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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인수위에 바라는 국민연금 개혁
 
2022-03-23 10:18:33

◆ 김원식 건국대학교 경제학 교수는 한반도선진화재단 조화사회연구회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세대간 형평유지·수급권 조정 등
연금개혁委 초당적 지혜 모아야
'경영 간섭' 막을 독립성 시급

대통령 선거가 끝나고 새 정부의 마스터플랜을 위한 인수위원회가 출범했다. 이번 선거에서는 후보 간 토론이나 선거 유세 과정에서 연금제도는 거의 구체화하지 않았다. 국민이 국민연금의 위기를 인식하기 시작하면서 어떤 공약도 더 이상 표가 되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초고령화 시대의 핵심 정책인 연금 공약이 구체화하지 않았던 것은 우리 정치인들의 시대적 책임에 대한 인식을 의심하게 한다.

윤석열 당선인은 노인빈곤율을 낮추기 위해 노인 중 소득 하위 70%가 받고 있는 기초연금을 30만원에서 40만원으로 인상하겠다고 하면서 국민연금에 대한 공약을 피해갔다. 노후보장체제 전반을 개혁하기 위한 대통령 직속의 연금개혁위원회를 공약했을 뿐이다.

국민연금은 국민이 보험료를 낸 대가에 따른 약속된 권리이고 국가가 제공한 금융상품이다. 내는 돈보다 받는 돈이 훨씬 많게 제도화한 상품의 수급권을 어떻게 보장할 것인가에 대한 공약이 있어야 했다. 기초연금은 기여 없이 받는 돈이어서 국민의 권리가 아니라 정부가 세금을 거둔 재정의 여력에 따라 제공하는 시혜적 수당이다. 1000조원이 넘는 국가부채가 계속 늘어나고 국가재정이 파산지경에 이르면 가장 먼저 폐지될 제도다. 진정 생계가 어려운 노인들에게는 기초생활보장제도 등의 복지제도를 통해서 지원해주면 된다.
국민연금은 수익률을 보장하는 저축상품이 아니라 보험상품이다. 단순한 평등원리에 따라 모든 국민이 같은 수혜를 보게 하면 불평등이 생긴다. 가입자 특성에 따라 평균 수명이나 생존율이 변화하면 수지 균형을 이루도록 수급권이 조정돼야 한다. 확률적으로 부자들은 더 오래 살아서 더 오래 더 많은 연금을 받을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건강할수록, 학력이 높을수록, 남자보다 여자가 더 연금을 많이 받을 수 있다. 따라서 평생 연금 보험료를 내고 불과 몇 년 못 받을 수 있는 연금수급자도 고려해서 연금제도를 개혁해야 한다. 단순히 연금 소득대체율(평균소득 대비 연금수급액의 비율)만 높인다고 될 문제가 아니다.

연금은 한 정부가 결정할 수 있는 제도가 아니라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의 정부가 서로 공감대를 가지고 세대 간 형평성을 유지하게 개혁해 고집스럽게 지켜져야 한다. 따라서 한 정부의 정치적 이념만으로 개혁에 나서서는 안 된다. 여와 야, 과거와 현재의 정책 관련자 등이 모두 함께 지혜를 나누어야 한다. 이러한 점에서 윤 당선인이 공약한 대통령 직속 연금개혁위원회 출범은 매우 바람직하다. 위원들은 전문성 및 정치적 지도력과 함께 국민에게 존경받는 인사로 국회의 동의가 전제돼야 한다. 위원들의 비정치적, 탈이념적, 그리고 헌신적 기여가 없으면 위원회는 성공할 수 없다.
국민연금의 현안으로서 연금기금 지배구조도 개혁돼야 한다. 국민연금기금은 30년 이상 국민의 노후자금을 모아 놓은 것이다. 국민연금제도가 도입되지 않았다면 주택 마련이나 자녀 학자금에 쓰였을 자금이다. 보험료의 반을 부담하는 기업 입장에서도 국민연금이 없었다면 투자에 활용됐을 것이고, 근로자들의 복지에도 사용됐을 돈이다. 그만큼 연금기금은 기회비용이 큰 자금이다. 이런 자금이 주주권을 행사하거나 다중대표소송 등 선의를 빙자한 기업 발목잡기 혹은 길들이기에 쓰이고 있다. 이는 자본시장을 왜곡시키고 민간 경제를 관료화시키기 때문에 국민과 기업에 대한 배임이 된다. 따라서 국민연금기금의 안정적 운용을 위한 ‘국민연금기금법’을 별도로 마련해 자본시장의 원리에 따라 정상적으로 환류시키면서 수익률을 제고하게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연금개혁위원회가 제시해야 할 연금체계에는 생계가 어려운 노인들을 위한 빈곤 정책과 노인 노동시장 정책이 함께 포함돼야 한다. 이를 통해 초고령화, 초저출산 사회에서 노인들이 체감할 수 있는 노후 안정 정책 방향을 인수위원회는 반드시 제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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