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702_brief.pdf
Hansun Brief 통권403호
1. 서론
2. 부동산 세금보다는 공급 정책이 주택가격 안정에 효과적이었다.
3. 부동산세제 강화가 가져올 수 있는 부작용들
4. 정책목표는 무엇인가?
5. 결론
1. 서론
최근 정부가 부동산세제 강화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시장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대통령은 취임 초기 여러 차례 ‘부동산 세제는 가급적 건드리지 않겠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혀왔다. 그러나 지난 6월 8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는 반도체 호황 유동자금이 부동산으로 유입되어 부동산시장이 다시금 과열될 우려를 제기하며 보유세 강화 가능성을 언급했다.
반도체 산업의 호황으로 소득과 유동성이 증가하면 일부 자금이 부동산으로 이동하는 것은 경제학적으로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소득이 증가하면 그만큼 양질의 주택, 더 넓고 쾌적한 집을 원하는 경제주체의 행동은 합리적 선택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정책의 초점은 자금 유입을 세금으로 억제하는 데 있기보다, 증가한 수요를 흡수할 수 있는 공급 기반을 얼마나 확충했는지에 맞추어져야 한다. 수요 증가가 충분히 예측 가능했던 상황이었다면 지금 필요한 질문은 "왜 공급 준비는 충분하지 않았는가"일 것이다.
2. 부동산 세금보다는 공급 정책이 주택가격 안정에 효과적이었다
부동산시장을 안정시키는 정책 가운데 공급만큼 강력한 수단은 찾기 어렵다. 우리나라 아파트 매매 가격지수를 장기적으로 살펴보면 가격이 뚜렷하게 하락하거나 안정 국면으로 전환된 시기는 네 차례 정도로 정리된다(그림 1. KB아파트 매매가격 지수 참조). 첫 번째는 1989년 지가 급등 이후 200만 호 공급 정책이 본격화된 1991년 전후이고, 두 번째는 1998년 외환위기, 세 번째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네 번째는 2022~2023년 미국의 급격한 금리 인상기다.
이 네 차례 가운데 국내 정책만으로 시장의 흐름을 바꾼 사례는 사실상 200만 호 공급 정책뿐이었다. 나머지 세 번은 모두 해외 발 경기 충격이나 금리 충격이 직접적인 계기였다. 즉 부동산 세금 정책보다는 공격적인 공급 정책이 가격 안정에 효과가 있었고, 그래프에서 보는 바와 같이 그 안정 효과가 오래 지속되었다는 것이다. 정부가 수도권 90만 호, 지방 110만 호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하고 이를 실행하자 시장의 기대가 바뀌기 시작했다. 공급에 대한 신뢰가 형성되면서 이후 상당 기간 집값은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했다.
<그림 > KB아파트 매매가격지수 : 1986.01~2026.05

3. 부동산세제 강화가 가져올 수 있는 부작용들
세금은 목적이 아무리 정당하더라도 부작용까지 함께 살펴야 한다. 특히 부동산은 국민 대부분이 삶의 기반으로 삼고 있는 자산인 만큼 세제 변화가 미치는 영향은 단순히 세금 부담에 그치지 않는다. 거래, 공급, 임대시장, 지역경제까지 광범위하게 연결된다.
첫째, 정책 불확실성이 확대된다.
부동산 시장은 세율 자체보다 앞으로 정책이 어떻게 변할 것인지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이번에도 세금이 오르면 다음에는 또 어떤 규제가 나올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커질 수 있다. 이 불안감은 주택 수요자에게는 매입과 매도를 주저하게 만들고, 주택공급자에게는 건설업 투자 의지를 감소시킨다. 모든 경제주체가 경제적 의사결정을 주저하게 되면 경제가 멈추고, 경제 전반에 퍼지는 이러한 불확실성은 부동산 거래와 건설산업 투자를 동시에 위축시켜 경기침체를 심화시킬 수 있다.
둘째, 거래 위축과 공급 부족을 심화시킬 수 있다.
