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902_brief.pdf
Hansun Brief 통권410호
1. 지나치게 편향된 인사의 위험성
2. 위성정당 비례대표 재선과 장관 겸직의 공정 시비
3. 현실을 외면한 생활동반자법과 재산분할의 문제
4. 문화적 맥락을 무시한 ‘비동의간음죄’와 무고 리스크
5.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한 역량 의심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이 지명되었다. 1990년대생 청년 여성 정치인이자 현직 국회의원, 그리고 아이를 키우는 워킹맘이라는 상징성은 거대 관료 조직에 새로운 바람을 넣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그러나 지명 직후부터 정치권과 사회 각계에서 쏟아지는 우려와 논란은 기대보다 훨씬 거세다. 장관은 단순한 소수자 권익 옹호자가 아니라 남성과 여성, 보수와 진보, 다양한 세대의 이해관계를 중재하고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내야 하는 국무위원이다. 그러나 그간 용 후보자가 보여준 지나치게 편향된 의정 행보와 이념적 선명성은, 개편되는 성평등가족부가 갈등을 완화하기는커녕 우리 사회의 가장 민감한 젠더 갈등을 다시 격화시키는 불씨가 될지도 모른다는 의구심을 자아낸다.
1. 지나치게 편향된 인사의 위험성
국정 운영에서 인사는 메시지다. 여성가족부의 명칭과 기능을 개편해 출범한 성평등가족부의 수장 인선은 청년 남성들이 느끼는 소외감과 역차별 우려를 해소하고, 남녀 모두가 체감할 수 있는 보편적 정책을 수립하겠다는 국정 기조를 보여주어야 한다.
하지만 용 후보자는 교차성 페미니즘과 특정 이념적 가치를 강렬히 대변해 온 인물이다. 그간 남성 청년층의 목소리를 잠재적 가해자 프레임이나 배제의 대상으로 바라보았다는 비판을 받아온 인사가 부처의 수장으로 발탁된 것은, 남녀 간의 신뢰를 회복하기보다 대립 구도를 고착화할 위험이 크다. 장관이라는 자리는 특정 시민단체의 운동가가 아니다. 한쪽으로 지나치게 치우친 인사는 성평등가족부를 국민 전체의 부처가 아닌, 특정 세력의 전유물로 전락시킬 우려가 크다.
페미니스트인 용 의원을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전격 발탁한 것은 지난 6월 3일에 있었던 지방선거에서 2030 여성들이 보여주었던 낮은 민주당 지지율을 만회하기 위한 포석일 수도 있다. 하지만 2015년부터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구었던 2030 여성의 영 페미니즘은 코로나 시기를 지나면서 점차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무엇보다도 이젠 여성들이 페미니스트를 자처하는 것이 취업이나 결혼 시장에서 오히려 불이익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인지하게 되면서 과거 페미니스트였던 흔적을 지우거나 숨기는 여성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시점에서 현 정부가 과거처럼 페미니스트 정부로 거듭나는 것이 과연 2030 여성의 지지율 증가에 도움이 될까? 오히려 용 후보자의 장관 발탁은 2030 남성들의 강한 반발에 부딪혀 청년 지지율이 전체적으로 더욱 추락할 수도 있다.
용 의원은 최근에 민주당이 내세웠던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에 찬성했다. 이는 성범죄 사건이 초기 부실 수사 상태로 그대로 묻힐 수 있어 여성이나 약자가 성범죄의 최종 피해자가 될 수도 있음을 간과한 것이다. 이러한 점을 들어 일부 여성단체들까지도 용 의원의 장관 발탁을 반대하고 나섰다.
2. 위성정당 비례대표 재선과 장관 겸직의 공정 시비
용 후보자의 정치적 체급과 자격을 논할 때 가장 먼저 지적되는 것은 선거제도의 맹점을 활용한 당선 과정이다. 용 후보자는 21대와 22대 총선에서 거대 야당이 주도한 비례 위성정당을 통해 연속으로 비례대표 국회의원에 당선되었다. 지역구 출마를 통한 국민적 직접 검증을 거치기보다, 소수정당의 몫을 명분 삼아 위성정당이라는 정치공학적 야합을 통해 벼락스타로 등극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으며 이는 청년들이 내세우는 중요한 가치인 공정에도 벗어나는 것이다.
무엇보다 심각한 지점은 비례대표 국회의원 신분을 유지한 채 장관직을 겸직하려 한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정치 관행상 지역구 의원의 경우 장관 겸직이 어느 정도 허용되어 왔으나, 비례대표 의원의 경우 후 순위에 의석 승계 후보가 존재하므로 의원직을 사퇴하고 입각하는 것이 오랜 법적·정치적 관례였다. 사퇴 시 당의 의석이 사라지거나 승계 명부가 복잡해진다는 사정 때문에 용 후보자가 장관직과 비례대표 의원직을 모두 쥐고 가겠다는 것은 헌정사상 선례를 찾기 힘든 명백한 특혜이자 독식이다. 특혜 시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입각 태도는 국무위원으로서 요구되는 도덕성과 공정성의 원칙을 스스로 무너뜨리고 있다.
3. 현실을 외면한 생활동반자법과 재산분할의 문제
용 의원이 대표 발의한 ‘생활동반자관계에 관한 법률안’(이하 생활동반자법)에서는 다양한 가족의 한 형태인 생활동반자관계를 남녀가 아닌 단순히 성년이 된 두 사람의 관계로 규명하여 동성을 포함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법안 자체는 성별과 관계없이 성인 2인이 형성한 동거 관계를 인정하는 형식이지만, 실질적으로는 동성 커플에게 혼인에 준하는 법적 권리(법적 보호, 세제 혜택, 대리권 등)를 부여하는 단계적 우회 수단으로 작동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대한민국 헌법 제36조 1항(“혼인과 가족생활은 개인의 존엄과 양성평등을 기초로 성립되고 유지되어야 한다”)에 명시된 남녀 간 혼인 원칙을 거스르는 변칙적 합법화 시도로 규정된다.
