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전원회의는 ‘중요한 문제들을 토의 결정하는 정기 또는 부정기적으로 개최하는 회의체이자 의사결정기구’다. 우리가 전원회의에 주목하는 것은 북한의 지향점을 예측해 우리의 대응 방안을 마련할 필요성 때문이다. 이번 전원회의의 특징은 국방력 강화와 대적(對敵) 행동계획의 구체적 메시지를 밝히고, 대적 활동에 전술핵 사용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이는 군사적 공세적 속성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김정은의 저의를 반영한 것이다. 그래서 북한은 한국을 ‘명백한 적’으로 규정하고, 한국에 대적 행동으로서 전술핵무기 다량 생산의 중요성과 필요성, 핵탄두 보유량의 기하급수적 증대를 천명했다. 특히 전술핵 전면화는 한국을 겨냥해 선제타격 용도라는 점도 밝혔다.
이처럼 북한의 2023년 핵무력 및 국방발전 전략은 예년에 비해 훨씬 공세적 위협적 방향으로 전환했다. 물론 전원회의의 공세적 메시지 이면에는 청사진 제시도 어려운 북한 경제의 실상을 은폐해 주민의 불만을 희석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하지만 핵을 앞세운 북한의 대남도발 수위는 완화될 가능성은 전혀 없고 오히려 핵무기 고도화를 위한 질주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핵 위협은 국가 존망이 걸린 중차대한 문제다. 그러나 우리는 30여 년의 세월을 안이하게 허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