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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sun Brief [현실이 되어가는 소설 -추미애 아들 병역논란] 통권156호
 
2020-09-18 16:57:21
첨부 : 200918_brief.pdf  

<기획시리즈9 - 새로운 시각, 청년의 눈>


Hansun Brief 통권156호 


최웅주 지방자치연구소 사계 대표



조국 전)장관 사태의 잔상이 아직 아른거리는 가운데 추미애 장관 아들 병역 논란이 터졌다. 청년들이 입은 상처는 아직 딱지조차 생기지 않았는데 아예 선명한 흉터를 새기려고 작정한 모양이다. 과거 정유라 사태에서 시작된 사회 공정에 대한 청년세대의 요구는 그들만의 리그 속에서 질식사 되어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형국이 된 상황에서 정부가 주장한 평등과 정의의 가치는 공허한 메아리처럼 들린다.

 

1. "전화로 휴가신청 되죠?" 국방부 민원실에 항의하는 장병들

 

추미애 장관의 아들 서 씨는 병가에 필요한 진단서와 휴가 명령서도 없이 이를 유선상으로 처리했다. 3주가 넘는 휴가를 복귀 없이 연장한 것이다. 군 관계자는 물론 전역자들까지도 전례 없는 특혜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천재지변과 같은 불가피한 사유도 아니었다. 관련 사항이 조사 중임에도 불구하고 규정 위반은 아니다라는 국방부의 설명은 비슷한 시기 17분이 늦었다는 이유로 실형을 선고받은 여느 병사의 상황과는 놀랍도록 판이하다. 정부부처의 이러한 입장 표명은 현재 수사 중인 사안이 무죄라는 정답을 미리 찍어주는 모양새가 되었다. “추 장관의 입장에서는 억울하기 짝이 없을 것, 우리가 이해하자는 설훈 의원의 발언만큼이나 무책임한 아무 말 대잔치가 곳곳에서 펼쳐지고 있다.

 

2. 눈물겨운 추미애 지키기

 

집권 여당 황희 의원은 철부지의 불장난으로 온 산을 태워 먹었다고 말하며 20대 공익제보자를 범법자로 규정했다. 더욱이 실명을 거론하며 단독범이라 볼 수 없다는 표현을 사용해 음모론으로 몰아가며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국가의 부름에 기꺼이 응답한 보통의 청년은 순식간에 범죄자로 전락했다. 좌표를 전달받은 극렬 지지자들은 협박과 인신공격을 가하며 응징에 들어갔다. 당시 당직 사병으로서 일반 사병에겐 결코 있을 수 없는 특혜를 세상에 알린 대가는 가히 처절했다.

 

추 장관은 13아들 문제로 걱정을 끼쳐 드려 송구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기필코 검찰 개혁을 완성하겠다.”고 덧붙인다. 추장관이 쓴 서문을 봤을 때 사과문처럼 보이나 내용을 살펴보면 종전 입장을 고수하는데 불과하다. 기민하게 법적 책임을 피해가며 자리보전의 의지를 내보인 일종의 변명에 더 가깝다. 군에 제기한 민원에 대한 내용도, 보좌관이 군 간부에게 전화를 걸었다고 밝힌 군 관계자의 진술의 진위에 대해서도 일체 함구했다. 그사이에 저 멀리 친문이 시동을 건다. 정치인이 떼로 달려와 듣도 보도 못한 궤변을 내뱉으며 내 식구 감싸기 시작한다. 사퇴가 정권을 향한 날선 도미노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한 모양이다. 언론을 통해 추 장관 가족의 민원 내용이 담긴 국방부 문건이 공개되자 청와대는 난데없는 공직 기강 감찰을 선포했다. 제보자들의 입을 틀어막겠다는 의지가 너무나도 선명해 보인다.

 

입장문에서 검찰 수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는 추 장관은, 아들 사건에 대해 압수수색을 막았던 대검 간부를 이번 수사 총책임자로 임명했다. 언론에 따르면 김00 신임 동부지검장은 대검 형사부장 시절 자료는 피의자가 주는 대로 받으라했고 적당히 수사하라고 지시한 것이 드러났다. 지난 8, 00 지검장의 지휘에도 불구하고 압수 수색을 진행한 서 씨 관련 수사팀은 직후 발표된 검찰 인사에서 사표를 받거나 지방으로 쫓겨났다. 이쯤 되면 개혁이 아니라 개악이다.

 

3. 청년들에게 '공정은 마지막 보루

 

치열한 경쟁시대를 살아가는 대한민국 청년들에게 입시, 취업, 병역 등 공정성의 문제절대적 가치의 문제로 치환된다. ‘균등한 기회, 공정한 과정, 정의로운 결과를 장담했던 정부의 슬로건은 아빠 조국, 엄마 추미애라면 못할 것이 없다라는 2030의 비아냥 속에 찢어졌다.

 

부모가 누구냐에 따라 갈 대학이 정해지고 군 생활이 달라진다면 과연 그 사회는 정의로운가? 정유라, 조국, 인국공을 거쳐 공공의대 사태까지, 최근 우리 사회에 불어 닥친 일련의 불공정 전염병은 정치권력을 타고 우리 청년들의 폐부에 깊숙한 상처를 낸다. 줄어가는 양질의 일자리와 갈수록 높아지는 요구 조건 앞에 놓인 청년들은 최소한 게임의 규칙이라도 반칙과 특권 앞에 평등하기를 바랄 뿐이다.

 

한때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졌다. 돌이켜 보면, 옛 시대의 구조적 결함을 포장하는 변명에 불과했다. 왜 청춘이 아파야 하는가. 변화한 세상의 새 권력에는 단 한 명의 청년도 소외되지 않게 할 책무가 있다. 철학자 롤스는 저마다 타고난 자연적-사회적 운을 내려놓고 우리가 운명 공동체임을 확인하라고 말한다. 롤스가 말한 사회 공정에 대한 요구는 수십 년이 지난 지금 이 사회에서 다시 세차게 점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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