용 후보자가 추진해 온 생활동반자법은 법의 본래 취지와 실효성 측면에서도 치명적인 법리적 한계를 안고 있다. 생활동반자법에서는 생활동반자관계를 해소할 때는 법률혼의 이혼처럼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있으며, 협의가 잘되지 않는 경우 가정법원이 개입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이 법안은 청년층 동거 가구의 현실을 반영한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법률혼 수준의 강제 재산분할 제도를 동거 관계에까지 기계적으로 이식한 것이다. 오늘날 생활동반자관계를 맺는 절대다수는 맞벌이를 하며 각자의 재산을 독립적으로 관리하는 젊은 커플들이다. 관계 해제 시 재산분할을 강제하는 것은 현대 청년층의 삶과 정면으로 충돌한다. 물론 생활동반자법에서도 양자 간의 합의에 따라 재산에 관하여 따로 약정을 하거나 변경할 수 있다. 하지만 혼전계약서를 법적으로 인정하지 않는 우리나라 법원이 생활동반자 간의 재산약정서를 인정할 확률은 상당히 낮아 보인다.
프랑스의 팍스(PACS) 등 선진 해외 제도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자녀 유무와 무관하게 ‘부부 별산제’를 기본으로 삼고, 당사자 간 사전 계약서를 통해 재산 관계를 자유롭고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가볍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헤어질 때 법적·재산적 분쟁을 최소화해야만 비혼 동거 제도가 비로소 ‘결혼의 징검다리’라는 원래의 효용성을 발휘할 수 있다. 그러나 용 후보자의 법안은 과도한 재산권 구속으로 남성 및 자산 소유층의 생활동반자(동거) 등록 기피를 유발하여, 제도의 유용성 자체를 스스로 파괴하는 ‘입법적 과유불급’을 초래했다.
4. 문화적 맥락을 무시한 ‘비동의간음죄’와 무고 리스크
용 후보자가 주장해 온 ‘비동의간음죄(강간죄 구성요건을 폭행·협박에서 ‘동의 여부’로 변경)’역시 심대한 현실적 우려를 낳는다. 스웨덴이나 영국 등 서구 사회는 성관계를 대등한 성인 간의 자유로운 계약적 권리로 인식하는 문화가 오래전부터 자리 잡고 있다.
반면 한국을 비롯한 동양권 유교 문화에서는 성관계에 대해 여전히 여성이 자신의 순결이나 신체를 내어주는 것이라는 의식이 남아있어, 관계 후 상당한 보상 심리나 피해의식이 동반되기 쉽다. 성관계 후 남성의 태도가 냉담해지거나 관계가 악화되었을 때 발생하는 서운함과 배신감은, 사후적으로 “당시에 진정으로 동의한 것이 아니었다”는 심리적 자기합리화나 가스라이팅으로 이어져 남성을 고소하는 양상으로 변질될 위험이 다분하다.
더욱이 서구에 비해 무고죄 처벌과 증명이 극도로 엄격하고 실효성이 부족한 국내 형사 사법 환경에서 내밀한 사적 공간의 동의 여부만을 형사 처벌 기준으로 삼는다면 남성들은 사후 진술 변경에 완전히 무방비로 노출된다. 결국 남성들은 성관계 전 녹음이나 각서를 필수적으로 챙겨야 하는 비극적 환경에 직면하게 되며, 이는 남녀 간의 친밀한 연애와 신뢰 문화를 붕괴시킬 것이다.
5.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한 역량 의심
지금 한국 사회가 성평등가족부에 요구하는 시대적 사명은 거창한 젠더 이념 투쟁이 아니다. 바로 저출생 위기 극복과 워킹맘·워킹대디가 마음 놓고 아이를 키울 수 있는 일과 가정의 양립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다.
용 후보자는 스스로 워킹맘임을 강조하며 당사자성을 내세운다. 하지만 일·가정 양립 정책은 단순히 구호를 외친다고 이루어지지 않는다. 육아휴직 확대, 근로 시간 단축, 대체인력 지원, 돌봄 인프라 확충 등 실질적인 대책은 고용노동부의 제도를 바꾸고, 기획재정부를 설득해 막대한 예산을 확보하며, 보건복지부와 협력해야만 성과를 낼 수 있다. 소수정당 출신의 진보적 정치인으로서 거대 관료 조직과 기재부의 벽을 넘어 실질적인 제도와 예산을 끌어올 행정적 협상력과 정치적 역량이 있는지 검증된 바 없다.
성평등가족부 장관의 자리는 한쪽 편에 서서 갈등을 부추기는 전투적인 정치인의 자리가 아니다. 남성과 여성, 워킹맘과 전업주부, 청년과 기성세대가 모두 공감할 수 있는 실용적이고 균형 잡힌 정책을 펼쳐야 하는 종합 행정가의 자리다. 용 후보자가 과거의 선명한 젠더 편향적 소신만을 고집한다면, 성평등가족부는 또다시 사회적 갈등의 중심에 서게 될 것이다. 인사청문회를 통해 그가 편향된 정치인을 넘어 국민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균형감과 행정 역량을 갖추었는지 냉철하게 검증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 자료가 도움이 되셨다면 068801-04-137381(국민은행)로 후원해 주세요☆
한반도선진화재단은 비상하는 대한민국을 위해 오늘을 진단하고 내일을 조망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