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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검수완박’은 헌법에 대한 도전이다
 
2022-04-15 16:14:29
◆ 칼럼을 기고한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현재 한반도선진화재단 정치개혁연구회장으로 활동 중입니다.

더불어민주당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관련 법안을 당론으로 정하고 4월 국회에서 처리하기로 했다. 검찰의 6대 범죄(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 수사권마저 없애는 게 골자다. 선진 의회민주주의를 구현하는 나라에서는 국민의 대표 기관인 의회에서 법을 제정할 때 통상 다음의 사항을 철저히 고려한다.

첫째, 헌법 가치와의 충돌 여부다. 헌법 가치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법은 어떤 명분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는 불문율이 작동한다. 가령 헌법에서 보장된 언론, 출판, 집회, 결사의 자유를 하위 법률로 억제한다면 입헌민주주의가 부정된다. 대한민국 헌법(제12조 3항)은 검사에게 영장 신청권을 부여함과 동시에 검사를 수사의 주체로 보고 있다. 따라서 검찰의 수사권을 빼앗아 경찰에 독점시키는 건 헌법의 취지에 정면으로 반한다. 민주당은 걸핏하면 수사와 기소권 분리는 세계적인 추세라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민주당은 왜 검찰보다 더 막강한 권한을 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기소권과 수사권을 모두 갖도록 허용했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 회원국 중 미국, 독일 등 무려 27개국(77%)이 헌법과 법률로 검사의 직접 수사권을 보장하고 있다.

둘째, 제정된 법이 추구하는 목표에 대한 국민 공감 여부다. 민주당은 법안 추진 이유로 “검찰과 언론과 같은 특권 영역을 해체하고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야당은 “특정 인물이나 부패세력을 수호하기 위해 국가의 수사 기능을 무력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반박한다. 그동안 친정부 인사로 분류됐던 김오수 검찰총장마저 검수완박 법안이 추진되면 “범죄자는 만세를 부를 것이고, 범죄 피해자와 국민은 호소할 데가 없게 된다. 그야말로 정의와 상식에 반하는 것”이라고 했다. 검찰의 수사권을 완전히 폐지하게 되면 구속된 피의자가 검찰에 송치돼도 검사는 직접 보완 수사를 할 수 없다. 결국 국민이 최대 피해자가 될 수 있다. 정의당도 “검수완박을 밀어붙일 정도로 국민적 명분과 공감이 있느냐”며 반대 입장을 당론으로 결정했다.

셋째, 법 시행이 몰고 올지도 모를 부정적 효과다. 검수완박이 이뤄지면 라임, 옵티머스 등 대형 금융 범죄 수사가 무력화될 수 있다. 현재 경찰 수사 능력으로는 복잡하고 다양한 신종 금융 범죄를 수사하는 것은 무리다. 검찰의 수사권을 박탈해 어느 기관으로 넘길지도 정하지 않고 일단 검찰 수사부터 원천 봉쇄하는 법을 제정하려는 것은 황당하다. 민주당이 새 정부 출범 이전에 군사작전 치르듯이 무리하게 검수완박을 밀어붙이려는 것은 각종 권력형 비리 의혹을 받는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명 전 대선 후보를 지키려는 의도로 보인다. 위헌적이고, 명분도 없고, 부작용이 큰 검수완박 강행 추진은 부패완판의 재앙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더 심각한 것은 국민을 위해 일해야 할 국회가 특정인을 위한 ‘방탄 입법’을 강행한다는 점이다. 오만과 독선으로 대선에서 패배한 민주당인 만큼 양식 있는 의원들이라면 “검수완박, 노(No)!”라고 소리쳐야 한다. 민주당 의원들이 문재인, 이재명을 왕처럼 받들면서 맹목적으로 충성하는 ‘집단적 신민(臣民)주의’에 빠지면 민주당의 미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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