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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데일리] 한·일관계 이대로 안된다
 
2021-05-11 14:55:37

◆ 박휘락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교수는 한반도선진화재단 선진국방연구회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북핵 위협 대응해 한·일관계 개선 필요하다


2021년 5월 5일 런던에서 개최된 G-7 외교장관 회담의 기회를 활용하여 한국과 일본의 외교장관이 잠시 회동하였다. 회동의 시간도 20분에 불과했고, 일본의 오염수 방류, 위안부, 강제징용 등에 관하여 서로의 입장만 교환하는 데 그쳤다고 한다. 1년 3개월 만에 양국의 외교장관이 겨우 만났지만 만난 흉내만 낸 셈이다. 일본은 미국이 요청하여 어쩔 수 없이 만났다고 말하기도 했다. 인접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자유민주주의, 북핵 위협, 미국과의 동맹을 공유하고 있는 한·일 양국 간의 관계가 이래서는 곤란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1월 18일 가진 신년 기자회견을 통하여 2015년 위안부 문제에 대대한 한·일 양국의 합의를 공식적으로 인정하면서 한·일 양국 간 협의와 관계개선의 의지를 피력하였다. 3·1절 기념사에서도 일본과의 대화와 지향적 협력을 위한 의지를 밝혔다. 그러나 그 동안 아무런 성과는 없었다. 한국 정부가 어떤 말이나 제안을 해도 일본 정부는 불신하면서 응하지 않고 있다. 이제 우리 모두 솔직해질 필요가 있다. 이것을 일본 잘못으로만 돌릴 것인가?
 
냉정하게 판단해보면 한·일관계 악화에 대한 책임은 한국에게 더욱 많을 수 있다. 2015년 박근혜 정부에서 어렵사리 맺은 위안부 합의를 문재인 정부는 출범과 동시에 재검토를 추진하여 “중대한 흠결”이 있다면서 사실상 무효화시켰다. 징용자 배상 문제도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으로 종료된 측면이 없지 않고, 2018년 10월 한국의 대법원이 배상책임을 인정함에 따라 일본 정부가 한국 정부와 이 문제를 협의하자고 요구하였을 때 한국 정부는 그에 응하지 않았다. 2018년 12월 한국의 군함이 일본의 공군기에 사격통제용 레이더를 조사하여 적성국(敵性國)으로 간주했다는 일본측의 항의에 대해서도 한국 정부는 부정으로 일관하면서 상의에 응하지 않았다. 2019년 7월 불화수소 등 일부 특수물질이 북한에 유출되었을 수도 있다는 일본의 의혹제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음으로써 결국 일본이 이의 수출을 규제하도록 만들었고, 일본이 수출우대국(White List)에서 한국을 제외하도록 악화시켰다. 나아가 한국은 2016년 11월 어렵사리 체결한 일본과의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지소미아)를 파기하겠다고 위협하기도 했다. 당연히 양국 관계의 악화는 양국 모두의 책임이지만, 한국이 좀 더 신중하거나 협조적이었으면 발생하지 않았을 사안이 더욱 많다는 것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문제는 북핵 위협이 점점 심각해지고 있고, 이의 대응을 위하여 한·일 양국의 협력이 필요한 상황이 되었다는 사실이다. 북한의 핵무기와 미사일의 개선과 발사에 대한 정확한 정보판단을 위해서는 한국의 인간정보(HUMINT)와 일본의 기술정보(TECHINT)가 결합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정보판단의 주체가 많아질수록 정보의 정확도는 높아질 수밖에 없다. 올해 3월 25일 북한이 동해상으로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하였을 때 한·일 양국이 적극적으로 정보를 교환했더라면 훨씬 정확하면서도 신속하게 북한 미사일의 고도, 궤도, 종류를 식별하였을 것이다. 미국이 한국에 대한 안보공약을 제대로 준수하려면 일본이라는 기지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즉 한미동맹은 미·일동맹과 결합할 때 훨씬 위력적이고, 이를 위해서는 한·일관계가 개선되어야 하며, 그래서 미국이 한국에게 일본과의 관계를 개선하도록 요청하는 것이다.
 
현 정부는 한·일관계의 악화와 그에 대한 적지 않은 책임을 인정하고, 진정성을 바탕으로 한·일관계 개선에 나서주기를 바란다. 과거사는 역사학자들과 관련단체에서 합리적으로 타결해 나가도록 위임하면서 정부는 일본과의 외교, 안보, 경제 분야 협력 증진에 나서야 한다. 이전 정부가 일본과 체결한 모든 합의는 철저하게 준수하겠다는 점을 일본에게 분명하게 알릴 필요가 있다. 동시에 한·일관계와 관련하여 일본이 갖고 있는 불만을 충분히 듣고, 수용할 수 있는 부분은 수용한다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다. 미국이 요청해서가 아니라 한국 스스로의 판단에 근거하여 한·일관계를 개선해 나갈 필요가 있다. 북핵 위협에 대응하려면 한미동맹이 절대적으로 강화되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한·일 관계 개선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일부 반일성향의 지지자들에게 휘둘릴 것이 아니라 북핵으로부터 국가와 국민의 안전을 보장한다는 차원에서 한·일관계 개선에 나서야 할 것이다. 남은 1년 동안이라도 노력하여 최소한 박근혜 정부 수준으로 한·일 관계를 회복한 상태를 다음 정권에게 넘겨주길 바란다. 일부 정치인과 관료들의 자존심보다는 국가의 생존이 더욱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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