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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sPOST] 비상 걸린 재정건전성-일본의 교훈 <1> 국채증발이 재촉하는 재정 함정
 
2021-08-05 09:39:47

◆ 김도형 전 계명대 일본학과 교수는 한반도선진화재단의 정책위원으로 활동 중입니다.


 한국이 그동안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자랑하던 재정건전성에 ‘비상벨’이 울리고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소득주도 성장, 급속한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 정책실패의 피해를 정부지원으로 땜질하고 아동수당 등 1천 여 개를 넘는 각종 수당 신설 등 각종 현금성 복지사업이 잇따라 추진되면서 재정건전성 훼손은 한층 빨라질 것이란 우려를 낳은 지 오래다. 

 

 여기에 코로나 팬데믹 대공황 극복이라는 세계적 조류를 타고 맞춤형 긴급재난지원 명분으로 한 해 4차례 추경도 경험했다. 지난 지자체장 보선과 다가올 대선을 앞두고 여야 가릴 것 없이 예타(예비 타당성 조사)면제는 예사고 기본소득, 공정소득, 안심소득 등 명칭을 달리하지만 결국 기존 현금복지는 가능한 한 손대지 않고 추가지원을 약속하는 포퓰리즘이 난무하고 있다. 매표행위(買票行爲)다.

 

 평소 그토록 비난하던 폼프리포사(복지국가의 과보호로 세상살 의욕을 잃고 무기력하게 사는 식물인간)의 길을 재촉하는 듯하다. 결코 포용국가의 모습이라고 할 수는 없다. 정치권은 이구동성 2030의 일자리와 미래세대 유산을 약속한다. 그러나 실상은 태어나지도 않은 미래세대에 유산은커녕 빚 떠넘기기를 일삼는 대의제 민주주의의 결함을 언제까지 방치할 것인가. 아동학대도 이런 학대가 없다. 현재와 미래의 납세대중은 의외로 현명하기에 합리적으로 행동할 것임을 염두에 두고 이웃 일본의 실패를 거듭하지 말기를 바랄 뿐이다. 

    

 한국 차기정부, 내년 국가부채 1,000조원 넘겨받아

 

 기재부의 제4차 추경안(2020. 9.11)에 따르면 2019년 본예산 대비(괄호 안은 GDP대비%) 국가채무는 현재 846.9조원(37.1%→43.9%)으로 108.8조원 증가했고, 통합재정수지 적자는 84.0조원(0.3%→-4.4%)으로 90.5조원 늘어났고,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118.6조원(-1.9%→-6.1%)으로 81조원이 악화되고 있다. 

 최근 기재부가 재정준칙 도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드러난 2020~2024년 전망치는 더욱 심각하다. 문재인 정부 초인 2018년 680조 5천억 원이던 국가채무는 6년만인 2024년에는 1,327조원으로 2배로 GDP대비 60%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정권교체 연도인 2022년에는 국가채무는 1,000조원시대를 맞이하게 된다. 이마저 국내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매년 0.6%를 전제로 한 것이다. 흔히 재정당국의 세수추계는 과다, 세출추계는 과소경향이 있음을 고려한다면 상황은 더욱 심각해진다. 

 

 국가 부채만이 아니다. 연금충당금, 공공기관 순부채에다 가계부채, 그리고 선진국의 양적금융완화정책의 출구전략에 따른 장기금리 인상요인까지 고려하면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국가부채의 GDP 비중은 여전히 낮고 아직 재정에는 여력이 있다”는 식의 안이한 발상은 금물이다. 전대미문의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길로 들어섰다. 2022년부터 시작하는 다음 정부도 엄청난 빚을 떠안고 출범하게 되었다. 자칫하면 정책수행 조차 어려워질 공산이 커지고 있다. 


‘말의 성찬’에 그친 日 재정개혁, 타산지석 삼아야

 

 일본은 2021년도 일반회계 세입총액 106.6조엔 중 43.6조엔(40.9%)을 신규국채 발행으로 조달해야 할 정도이다. 국채상환은 장래세대 세수로 충당해야 하는 만큼 장래세대 부담은 그만큼 이연되는 셈이다. 현역세대로부터 징수 가능한 세수(소득세 17.5%, 법인세 8.4%, 소비세 19.0%)가 세출의 2/3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추가세원 확보를 위한 정부의 재량적 정책의 여지는 그만큼 제약된다. 106.6조원의 세출내역을 보면 분명하다. 

 

 사회보장비(연금, 의료, 양호, 양육과 교육) 35.8조엔(33.6%), 국채비(국채상환 원리금) 23.8조엔(22.3%), 지방교부세교부금(전국 일률적 행정서비스 유지를 위해 지방정부와 단체에 지급) 15.9조엔(15.0%) 의 경직성 경비가 약 3/4를 차지할 정도이다. 여기에다 방위비, 문교 과학 진흥에다 신종코로나 감염대책 예비비 14.3조엔(5%)까지 제외하면 중앙정부가 관장하는 인프라 정비 등 소위 공공사업비는 6.1조엔(5.7%)에 불과한 실정이다. 

 

과거 고도성장기와 같은 정부주도에 의한 시장소득 증대와 신규세원 개발보다 대부분 이전지출에 불과하다. 이러다보니 예산 경직성을 타파하고 불황극복을 위한 경기부양은 미래세대에 빚 부담을 떠넘기는 국채증발에 의존하고 상환을 위해 다시 빚을 내는 악순환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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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서 세계에서 유일하게 일본 재무성이 고안한 재정건전성 기준이 기초재정수지(Primary balance) 적자(신규국채 세입예산- 국채상환 세출예산) 관리지표이다. 2021년도는 약 20.4조엔 정도 적자이다. 

 

 일본의 재정 경직성과 이로 인한 빚 돌려 막기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거품붕괴로 장기불황 늪에 빠지기 시작한 1990년대 초부터 일관된 현상이다. 그동안 두 차례, 고이즈미 정부(집권기간 2001. 4. 26~2006. 9. 26) 후반과 아베 정부(집권기간 2012. 12. 26~2020. 9. 16) 중반에는 채무잔고 증가속도가 다소 둔화되었다. 엄정한 국가채무관리 보다는 오히려 탄력적인 재정정책과 양적금융완화에 의한 엔화약세 용인으로 수출이 호조였던 측면이 강했다. 

 

그만큼 재정건전성 확보는 정책 우선순위에서 밀렸다. 이런 의미에서 이들 양대 정권의 전후 최장기 회복국면의 특수 상황을 제외하면 일관되게 세출 증가를 세수증가가 따라가지 못해 그 차이는 악어 입처럼 벌어졌다. 말하자면 세출과 세입 동시개혁은 비전 제시와 말의 성찬에만 그쳤을 뿐 실제 행동에는 옮기지 못했다. 재정지속성 지표인 GDP대비 국가채무 비중의 분모와 분자를 동시에 손을 대는 본격적인 재정건전성 개혁에는 이르지 못했다. 우리가 유사한 실패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이러한 일본의 정책실패에 이르는 경로를 차제에 꼼꼼히 따져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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