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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경제] '메가 서울' 이슈에 뒷전으로 밀리는 지방소멸 대책
 
2023-11-13 13:13:11
◆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한반도선진화재단 선진경제질서연구회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여권 발 ‘메가시티’ 구상 발표로 대상지역인 서울 인접 도시 주민들의 기대가 한 껏 부풀고 있다. ‘메가시티’는 미래 도시경쟁력 강화를 위한 세계적인 추세인 점에 비춰 이번 구상은 긍정적이며 주민들의 희망대로 실현되면 좋겠다. 다만 서울 메가시티가 지역정책의 중심으로 떠오르면서 최대 현안인 지방살리기, 즉 지방소멸 대책이 뒷전으로 밀리는 것 같아 안타깝다.

지방 소멸 대책은 대기업의 지방 이전 외에는 뾰족한 대안이 없다고 본다. 지방에 대기업이 들어서면 인구가 늘어나고 출산율도 높아진다는 것은 이미 증명됐다. 경기도 평택시의 경우 2022년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이 1.028명으로, 인구 50만 이상 도시 가운데 유일하게 늘어났다. 이는 전국 평균(0.778명)보다 32%나 높은 수치다.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이 평택에 들어서고, 반도체 관련 기업들도 옮겨 오면서 일자리와 인구가 늘어난 것이 합계출산율 증가로 이어졌다. 지방에 대기업이 생기거나 이전하면 인구가 유입되고 출산율이 증가하며, 지방이 살아나고 국토 균형발전이 이루어지는 선순환이 일어난다. 무엇보다 대기업의 지방이전은 양질의 일자리 창출로 많은 젊은층이 유입되기 때문에 출산율 증가로 이어지고 이것이 지방 소멸 극복과 함께 지속가능한 발전으로 이어지게 된다.

기업이 지방으로 이전하려면 기업주의 결심, 회사 자체의 비전, 직원 만족 등 3가지 요소가 충족돼야 한다. 기업주가 지방 이전을 결심하려면, 먼저 현재의 사무실과 공장을 처분하고 새로 이전할 사업장 신설에 소요되는 토지 매입과 공장 신설비용 등 막대한 자금 조달에 대한 대책이 서야 한다. 그런데 이는 새로운 투자비용이 되고, 추가 투자비용 지출은 투자 리스크 상승을 의미하므로 파격적인 지원이 없으면 기업 이전은 어렵다. 그 핵심은 상속세 면제와 자본이득세 도입이다. 10년간 법인세 감면 정도로는 어림없다. 상속세를 지방세로 전환하고, 지자체가 상속세 존치 여부 및 세율을 설계할 수 있도록 해 지자체 간의 기업유치 경쟁을 유도해야 한다.

회사 자체의 비전은 업무환경을 말한다. 교통과 물류(고속도로 및 철도를 통한 항구 및 공항과의 접근성), 해외 네트워크가 원활히 작동될 수 있어야 한다. 토지ㆍ전력ㆍ공업용수 문제는 최우선 해결과제다. SK하이닉스가 용인에서 고전하는 이유를 살펴야 한다. SK하이닉스는 2018년 투자의향서 제출 후 5년이 지난 아직까지 공장 건물 착공조차 못하고 있다. 제1공장은 2025년 3월에 착공해 2027년 완공이 목표다. 정부는 이러고도 기업에게 무슨 할 말이 있나?

직원 만족을 위해 아파트 재개발 수준의 획기적인 인프라 개선이 필요하다. 안정적이고 쾌적한 주거환경(기숙사는 물론 가족용 숙소 공급), 교육환경(어린이집, 자사고 수준의 교육기관의 존재), 의료환경 및 문화환경(우체국, 대형 마트, 카페, 은행 등의 편의시설, 아이맥스 영화관ㆍ테마파크 등 오락시설), 대규모 테니스장 복합단지ㆍ저렴한 퍼블릭 골프장, 축구장, 야구장 등 체육시설을 갖춰 젊은이들이 머물고 싶은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

일본 도요타시(豊田市)가 좋은 본보기다. 도요타시는 본래 양잠ㆍ견직물 주산지인 고모로시(擧母市)였지만, 토요타 자동자가 공장을 옮겨오면서 친환경ㆍ모빌리티ㆍ5Gㆍ로보틱스ㆍAI기반 미래기술 등 스마트시티로 변모했다. 직원 전용 호텔ㆍ예식장ㆍ수영장ㆍ스타디움ㆍ중앙도서관ㆍ미술관ㆍ콘서트홀ㆍ도요타기념병원ㆍ도요타공업대학이 설립됐다. 도시 이름도 아예 기업이름을 따서 도요타시로 바꿨다.

기존 문법을 뛰어넘는 발상의 전환 없이는 지방소멸·인구절벽을 극복할 수 없다. 앞의 과제를 특별자치도법이나 각 지자체의 ‘기업 및 공장유치 조례’제정 등 법률로 뒷받침해야 한다. 지금까지 많은 공기업이 지방으로 옮겼지만 효과는 미미하다. 기업주가 움직일 수 있게, 기업이 편하게 일할 수 있게, 직원이 가서 살고 싶게 만드는 것 외에 무슨 방법이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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