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휘락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교수는 한반도선진화재단 선진국방연구회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 정부의 경우 4년 차에 들어서면서도 군의 관행을 뛰어넘는 진급이 여전하고, 청와대 근무가 진급의 보증수표가 되며, 논공행상의 방법으로 진급을 인식하는 것 같다. 청와대에 근무하는 군인의 계급도 상향 조정돼 국가안보실 1차장은 예비역 준장에서 예비역 중장, 국방개혁 비서관도 육군 중장, 국가안보실 국가위기관리센터장도 소장으로 높였다. 그만큼 군과 야전의 위상을 낮춘 셈이다.
그 일차적 책임은 국방부 장관을 비롯한 군 수뇌부에 있다. 군의 고유영역, 규범, 전통을 존중하도록 청와대에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 것 같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 부탁하는 군인보다는 북핵 문제를 불철주야 고민하면서 대응전략을 개발하는 군인, 북한의 기습공격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항재전장(恒在戰場)의 마음으로 작전계획의 발전과 부대훈련에 전념하는 군인, 군의 효과적인 인사·군수·전력증강을 위한 제도 개선에 노력하는 군인들을 우선으로 진급시키고자 노력하지 않은 것 같기 때문이다.
정치학자 새뮤얼 헌팅턴은 저서 ‘군인과 국가(The Soldier and the State)’에서, 군의 정치 개입을 예방하면서 싸워 이길 수 있는 강한 군대를 유지하는 어려움과 그 해법을 설명했다. 군은 철저한 정치적 중립을 유지해야 하고, 동시에 정치인은 군의 전문영역을 철저히 존중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정치가는 군의 영역과 위상, 고유한 규범과 전통을 존중함으로써 군대가 싸워 이기는 문제에만 집중토록 하고, 전투전문가를 발탁하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군사적 임무를 주더라도 그 구체적인 방법은 군인에게 위임해야 하고, 진급 명단을 결재하더라도 내용에는 개입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그런데 현 정부의 분위기는 헌팅턴의 제안과는 매우 다른 것 같다.
청와대에 근무했던 1명이 진급했다는 것은 야전에서 묵묵히 근무해 온 1명을 진급시키지 않았다는 것이다. 전방에서 북쪽만 바라보며 근무해온 군인들이 느낄 박탈감을 생각해 보라. 그들이 앞으로도 후배들에게 오로지 국가와 민족만을 생각하면서 전략전술을 열심히 연구하고, 싸워 이길 수 있는 작전계획을 수립하며, 부대를 철저히 훈련시키는 데만 매진하라고 강조할 수 있겠는가. 이제 군인들은 더욱더 청와대 쪽만 바라보면서 근무하게 될 것이다. 이래서야 필자와 같은 민초가 국가안보 걱정에서 벗어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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