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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sun Brief [조국 후보자와 서울대학교] 통권 109호
 
2019-08-26 13:47:38
첨부 : 190826_brief.pdf  
Hansun Brief 통권109호  


박수영 한반도선진화재단 대표


조국 전 민정수석이 법무부장관에 내정된 이후 그와 가족들의 과거 행적에 대한 각종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언론과 야당에서는 탈세, 위장전입, 논문표절 등 12가지 의혹으로 정리하고 있다. 한 건 한 건이 다른 후보자였다면 사퇴해야 할 정도의 폭발력을 가진 사안들이라 의혹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문제가 심각해 보인다. 특히 자녀의 고교, 대학, 대학원 등 입시 과정에서의 불법적인 스펙 만들기에 대해서는 그동안 좌파를 지지해왔던 젊은 층에서조차 비난 댓글이 쏟아지고 있고, 서울대와 고려대 학생들은 촛불시위를 감행했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마저 조국 교수의 행태에 대해 “2030은 상실감, 4050은 박탈감, 6070은 진보혐오를 표출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1. 서울대는 지성의 전당인가?

조국 전 민정수석과 가족의 크고 많은 의혹에 대해서는 언론과 야당이 공격하고 있고 청문회를 통해 정리되겠지만, 그보다 더 근본적인 질문들을 던져 보려고 한다. 그 첫 번째 질문은 과연 서울대학교가 대한민국 최고 지성의 전당으로 그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가에 대한 것이다. 조국 교수와 그 부인 모두 서울대학교를 졸업한 재원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대학교에 입학하고 졸업한 만큼 수재이고 한국 최고의 엘리트 교육을 받은 부부이다. 그런 부부가 보통시민들은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의 비리종합세트로 의심받고 있다면 이는 단순히 졸업생 한 두 사람의 일탈 문제가 아니고 서울대학교 전체가 깊이 성찰하고 대책을 수립해야 할 사안이라고 보여 진다. 더욱이 부동산투기 의혹을 받은 이선애 헌법재판관, 환경부 블랙리스트 등 정권을 겨냥하던 검사들을 좌천시킨 윤석열 검찰총장, 법원을 정치화시키고 있는 김명수 대법원장 등도 모두 서울대 출신임을 감안하면, 서울대학교가 그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합리적 의심이 들게 된다.

 

물론 그동안 서울대학교가 우리나라 발전에 크게 기여한 인재를 배출해 온 것은 사실이다. 법조계는 물론 행정부와 기업들, 그리고 연구소와 언론, ?약학계 등에서 대한민국을 이끌어 온 많은 인물들이 있었던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 그러나 최근 들어 기능인으로서는 뛰어나서 국가발전을 선도하는 졸업생은 양산하면서도, 도덕적 윤리적으로 사회의 모범이 될 졸업생을 배출하는 데는 심각한 문제가 있어 보인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위중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서울대학교 총장을 비롯한 교수사회에서 깊은 성찰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2. 해외 유명 대학의 사례

해외 유명대학의 경우, 학교와 졸업생들의 일탈이나 위해요소가 있을 경우 대학사회가 깊은 고민을 통해 근본적인 대처를 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하버드 대학교의 경우에는 전교생의 수영강습을 의무화한 예가 있는데, 이는 타이타닉호라는 유명한 세계최대의 유람선 침몰과 관련되어 있다. 그 배에 탔던 와이드너라는 학생이 수영을 하지 못해 탈출하지 못하고 사망했던 것이다. 물론 백만장자이던 부모가 도서관을 지어 기부하는 등의 도움을 줬지만, 학교는 수영을 하지 못하는 학생의 사망에 적극 대처해서 제도를 바꿨다. 버지니아 대학의 경우에는, 많은 수의 4학년 졸업생들이 졸업논문을 작성하면서 표절을 한 것이 밝혀진 적이 있었다. 명문대학에 입학하느라 고생했고, 입학 후 4년의 노력 끝에 졸업을 앞 둔 상황이라 구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지만, 학교당국은 단호하게 모든 표절한 학생을 제적 처분했다. 4년의 공부에도 불구하고 대학생들이 표절이라고 하는 비도덕적인 행위를 한 데 대한 처벌이기도 하고, 미래의 학생들에게 윤리적 기준을 제시하고자 했던 것이다. 물론 학교 스스로도 깊은 반성의 성명을 냈다. 이후 버지니아 대학은 윤리와 도덕에 관한 수업을 필수로 듣게 했고, 학생들과 학부모 모두 그 사건을 기억하면서 머리 좋고 공부만 잘 하는 졸업생이 아니라 도덕적으로도 무장된 엘리트를 키우는 학교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미국에서 하버드대와 함께 경영학 분야 1~2위를 다투는 와튼스쿨의 또다른 예도 있다. 널리 알려져 있듯 와튼스쿨 졸업생들은 월가의 세계적인 금융기관으로 많이 진출한다. 대형 금융기관이다 보니 한번 거래에 수익도 엄청나지만, 자칫하면 손실 규모도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많다. 그러다보니 손해를 본 경우, 자살을 하는 졸업생이 많이 발생하고 있었다. 와튼스쿨은 이 문제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하게 되었고, 대학의 커리큘럼에 명상이라는 과목을 도입하게 된다. 태국의 저명한 스님을 청빙해와 명상을 가르치면서 학생들은 마음의 평정을 유지하는 법을 배우게 되었고, 자살률은 급격히 떨어졌다.

 

3. 도덕·윤리 교육 강화해야

하버드대학, 버지니아대학, 와튼스쿨 등 세계적인 대학의 예에서 보듯, 학교당국은 재학생과 졸업생에게 문제가 발생하면 적극적으로 고민하고 대처하고 있다. 조국 전 민정수석을 비롯한 서울대 졸업생들의 크고 많은 문제점과 그로 인한 사회전체적인 파장을 생각한다면, 서울대학은 예로 든 그 어떤 대학보다도 심각한 위기 국면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부터라도 서울대학교는 총장 이하 모든 교수들이 모여, 서울대가 가르치는 과목들이 정상적인지, 혹시 기능인으로서만 육성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도덕과 윤리로 무장된 졸업생들을 배출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를 처절하게 고민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서울대학교는 더 이상 대한민국 최고의 지성을 가르치고 배출하는 곳이 아닐 뿐더러, 오히려 그 좋은 머리로 대한민국에 해악만 끼치는 졸업생이 속출하는 학교라는 오명을 쓰게 될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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