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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투데이] 이준석·이낙연 신당의 정치적 운명은?
 
2023-12-22 10:57:38
◆ 김형준 배재대 석좌교수는 한반도선진화재단 정치개혁연구회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신당 창당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여야 전 대표들이 주축으로 동시에 신당 창당에 나선 것은 참으로 이례적이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운영 기조 변화를 요구하며 12월 27일을 D데이로 창당을 추진하고 있다. 그는 “27일 그날이 되면 100%”라며 보수적 자유주의와 진보적 자유주의가 함께하는 빅 텐트 신당 추진 구상을 제시했다.

이런 와중에 김기현 국민의힘 전 대표는 13일 당 대표 사퇴 직전, 이 전 대표를 만나 “신당 창당보다는 국민의힘과 함께 힘을 합쳐 총선에 임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사를 전달했지만 이준석 신당 창당 일정에 영향을 줄 것 같지는 않다.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에서 의미 있는 변화를 보이면 이 전 대표가 당을 떠나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지만 현실성이 낮다.

더불어민주당의 이낙연 전 대표가 13일 “혼란에 빠진 대한민국의 대안이 되는 게 최상”이라면서 새해 신당 창당을 공식화했다. 이 전 대표는 “민주당에는 리더십과 강성 지지자들 영향으로 민주주의 면역체계가 무너지면서 도덕성이 무뎌졌다”면서 ‘이재명 사당화’ 문제를 계속해서 지적하고 있다.

민주당 5선 중진 이상민 의원은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 이후 이재명 사당, 개딸당으로 변질됐다”며 “온갖 흠이 쌓여 도저히 고쳐 쓰기 힘든 상황”이라며 탈당했다. 이낙연 전 대표는 내년 총선에서 원내 제1당을 목표로 여타 제3지대와 연대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치가 절망을 주는 현실을 타개할 일에 함께할 의지와 비전을 가진 분이라면 함께 하겠다”며 양향자 의원, 금태섭 전 의원에 대해 “(같이) 가는 게 바람직하겠다”고 했다.

이재명 대표는 “우리 당은 내년 총선에서 단합과 혁신을 통해서 반드시 이겨야 한다”며 “윤석열 정권의 폭주 퇴행을 막는 것이 우국민들이 바라는바”라고 이 전 총리를 에둘러 비판했다.

그렇다면 이런 신당들은 과연 돌풍을 일으킬 것인가? 아니면 찻잔 속의 태풍으로 그칠 것인가? 일각에선 이준석 신당이 중도 보수나 탈당세력, 제3지대를 묶는 세력화에 어려움이 있어 파괴력에 회의적인 시각이 있다. 실제 이 전 대표와 가까운 천아용인(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허은아 의원-김용태 전 최고위원-이기인 경기도의회 의원)도 신당 합류 의사를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다.

‘이준석 신당’에 대한 민심은 시간이 흐를수록 하락세가 뚜렷하다. 데일리안·여론조사공정의 최초 조사(11월 13~14일)에서 이준석 신당 지지율은 16.2%였으나 2차 조사(11월 28~29일)에서 14.9%로 하락했으며, 3차 조사(12월11~12일)에서는 12.2%로 하락했다. ’이낙연 신당’도 당내에서 반대가 크고 여론에서 별반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힘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민주당 최대 의원 모임 ‘더좋은 미래’는 15일 “통합만이 살길”이라며 신당 창당 선언 철회를 요청했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이 전 대표는 신당 창당이 아니라 이재명 대표와 손잡고 윤석열 독주 정권에 투쟁해야 미래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전 대표를 항해 “10리도 못 가서 발병이 날 그 길은 가지 말라”고 충고했다. 친이낙연계 윤영찬 의원도 “행보가 너무 속도가 빠른 것 같다. 왜 이렇게 서두르시는 거냐”고 했다.

한국갤럽 조사(12월12~14일)에서 이 전 대표 중심 신당 창당에 대해 34%가 ‘좋게 본다’, 46%는 ‘좋지 않게 본다’고 응답했다. 그런데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에선 71%가 ‘부정적’으로 봤고, 21%만이 ‘긍정적’으로 응답했다. 신당의 지역 기반이 되어야 할 호남에선 긍·부정 비율이 26%와 64%였다.

통상 한국 정당에서 신당 창당이 성공하려면 몇 가지 요소가 필수적이다. 지향하는 가치(이슈)가 분명하고, 지역적 기반이 있고, 대선주자급 인물이 주도해야 한다. 김종필 총재가 1995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권당인 민자당을 탈당해 충청을 기반으로 자민련을 창당한 것, 1996년 총선을 앞두고 김대중 총재가 정권 교체를 기치로 민주당을 탈당해 호남 기반의 새정치국민회의를 창당한 것, 2016년 총선 앞두고 안철수 의원이 정치 개혁을 외치며 호남을 기반으로 하는 국민의당을 창당한 것은 성공한 신당 창당 사례들이다.

이준석·이낙연 전 대표가 단지 정치 공학적으로 반윤석열과 반이재명이라는 가치만으로 신당을 창당한다면 성공하기 어렵다. 국민들이 공감하고 지지받을 수 있는 비전과 이슈를 제시해야 한다. 현역 의원의 참여도 필수적이다. 다만, 대선 주자 급 이낙연 전 대표가 김대중·노무현 정신 계승을 기치로, 호남과 수도권을 지역 기반으로 문재인 정부 정세균·김부겸 전 총리 및 친문 의원들과 의미 있는 결집을 이뤄내면 파괴력이 커질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이낙연 신당이 거대 민주당을 쪼개 정국을 3(국민의힘): 3(민주당): 3(이낙연 신당)으로 나누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지금 이낙연 전 대표가 구상하고 있는 것은 1995년 민주당을 탈당해 65명의 현역 의원과 함께 호남 기반의 정통 민주 세력인 새정치국민회의를 창당한 ‘김대중(DJ) 모델이다. 이후 DJ는 1997년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이뤄냈다. 이런 구상 속에서 이 전 대표는 신당 창당 시 총선 목표에 대해 “욕심대로라면 제1당이 돼야 할 것”이라고 밝힌 것 같다.

민주당 일각에선 당 안팎으로 신당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우세한 만큼 이를 고리로 이 전 대표를 고립시킬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 이재명 대표가 20일 김부겸 전 총리, 28일 정세균 전 총리와의 회동을 조율하는 것도 이런 의도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이준석 신당은 지향하는 가치가 불분명하고, 지역 기반도 없으며, 동참하는 현역 의원도 많지 않고, 국민의힘에서 쫓겨난 인물이 주도한다는 이미지가 크기 때문에 신당의 성공 조건을 갖추지 못해 한계가 분명하다. 그러나 성공 여부와 별개로 이준석 신당은 국민의힘의 표를 잠식시킬 수 있는 파괴력을 보여 줄 수 있다. 총선 승부처인 수도권에서 20~30대 젊은 남성들이 국민의힘 표를 잠식시켜 선거 결과를 좌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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