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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교관] 프랑스 대선 결과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
 
2007-05-10 15:23:06
 

                      프랑스 대선 결과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

 

  이교관(한반도 문제 평론가, 한반도선진화재단 사무부총장)

 
지난 6일 프랑스 대선 결선투표에서 우파 집권 정당 대중운동연합의 니콜라 사르코지 후보가 좌파 사회당의 세골렌 루아얄 후보를 이겼다는 것은 프랑스 국민들이 분배보다는 성장을, 국가보다는 시장을 선택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정된 파이를 나누는 데만 골몰하는 좌파적 의제보다는 일단 파이를 늘려야만 나중에 나눌 몫이 많아진다는 우파적 의제가 프랑스 대선 결과를 가름한 것이다.
 
이 같은 평가는 전통적으로 좌파인 사회당을 지지해 온 공장직 노동자들마저 이번 대선에서 사르코지 후보에게 더 많은 표를 던졌다는 점에서 확인된다. 공식 통계에 의하면 사르코지 후보는 드골 대통령 이후 한 번도 우파 후보들이 승리하지 못했던 프랑스 북부의 공업 지대에서 승리했다. 좌파 지지 기반이었던 공장직 노동자들이 당장의 분배 확대보다는 장기적으로는 고통스럽더라도 시장경제 개혁을 통한 성장으로 일자리가 확대되는 것을 더 선호한 것이다.
 
사르코지 후보가 이번 대선 기간 내내 주창한 시장경제 개혁을 통한 성장이라는 의제 앞에서 젠더(gender․성․性)라는 의제도 힘을 발휘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루아얄 후보가 여성이었던 만큼 대선 구도가 성대결로 갈 소지가 다분했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성 표를 더 많이 얻은 후보는 루아얄 후보가 아닌 사르코지 후보였던 것이다. 공식 통계에 의하면 사르코지 후보가 얻은 여성 표는 52%였다.
 
공장직 노동자들과 여성들은 어느 나라에서나 약자에 속한다. 약자는 분배 확대를 통한 복지 강화라는 의제를 내세우는 좌파 후보를 지지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번 프랑스 대선에서는 공장직 노동자들과 여성들을 비롯한 많은 약자가 복지 감축을 통한 시장경제 개혁이라는 의제를 내건 우파 후보를 더 많이 지지했다. 이는 이들이 자신들의 복지 강화에 집착하는 소승적인 모습보다는 우선 국가가 살아야만 한다는 대승적인 모습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사실 루아얄 후보가 내세웠던 35시간 근무제와 최저 임금 인상 등의 의제들이 많은 프랑스 국민들에게 달콤한 유혹이었다. 반면 사르코지 후보는 주 35시간 근로제를 바꿔 근로시간을 늘리고, 근로자 해고를 어렵게 하는 고용규제를 풀고, 법인세·재산세·상속세를 낮추는 등 한결같이 쓰디 쓴 처방들만 내놓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랑스 국민들이 사르코지 후보를 선택한 것은 사르코지 후보의 ‘시장 중심, 성장 우선’ 정책만이 프랑스가 21세기에도 계속 선진국으로 살아남을 수 있도록 해줄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프랑스 국민들의 이 같은 대승적인 선택은 12월 대선을 앞둔 우리 국민들에게 소중한 교훈을 던져준다. 프랑스 같은 세계 6위의 경제 대국의 국민들조차 21세기 무한 경쟁 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복지 우선 정책을 펴는 좌파 정당 대신 시장경제 개혁을 통한 성장 우선 정책을 펴는 우파 정당에게 국가 경영을 맡기는 지혜를 발휘했다는 것을 우리 국민들도 배워야 하는 것이다. 급격히 줄어드는 파이를 나누는 데만 골몰하는 좌파 세력에게 국가 경영을 맡기는 잘못을 다시는 범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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