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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후보들에게 물어야 할 ‘두 가지 질문’
 
2007-10-23 09:16:43

대선후보들에게 물어야 할 ‘두 가지 질문’


박세일(한반도선진화재단이사장,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각 당의 대통령후보들이 속속 결정되고 있다. 이제 본격적으로 ‘비전과 정책’ 경쟁의 시기로 들어갈 것 같다. 대단히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후보들의 장밋빛 비전과 정책을 듣기 전에 이들에게 국민 모두가 반드시 물어야 할 ‘두 가지 질문’이 있다.

 
첫 번째 질문은 당신들은 지난 10년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하는 문제이다. ‘발전의 시기’로 보는가 아니면 ‘혼란과 분열과 역주행의 시기’로 보는가? 만일 지난 시기를 안보불안, 경제추락, 교육고통 등 총체적 국정실패의 시기였다고 본다면 그 원인이 어디에 있다고 보는가? 이 질문을 반드시 물어야 한다. 왜냐하면 과거에 대한 냉정한 평가와 철저한 반성 없이 미래에 대한 올바른 비전과 정책이 나올 수 없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선동과 포퓰리즘에 빠질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많은 국민은 지난 10년을 대한민국이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표류하며 역주행한 10년으로 보고 있다. 그리고 그 이유는 선진화의 발목을 잡은 ‘反선진화 5적(敵)’, 즉 (1)좌파적 역사관과 헌법경시 (2)투항적 대북정책과 배타적 민족주의 (3)평등주의적 관치교육 (4)선심성 국토균형정책 (5)편가르기식 포퓰리즘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지난 10년간 대한민국을 ‘친일파와 민족분열주의자’가 세운 나라, 정의가 실패하고 기회주의가 성공한 나라라고 매도하는 세력이 우리사회에 등장하였다. 이들이 끊임없이 대한민국의 역사를 공격하고 헌법을 욕했다. 한마디로 지난 10년은 ‘대한민국의 역사와 헌법에 대한 반역’의 시기였다. 이것이 그동안 우리사회 모든 혼란과 분열의 근본원인이었다. 여기에 전·현직 대통령이 함께 나서서 대북정책에서 ‘개혁과 개방’의 목표를 없애 버렸다. 그래서 햇볕정책은 더 이상 ‘포용정책’이 아니라 ‘투항정책’이 되어 버렸다. 지난 10년간 8조원 이상을 북에 지원하고 우리가 얻은 것은 북핵실험, 개혁개방거부, 동맹약화, 남남갈등뿐이었다.
 
또한 글로벌 시대 모든 나라가 세계 최고를 향해 ‘교육혁명을 위한 무한경쟁’을 하고 있을 때, 우리는 평등주의의 도그마에 빠져 평준화와 관치교육만을 강조하며 교육의 질과 국제경쟁력을 한없이 낮춰 왔다. 그 결과가 공교육붕괴, 과도한 사교육부담, 기러기 아빠, 그리고 불평등의 세습화였다. 여기에 균형발전이라는 듣기는 좋으나 시대역행적 허구의 구호를 내세워 행정복합도시 혁신도시 등으로 전국적으로 여의도의 60배에 이르는 땅을 파헤쳤다. 토지보상비로 지난 5년간 67조5000억원을 풀어 전국의 땅값을 4년간 88.9% 올렸고, 국가부채도 133조원에서 300조원으로 급증시켰다. 그러면서 정치적 인기와 득표를 위해 ‘국민 편 가르기’에 나섰다. 가진 자와 없는 자,수도권과 비수도권, 20%와 80% 등 국민 분열과 사회갈등을 정부가 앞장서 부채질해 왔다.
 
그러니 나라가 제대로 될 리가 없다. 그래서 지난 4년간 우리 경제성장률(4.3%)이 1960년 이후 40여년 만에 처음으로 세계평균성장률(4.9%)을 밑돌게 되었고, 국민의 82%가 5년 전에 비하여 ‘민생이 나아지지 않고 오히려 악화됐다’고 보고 있다. 이것이 대다수 국민이 생각하는 지난 5년, 아니 10년의 우리 국정운영의 자화상이다.
 
두 번째 질문은 대한민국이 이렇게 흔들리고 표류할 때, 민생이 불안과 고통에 시달릴 때 당신들은 어디서 무엇을 했는가이다. 이 땅 위에서 우리의 역사와 헌법이 공격당할 때, 안보가 불안하고 경제가 가라앉고 실업이 증가하고 교육이 붕괴될 때 당신들은 어디서 무엇을 했는가를 물어야 한다. ‘반(反)선진화 5적’과 한패가 되어 박수치며 환호작약했는가? 아니면 나라가 잘못되는 것을 알면서 침묵 타협하며 일신의 영달과 편안만을 구했는가? 아니면 역사의 역주행과 국망(國亡)을 막아보려 온몸을 바쳐 혼신의 노력을 했는가? 이명박 정동영 이인제 권영길 문국현 당신들은 지난 5년 동안 선진화와 반(反)선진화 어느 쪽에 서서 과연 어떤 노력을 하던 사람들인가?
 
 
♤ 이 글은 2007년 10월 22일자 조선일보 [아침논단]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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