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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투자개방 병원 적극 도입 서두를 때다
 
2022-04-18 14:33:06
◆ 칼럼을 기고한 강성진 교수는 현재 한반도선진화재단 정책위의장 겸 국가전략연구회장으로 활동 중입니다. 

최근 제주 녹지 국제병원에 대한 법원의 판결이 영리병원(투자개방형 병원)의 허용에 대한 논란을 재점화시키고 있다. 찬성하는 측은 의료산업, 더 나아가 서비스산업 활성화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반대하는 측은 공공의료체계 붕괴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 1월 제주도의 ‘외국의료기관 개설 허가 취소처분’이 위법하다며 녹지그룹의 손을 들어 줬다. 2018년 제주도는 녹지병원 개설에 ‘내국인을 제외한 외국인 관광객만 진료를 허용한다’는 조건을 제시했다.

국내에서 영리병원에 대한 논쟁은 2002년 당시 김대중 대통령이 경제자유구역에 외국자본에 의한 영리병원을 허용한 이후 20여 년째 이뤄지고 있다. 2006년 노무현 정부는 외국인병원의 영리법인화 및 내국인 진료 허용(제주특별자치도법)과 외국병원의 국내법인 합작 투자를 허용했다. 그 이후 제주도 투자개방형 병원 도입 수용(2009년)과 녹지 국제병원 사업계획서 승인(2015년)이 이뤄졌다. 2018년 원희룡 도지사는 내국인 진료를 제한하는 조건부 허가를 내렸으나 이번 판결은 그 결정이 위법이라는 것이다.

영리병원에 대한 논쟁은 출발점 자체가 잘못된 것이다. 영리를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의료기관에 이윤을 추구하도록 하면 건강보험제도 붕괴, 의료서비스 양극화 심화, 진료비 상승 등으로 의료시스템이 붕괴된다는 것이다. 문제는 국내 90% 이상의 의료기관이 영리 추구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법인이 아닌 개인이 설립한 의원이나 병원은 모두 이윤을 위한 의료행위를 하고 있다. 현재 영리병원 논쟁의 핵심은 이윤 추구 여부가 아니라 주식회사처럼 일반 투자를 유치해 투자수익을 배당할 수 있느냐는 투자 개방 허용 여부다.

이제 우리나라도 의료를 포함한 교육과 같은 서비스 부문의 산업화에 대한 논쟁을 본격적으로 해야 할 시점이다. 지금까지 산업이라는 측면은 부정하고 공공성이라는 시각에서만 봐온 것이 우리 현실이다. 산업화로 민간부문의 자율성이 확대된다면 제공되는 서비스의 질과 진료비 차이로 의료 혜택의 차별화가 나타날 수 있다.

또 다른 측면은 이미 오래전부터 헬스케어산업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인식됐다는 점이다. 최근 구글, 아마존 같은 정보통신업체들도 서비스 부문을 포괄하는 헬스케어산업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우리도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통신업체들이 있고, 국내기업의 투자 여력도 충분하다. 선진국형 산업구조로 재편돼야 하는 지금 제조업 중심의 경제발전 전략은 더는 유효하지 않다.

문제는 서비스산업의 공공성 부문은 부정할 수 없다는 점인데, 정부의 적극적인 참여로 해소될 수 있다. 과거 정부 재원이 충분하지 않은 저개발 시대에 민간투자를 유인해 이를 공공성의 이름으로 정부 통제 아래 뒀던 방식은 이제 포기하자. 우리나라의 공공병원 병상 비중이 10% 이하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71.6%와 비교하면 최하위에 있다는 점이 이를 말해준다. 민간은 자율과 창의를 통해 마음껏 성장동력을 창출하도록 하자. 다만, 정부는 최소한의 서비스는 모든 국민이 공유할 수 있도록 시장과 역할분담을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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