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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동욱]새대통령잘뽑아야
 
2007-01-23 16:37:18
임동욱 한반도선진화재단 홍보실장 충주대 교수
 

지난 9일 우리는 대통령발 초대형 정치뉴스를 들어야 했다. 대통령 임기를 4년 연임으로 개헌하자는 대국민 특별담화 때문이다.


헌정사에 유례가 없는 탄핵을 비롯해서 정치에 관한 한 지금의 대통령은 메가톤급 뉴스제조원이다. 한 해를 시작하는 달에 대통령발 초대형정치 뉴스를 접하고 나니 올해 말 새 대통령을 선택해야 한다는 사실이 새삼 중요하게만 느껴진다. 앞으로 개헌논의가 어떻게 진전되든 새 대통령을 잘 선택하고 싶은 이유는 나라가 처한 현실이 우리가 소망하는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어찌 보면 지극히 당연한 사실을 새삼스럽게 강조하는 것은 대통령 임기의 단임 혹은 연임 문제를 떠나 올해 대선이 지니는 몇 가지 본질적 의미 때문이다.


지난 2002년 우리는 과거에 못한 엄청난 일들을 경험했다. 월드컵에서 단 1승도 올리지 못했던 나라가 느닷없이 세계 4강에 들었고,일부 체제 저항세력의 전유물이었던 반미구호가 촛불집회를 통해 커다란 대중잔치가 되더니,과거의 패러다임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새로운 정부가 탄생했다. 참여정부에 대한 평가는 역사가 할 것이나 이는 시대가 요구하고 국민이 선택한 것이다.


1987년 민주화 이후 축적되었던 국민의 에너지가 열린 광장으로 발산돼 시대의 흐름을 바꾸어 놓는 정부가 탄생했다. 개발연대 동안 내내 침잠해오며 안에서만 꿈틀대던 우리만의 고유한 역동의 정서가 2002년에 국민 전체 차원으로 폭발한 것이 현 정부를 탄생시킨 힘이었다.


우리에겐 ‘조용한 아침의 나라’의 정서만이 아니라 붉은 악마로 대표되듯이 신명이 나면 하나로 뭉치고 몸을 던지는 역동의 정서도 있다.


올해 말 대통령 선거는 2002년과 같은 감성이 지배하는 선택을 넘어서 동면하는 곰의 조용함과 성난 호랑이의 사나움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아름다운 선택이 될 것을 조용히 소망해 본다.


공자의 주유천하 13년을 동참하지 못한 것에 죄스러워 공자가 죽은 후 6년 동안 수묘하고 사재를 털어 공자교단을 발전시킨 제자가 자공이다. 정치가 무엇이냐고 묻는 이런 자공에게 공자는 족식(足食) 족병(足兵) 민신(民信)이 정치의 요체라고 말한다. 이미 2천500년 전에 경제와 군사,그리고 국민의 신뢰가 정치의 전부라고 표현한 이 말은 지금도 지당하다. 단적인 예로 현재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핵,교육,고용,주거,노후라는 5대 불안 역시 이 세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공자는 이 세 가지 중 하나를 버리라면 가장 먼저 군사를 버려야 하며(去兵),두 번째로 경제를 버려야(去食) 한다고 했다(신영복,강의).


국민의 믿음을 얻지 못하면 나라가 제대로 서지 못한다는 공자의 말을 통해 세 가지 정치의 요체 중 가장 중요한 것이 국민의 신뢰(民信)이고,둘째가 경제(足食)이며 그 다음이 국방(足兵)이라는 사실을 거듭 확인할 수 있다. 5년마다 되풀이 되는 대통령 선거결과는 바로 경제와 안보 등 산적한 국가 의제를 새 대통령은 제대로 풀어낼 것이라는 국민의 믿음을 구체적으로 발현한 것이고,임기 중 수시로 파악하는 지지도는 이러한 믿음을 과학적으로 계량화시켜 객관화한 것이다. 국민의 믿음을 기초로 나라 역량을 결집시켜 속된 말로 ‘등 따습고 배부르며 밤에 편안하게 잠잘 수 있도록’ 해주는 대통령을 선택하리라는 소망을 해 본다.


전 세계에는 세계지도정보(237개국),세계은행 통계(229개국),한국 통계청 통계(224개국),국정원 자료(231개국) 등 조사기관에 따라 그 숫자는 다르지만 정말 많은 나라가 있다. 이 많은 나라 중 대한민국은 국가 건설 후 아주 빠른 기간 내에 산업화에 이어 민주화와 정보화까지 성공한 세계사에 드문 나라이다. 산업화와 민주화에 이은 제3의 도약을 창출하려면 무엇보다 지도자를 잘 선택해야 한다. 올해 말 대통령 선거가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기약하는 희망의 선택이 될 것을 간절히 소망해 본다.


♧ 이 글은 1월 12일자 제주일보에 실린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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