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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수] 선진국이 되는 확실한 길
 
2007-06-07 16:51:03

선진국이 되는 확실한 길

 

김동수(한선재단 부이사장, Gravitas Partnership 회장)

 
현재에 서서 미래를 내다 보기는 어렵다. 지나온 과거를 돌아보기는 비교적 쉽기 때문에 미래를 내다 보는 것도 그럴 것 같지만 미래는 꿈을 꿀 줄 아는 사람만이 내다 볼 수 있다. 문제는 꿈을 꿀 줄 아는 사람이 미래의 얘기를 과거의 지난 사실처럼 실감 있게 전달 해 주는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대중의 이해와 지지를 쉽게 얻지 못하는데 있다.
 
자동차가 발명되기 바로 전, 마차를 몰고 다니는 사람에게 말의 사육과 마차 길 건설에 필요한 투자를 얘기하면 쉽게 이해를 얻을 수 있지만 앞으로 필요한 엔진 공장과 자동차 도로에 대한 투자를 이해시키기는 훨씬 어려운 것과 같다.
 
따라서 우리나라를 선진국 대열에 합류 시키기 위해서는 꿈을 꿀 줄 아는 사람들이 여러 부문에서 지도자가 되어 이들이 큰 설득력을 갖도록 해줘야 한다. 빠른 속도로 다가오는 미래에 대비하기 위해서이다.
 
우리 한 세대에 증기기관차와 디젤기관차, 전기기관차, 고속전철, 자기부상열차 같은 이동수단의 발전 과정을 한꺼번에 보았고, 전보, 텔렉스, 팩스, 이메일 같은 통신 수단의 진화 과정은 더욱 빠르게 20여 년에 모두 겪게 되었다. 이같이 변화의 속도가 워낙 빠르기 때문에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어느새 선두 그룹에서 뒤쳐질 수도 있다. 세계 10위권 경제 대국의 자리는 거저 지켜지는 것이 아니다.
 
우리나라의 선진국 진입 여부를 일인당 국민소득수준으로 본다면 비교적 일이 쉬워진다. 예를 들어 일년의 평균성장률을 4%만 잡고 18년만 꾸준히 한다면 2025년에는 우리도 일인당 국민소득이 4만불이 넘는다. 지금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4%대로 떨어지는 것도 걱정거리이지만 더 큰 문제는 미래에도 4%대나마 유지할 수 있느냐일 것이다.
 
과거의 높은 성장률을 되돌아 가자는 구호는 국민을 이해시키기 쉽겠지만 미래에 적어도 4% 성장률을 유지하자는 얘기는 이해시키기 어렵고 인기도 없을 것이다. 사실 우리나라를 선진국으로 만들고자 한다면 우리 사회의 모든 부분이 우리 경제가 지속적인 성장을 할 수 있도록 초점을 미래의 환경에 맞추어 조정하고 다시 세팅하는 데에 중점을 두면 된다.
 
경제성장률의 고저는 우리 국민소득을 배로 만드는데 필요한 기간을 더 길게 하거나 짧게 만들 뿐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우리의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이 되어서 뒤로 후퇴하는 경제가 되지 않도록 모든 제도와 문화와 비즈니스하기 쉽도록 관행을 합리적이고 미래지향적으로 바꿔나가는 것이야말로 확실하게 우리나라를 선진국으로 만드는 길일 것이다.
 
그러면 보다 구체적으로 어떤 환경을 만들어야 우리 경제가 지속적으로 발전 할 것인가. 바로 중소기업이 많이 생기고 자랄 수 있는 사회인 것이다. 작은 동물이나 식물이 살 수 있도록 자연 보호를 하는 것은 바로 우리 인간이 살아남기 위함이며 장애인을 보호하고 배려하는 일이 결국은 이들을 포함한 모두가 잘 살수 있도록 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FTA는 결국 무역관세와 장벽을 없애자는 것이므로 인터넷의 발달과 함께 세계가 시장이 되는 것을 뜻한다. 국내시장만으로는 규모의 경제를 가질수 없었던 품목들이 잘하면 세계 시장에서 판매량이 증가하여 경쟁력이 생기게 된다. 세계 속의 독특하고 다양한 소비자의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한 무한의 틈새시장이 동시에 열리는 것이다. 수없이 많은 중소기업이 생겨서 독특한 제품과 서비스로 제각각 자라 날 수 있어야 한다. 이들이 돈을 벌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환경을 조성해 주어야 한다. 조그만 회사 하나만 차려도 수없이 날아오는 고지서나 간섭, 규제로 사업을 하고 싶은 의욕을 꺾어 버리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중소기업에 인재가 모이지 않고 대기업과 정부기관같이 안전하거나 큰 곳으로만 사람들이 몰리는 것은 우리 경제의 심각한 위험 경고이다. 우수한 인재들이 자격증이나 안전한 직장에만 매달려 도서관에 남아 있는 모습이 보기엔 좋을지 몰라도 사실은 국력의 낭비로 보아야 한다.
 
로마가 멸망한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건강한 자영농이 줄어들고 대규모 농원에 자영농들이 농노로 흡수된 것도 그 한 이유라고 한다. 자영농은 평소에 농사도 짓고 전시에는 병사로 참전을 했지만 대규모 농원에 편입된 이후로는 농원주의 이해에 따른 일 밖에 다른 일을 할 수 없었다고 한다.
 
많은 중소기업이 성공해서 그들이 돈을 벌고 그들이 기부도 하고 그들이 문화활동을 하고 그들이 모여 자선사업을 하는 것이 대기업이 한꺼번에 몇 천 억씩 돈을 낸다거나 문화나 자선활동에 대기업만 쳐다보며 그들의 후원에 목을 매고 있는 것보다 훨씬 건강한 것이다.
 
건강한 자영업 중산층을 많이 기르는 것이야 말로 선진국이 되는 첩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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