부동산 세금은 경제학적으로 거래비용의 성격을 갖는다. 거래비용이 커질수록 시장 참여자는 매매를 미루거나 보유를 선택하게 된다. 시장에 매물이 부족해진다는 것은 공급이 그만큼 부족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주택 공급은 새로 건설하는 것만이 아니다. 기존 주택이 원활하게 시장에 유통되는 것 역시 중요한 공급이다. 거래가 줄어들면 시장에서 선택할 수 있는 매물도 줄어든다. 특히 최근 수도권 주택 공급이 계획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이러한 부작용이 과거보다 더 크게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양도세 완화가 공급을 늘리는 열쇠가 될 수 있지만 부동산세제 강화정책을 고수하는 한 보유세 강화효과에 양도세 강화 효과까지 덧붙여져 공급부족은 더욱 심화될 것이다. 특히 수도권 주택공급이 부족한 상태(“올해 수도권 주택 27만 채 짓겠다더니, 넉 달간 3만 7000채 그쳐, 동아일보, 2026.6.27.)에서 정부의 부동산 세제강화는 과거에 비해 부작용의 크기가 더 클 수 있다.
셋째, 전·월세 시장의 불안을 키울 수 있다.
세 번째는 임대시장에 미치는 부작용이다. 우리나라 임대주택의 상당 부분은 민간이 공급하고 있다. 부동산세제 강화로 세 부담이 커질수록 임대 사업을 지속하려는 유인은 약해진다. 임대주택은 감소하며 임대주택 공급부족은 당연히 임대료 상승으로 이어진다.
전월세 임차인을 두고 있는 임대인은 필연적으로 세금 상승분을 임대료에 반영한다. 이를 조세의 전가(Tax Incidence)라고 한다. 조세의 전가 이론은 경제학 원론에서 1학년에게 가르치는 이론이며, 공무원 시험, 회계사 시험, 감정평가사 시험에서 출제 빈도 높은 주제이다. 다주택자나 임대 사업자에게 보유세(종합부동산세)를 높이면, 집주인들은 그 세금만큼을 전세금 인상이나 월세 전환을 통해 임차인에게 전가된다. 상식적으로 그리고 학문에 기반한 이론적으로도 부동산세제 강화는 임대 공급 자체를 감소시킨다는 것은 자명하다. 결국 정책이 보호하려는 무주택 임차인이 가장 먼저 영향을 받게 된다. 전월세 불안 심화는 부동산세제 강화라는 이 정책의 목표가 과연 무엇인지 되묻게 한다. 부동산시장 안정은 결국 무주택임차인들의 주거 안정을 목표로 하는 것인데, 상식적으로든, 이론적으로든 부동산세제는 그것을 달성하기 어렵다.
4. 정책목표는 무엇인가?
집값이 급등하고 시장이 과열되면 정부는 당연히 대응해야 한다. 다만 대응 수단이 왜 공급정책이 아니라 항상 세금이어야 하는지는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 부동산 가격은 세금 하나로 결정되지 않는다. 공급 여건, 금리, 소득 증가, 유동성, 개발 기대 등 다양한 요인이 함께 작용하는 고차방정식이다. 원인이 다각적인데 대응 수단이 세금 하나라면 정책은 단기 충격에 그치고 그토록 원하는 시장 안정을 달성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5. 결론
지금 필요한 것은 시장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다. 안정적인 공급 계획을 제시해야만 한다. 특히 구호에만 그치는 선언적인 공급계획이 아니라 실질적인 공급계획이어야 한다. 땅이 없는데 어디에다 짓겠다는 것인지, 우크라이나 전쟁 후 건축 원가가 급상승했는데 어떻게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하겠다는 것인지, 사업성은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와 같은 좀 더 구체적 방안들이 제시되어야 시장은 비로소 미래를 예측할 수 있고 불확실성이 사라질 수 있다. 더 나아가 실수요자가 내 집 마련을 준비할 수 있는 금융환경을 조성하며, 임대시장이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더 큰 효과를 낼 수 있다.
※ 본고는 한반도선진화재단의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이 자료가 도움이 되셨다면 068801-04-137381(국민은행)로 후원해 주세요☆
한반도선진화재단은 비상하는 대한민국을 위해 오늘을 진단하고 내일을 조망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