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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교육개혁 핵심은 재정, 펑펑 쓰는 교부금부터 손봐야[동아시론/양정호]
 
2022-06-13 17:34:22


◆ 양정호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한반도선진화재단 미래교육혁신연구회장으로 활동중입니다.


올해 교육교부금 81조 넘어 역대 최대
유초중고 예산 넘치는데 대학은 태부족
교육재정 재설계해 미래수요 대비해야

코로나 시대 학생들의 학력 저하로 교육부와 교육청이 모두의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다. 전쟁 포화 속에도 학교의 문을 열었던 한국교육의 힘이 코로나로 인해 온라인수업, 부분등교, 전면등교로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학생, 학부모, 일반 국민은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정보기술(IT) 강국의 부족한 민낯이 그대로 드러났으며, 미래교육을 외치며 예산을 펑펑 쓰던 학교나 교사들의 ‘진짜 실력’을 학부모와 학생들은 두 눈으로 똑똑히 확인할 수 있었다.

미래 없는 교육, 준비 안 된 학교, 실력이 부족한 교사와 학생으로는 ‘대한민국호’의 앞날은 암울할 뿐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후 일성으로 ‘연금, 노동, 교육 3대 개혁’을 미래사회를 위해 강조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교육개혁 성공의 핵심은 효과적인 교육재정으로, 미래의 교육적 수요와 적정한 교육재정 간의 균형을 고려한 중장기 계획을 마련하는 것이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올해 813000억 원으로 역대 최대 수준이며, 학생 수는 계속 감소해 학생 1인당 교부금 총액도 1528만 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특히, 학생 1인당 교부금은 2018년 920만 원에서 2022년 1528만 원으로 4년 새 66.1% 늘어나 증가세가 가팔랐다. 교부금은 전체 내국세의 20.79%에 자동으로 매칭되는 방식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학생 수 감소나 교육환경의 변화와 상관없이 경제 규모에 따라 자동적으로 증가되는 비정상적인 구조를 갖고 있다.

출생아 수는 1970년에 100만 명을 넘은 이후에 2020년에 30만 명으로 급격히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고3 학생 수로는 2012년 대비 2022년에 22만 명이 감소한 데 더해 2040년에는 2012년 대비 44만 명이나 대폭 감소할 예정이다. 현재의 기형적인 예산 지원이 계속되면, 갑자기 늘어난 예산 폭탄으로 유초중고교는 여기저기 마구잡이로 돈을 써도 예산이 남아돌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서울시교육청에서는 남아도는 교육예산을 빨리 집행한 학교에 추가로 수십억 원의 낭비성 포상금을 지급하기도 했다. 다른 교육청들도 코로나 재난지원금 명목으로 수십만 원의 현금을 나눠주거나 효용성을 면밀히 따지지 않고 태블릿PC, 구형 전자칠판을 비싸게 사들이면서 예산을 낭비하고 있다. 최근 지방선거에 당선된 시도교육감 대부분도 스마트기기 확대를 공약하고 있어 앞으로 유치원을 비롯해 초중고교 예산 낭비는 더욱 심해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이번 소상공인·자영업자 피해 지원을 위한 59조 원 규모의 2차 추가경정예산으로 17개 시도교육청도 11조 원 정도의 교부금을 추가로 지원받게 되었다. 문제는 지방선거로 시도의회 구성이 9월로 예상되고 있어 실제 11조 원의 예산 집행은 10월부터 가능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현실적으로 학교에서 편법이나 위법을 동원하지 않고 3개월이라는 제한된 시간 안에 막대한 예산을 사용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이제 50여 년 전 수립된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도입 목적 및 운영을 현재 기준에 맞게 효율적인 방식으로 재설계하는 게 필요하다. 학생 수 급감에도 교부금이 내국세와 연동되어 일률적으로 늘어나는 비효율적인 예산편성 구조의 개편이 시급하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적합한 새로운 교육수요의 증가, 재정적 요구 확대 등을 고려하여 변화하는 미래사회 대비를 위해 사용될 필요가 있다. 여유가 있는 교육재정을 유초중고교에만 한정하기보다는 경제 규모로는 세계 10위권이지만, 대학교육 재정투자 비중은 0.6%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 평균인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대학교육에 지원할 방안을 적극적으로 마련해야 한다. 고령사회로 접어들면서 은퇴 이후 평생교육, 직업교육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도 필요한 시점이다.

미래사회 대비를 위해서는 교육재정도 재정 운영이나 교육정책 차원에만 국한하지 말고, 사회정책 전반과 연동해 운영되어야 한다. 단순히 교육의 논리나 교육재정 측면에서만 교육교부금을 바라보기보다는 사회정책 전반의 영향과 변화의 속도 반영이 필요하며, 저출산 고령화를 비롯해 보육-교육-고용-복지 전반의 연결고리 차원에서 교육재정을 고려해야 한다.

교육교부금이 주로 교육의 평등 달성, 교육격차 해소, 의무교육 차원의 성격이 강하지만, 지금 시점에서는 더욱 교육재정을 ‘사람’으로서의 권리, ‘시민’으로서의 기본권, 국가의 책무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유초중고교를 넘어, 대학 그리고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배우는 평생학습자를 위한 재정 지원의 차원에서 ‘교육재정도 이젠 인권이다’라는 보다 적극적인 시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양정호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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