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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근] 民心을 사는 대선후보 되길
 
2007-08-27 13:22:50

民心을 사는 대선후보 되길

 

 강경근 (선진화재단 감사, 숭실대 법학과 교수) 
 

한나라당의 제17대 대통령선거 후보로 선출된 이명박 전 서울시장에게 거는 시중의 기대가 크다. 문민의 정부, 국민의 정부 그리고 참여정부로 이어지는 민간인 출신 대통령들의 집권 15년 기간에 우리 사회 구성원들이 서서히 빼앗겼던 활력을 되찾아 줄 것이라는 염원 때문이다. ‘흥행’이 성공했다라고까지 말해지면서, 마치 대통령 선거의 당선자를 가린 듯한 흥분감이 신문과 방송 그리고 사람들 사이에서 공유된 이유가 거기에 있다.

군인 출신 대통령들의 ‘총화단결’로 상징되는 군벌(軍閥)의 잔재는 87년 시민혁명의 과실을 슬쩍 가로챈 일군의 패거리 정치꾼들이 대한민국이라는 국가를 능멸하면서 그대로 이어져 왔다. 이 군벌과 ‘꾼들’의 시기를 극복하는 건강하고 도덕적인 국민의 국가를 건국 60년이 되는 내년에는 꼭 세워야 한다. 하지만 이명박 제17대 대통령선거 후보자가 당선자로 가려면 필히 거쳐야 할 관문들이 적지 않다. 이를 어떻게 하느냐의 전 과정은 유권자들의 판단 소재로 될 것이다.

 
먼저 이 대선후보는 경선 결과에 깨끗한 승복의 모습을 보여 준 박빙의 패자 박근혜 전 대표에게 쏟아지는 국민들의 성원을 반드시 승계해야 한다. “당원의 본분으로 돌아가서 정권 교체를 이루기 위해 백의종군하겠다”는 박 전 대표에게 어떻게 대선 가도에서 ‘중심적 역할’을 맡게 할 것인지가 이번 대선의 향방을 가를 것이다.
 
이 대선후보는 당원과 대의원 그리고 국민으로 구분된 선거인단의 직접 투표에서는 총 유효투표수 13만 893표에서 6만4648표를 얻은 박 경선후보에게 432표의 차이로 패배했다. 이 당심(黨心)과 민심을 얻지 못한다면 필패다. 내년 국회의원 총선거의 공천권 향방과 직결되는 문제이겠지만, “정권교체에 뜻을 같이하는 모든 분들과 손잡겠다”는 이 대선후보의 덧셈의 정치가 구현되어야 한다. 경선의 공신만을 성골(聖骨)로 하는 뺄셈의 정치는 필패를 가져올 것이다.
 
이 대선후보는 전화 여론조사의 결과를 전체 투표인 수의 20%가 되도록 환산한 표 수에서 2884표의 차이로 이겨 경선의 향방을 갈랐다. 표본 1명이 총득표 수의 약 5표에 해당하고 선거인단 투표수에서는 약 24분의 1에 상당한다. 현행 공직선거법에 경선 패배자의 대선 출마를 금지하는 강제 규정을 두고 선거관리위원회라는 국가기관이 관리하는 경선임을 감안한다면, 표의 등가성이라는 측면에서 헌법이 정한 선거원칙에 반하는 불평등선거라고 할 만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는 결국 제17대 대선의 향방을 가르는 표심의 바로미터이기도 하다. 이 부분이 박근혜 경선후보의 한계이기도 하였다. 이 대선후보는 국민이 열망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알았을 것이다. 그러므로 한국 사회에 총화단결과는 다른 의미의 통합과 활력이 넘치도록 하여 성장과 발전의 터닝포인트를 잡아내는 구체적인 플랜을 제시하여야 한다. 운하 계획을 국민이 공감하는 수준으로 재편성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이 밖에 이 대선후보는 그간 불거져 나왔던 각종의 의혹을 건너야 한다. 아무리 억울하다 해도 국민이 납득할 해명의 증거들을 성실하게 제시하는 진인사대천명의 자세를 가져야 한다. 왜 안 알아 주냐 하는 식의 비분강개는 냉소만 가져온다. 어찌 됐든 평균인보다 많은 재산의 일정 부분을 사회적 약자를 위한 재단 형식으로 기부하는 것도 필요하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거저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국민의 마음을 사는 대선후보가 되기를 빈다.
 
 
♤ 이 글은 2007년 8월 21일자 세계일보 [시론]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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