에서 법과 상식마저 무력화되는 모습이 반복되는 것은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은 트라우마”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도 누군가는 대한민국의 위기 속에서도 상대를 악으로 상정하고 청산하는 것을 소명으로 생각하고 그 방향으로 시민들을 이끌려고 한다”며 “하지만 말 위에서 천하를 얻었다 해도 계속 말 위에서 다스릴 수는 없는 노릇이다. 대통령 선거가 끝난 지 2년이 다 되어 가는데도 왜 적장을 쓰러뜨리기 위한 극한 대립, 칼잡이의 아집이 우리 모두의 언어가 되어야 합니까”라고 했다. 그러면서 “총선 전 재결합 시나리오는 부정한다”며 가칭 ‘개혁신당’ 창당을 본격화했다. 이준석 전 대표는 새해 첫날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체제의 국민의힘이 과거 자유한국당으로 회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단 하나, 권력만을 노리는 패거리 카르텔이 자신들이 뜻하는 대로 안 되면 상대를 패거리 카르텔로 지목하고 괴롭힌다. 그 패거리 카르텔 몰이가 우리 사회의 많은 소시민의 꿈과 희망, 천직을 앗아갔다”고 윤석열 대통령을 비판했다.

이런 신년 메시지를 통해 국민의힘을 낡은 보수, 신당은 개혁 보수로 규정해 차별화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도 지난달 30일 이재명 대표와 회동 후 신당 창당을 공식화했다. 이 대표는 “대표직 사퇴와 비대위 구성 방안은 수용하기 어렵다”고 했고, 이 전 대표는 “이재명 대표에게서 변화 의지를 확인할 수 없었다. 좀 더 가치 있는 일을 위해 제 갈 길을 가겠다”며 신당 창당을 기정사실화했다.

이 전 대표는 올해 신년 인사 글에서 “올해 우리가 국민께 희망을 드리기를 바란다”며 “그러자면 우리는 큰 싸움을 벌여야 한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그 싸움은 정치를 이대로 둘 수 없다는 세력과, 정치가 이대로 좋다는 세력의 한판 승부”라며 “국민께 새로운 선택지를 드리겠다는 세력과 선택의 여지를 봉쇄해 기득권을 누리겠다는 세력의 한판 승부”라고 했다. 이어 “정치인과 진영을 위해 무한투쟁을 계속하자는 세력과 국가와 국민을 위해 뭔가를 생산하는 정치로 가자는 세력의 한판승부”라고 했다. 그는 “정치를 이대로 둘 수 없다”며 “양자택일이 아닌 새로운 선택지를 드려야 한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그 길을 갈 것”이라며 “쉬워서 가려는 것이 아니라 어렵지만 옳은 길, 가야 하는 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승리하겠다”고 했다.

이석현 전 국회부의장이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하고 이낙연 전 대표가 추진하는 신당을 함께 만들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비명계 ‘원칙과 상식’(김종민·윤영찬·이원욱·조응천)도 시점엔 이견이 있지만 최종적으로는 신당과 함께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제3지대 신당이 내년 총선에서 얼마만큼의 파급력을 보일지는 미지수다. 일각에선 제3지대 신당들이 연대해서 ‘빅텐트'를 꾸릴 경우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등 거대 양당이 주도하는 정치지형에 균열을 낼 수도 있을 것이란 기대도 한다. 이낙연 전 대표는 이준석 전 대표와도 손을 잡겠다는 입장을 밝힌 적이 있다. 이준석 전 대표는 1일 신년하례회에서 이낙연 전 대표와의 이른바 ‘낙준 연대’에 대해 “상당히 상호 보완적 결합을 할 수 있는 대상”이라고 했다.

상황에 따라 이른바 ‘제3지대’의 세력화가 빨라질 수도 있다. SBS?입소스 신년 여론조사에 따르면, 정당 지지도는 국민의힘 34%, 민주당 37%, 정의당 2%, 기타 정당 4%, 무당층(없음/모름/무응답)은 23%였다. 그런데 “만일 총선에서 신당 창당이나 정계 개편을 통해 다음과 같은 정당 구도가 된다면 어느 정당에 투표하시겠습니까?”라는 질문에 국민의힘 27%, 민주당 33%, 정의당 2%, 이낙연 신당 8%, 이준석 신당 12%, 무당층 18%로 나타났다. 신당이 민주당 보다는 국민의힘에 더 타격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 중도층에서 이낙연 신당과 이준석 신당 지지가 각각 10%와 15%로 나타난 것에 주목해야 한다. 총선의 최대 격전지인 수도권에서 신당이 중산층의 지지를 받아 특정 거대 정당의 표를 잠식할 경우, 총선 결과에 결정적인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국민의힘이 긴장해야 하는 것은 이준석 신당 창당과 관련, ‘탈당 배경에 공감한다”는 비율(46%)이 “명분이 부족해 반대한다”(40%)보다 높게 나왔다는 것이다. 특히, 수도권, 2-30대, 중도층에서 전자가 후자보다 훨씬 높게 나왔다. 반면, 이낙연 신당 창당과 관련해선 “명분이 부족해 반대한다”(47%)가 ’탈당 배경에 공감한다”(39%)보다 높았다. 호남지역에선 ‘반대’(69%)가 ‘공감’( 27%)보다 압도적으로 높게 나왔다. 제3지대 신당이 이번 총선에서 돌풍을 일으킬지, 아니면 찻잔 속의 태풍으로 그칠지 여부는 그들의 역량에 달려있다. 더 중요한 변수는 기존 거대 양당이 어느 정도 변화와 혁신의 모습을 보여 주는지에 달려있다. 국민의힘이 한동훈 비대위 체제 구축 이후 새해를 맞아 실시된 복수의 여론조사에서 대통령 국정운영 지지도, 정당 지지도, 총선 전망 등 3대 민심 지표에서 아직 어떠한 반전도 일으키지 못하고 있다. 한 위원장은 빠른 시일내에 그동안 어느 정치 세력도 한 번도 해보지 않은 담대한 개혁을 통해 높은 정권심판론을 극복해야 한다.

더불어, 전문성을 갖춘 깜짝 놀랄 만한 인사를 영입하고, 한국 사회의 미래 어젠다를 제시해 젊은 세대의 관심과 지지를 이끌어 내야 한다. 한편, 민주당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높은 정부견제론이 민주당 지지율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유권자들이 “정부는 견제해야 하지만 그 심판의 주체가 이재명의 민주당은 아니다“라는 기류가 강하게 형성되어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재명 대표가 단합만 강조하고 혁신을 멀리하면 역풍에 직면할 것이다. 이 대표는 ‘행동하는 변화’가 혁신이라는 것을 깊이 인식해야 한다. 무엇보다 부패와 비리, 내로남불, 막말로 얼룩진 ‘86 운동권 적폐 세력’을 청산하는 공천 개혁을 단행해야 한다. 단언컨대, 거대 양당이 절박한 마음으로 혁신하지 않으면 제3지대 신당 돌풍이 현실화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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