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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성린]제조업침체 막아야한다
 
2006-12-30 16:08:33
 

제조업 침체 막아야 한다

 

  

 

 

 

 

 

 

 

 

 

나성린 (한반도선진화재단 부이사장, 한양대학교 교수)

 

최근 제조업 분야의 창업이 급격히 줄어드는 데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003년에 1만2445개에 이르던 제조업 신설법인이 올해는 11월말까지 7666개에 불과하여 지난 3년간 제조업 창업이 무려 40% 가까이 급감한 것이다.


우리 경제의 성장에 따라 산업구조가 선진국형인 서비스산업 중심으로 전환하는 것은 불가피하고 어떤 측면에선 바람직하기도 하다. 최근 우리 경제의 고용과 성장률이 계속 둔화되면서 정부가 계속해서 고용흡수력이 높은 서비스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강조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그러나 지금처럼 제조업의 비중이 급속히 감소하는 현상은 우리 경제의 발전을 위해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특히 서비스산업에 대한 제조업의 상대적 비중 감소는 이해할 수 있으나 제조업의 절대적 수준 감소는 바람직하지 않은 것이다. 이것은 21세기 디지털시대에도 여전히 제조업은 국가경쟁력의 근원인 기술혁신과 생산성 향상을 주도하는 산업이고 고용과 수출증가에 절대적인 역할을 하는 산업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상품의 개발도 제조업 없이는 불가능하다. 아무리 서비스산업이 중요해도 튼튼한 제조업의 기반 없이는 지속가능한 성장이 불가능한 것이다. 21세기 신성장산업인 정보기술(IT), 바이오기술(BT), 환경기술(ET), 신소재기술 분야도 제조업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발전할 수 없는 것이다.


일본과 독일이 여전히 제조업 강국의 위치를 유지하고 있고, 일본이 잃어버린 10년 뒤에 경제대국으로 부활할 수 있는 것도 세계 최강의 제조업을 가지고 있기 때문임을 알아야 한다. 경제 규모가 큰 선진국들은 하나같이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동반 성장에 성공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서비스업의 중요성을 강조하다 보니 제조업을 경시하는 풍조가 나타나고 있고, 젊은 사람들도 제조업보다는 서비스업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 문제다. 특히 제조업 고용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중소기업의 기피 현상은 심각한 상태다.


이러한 사회분위기 속에서 임금, 지가를 포함한 생산비용의 급증, 내수 부진, 불안한 노사관계, 원화의 급격한 절상 등은 국내에서 제조업을 창업하는 것을 매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수출대기업들마저 해외의 저렴한 부품 수입에 의존하다 보니 국내 중소기업은 설 자리가 없는 것이다. 더욱이 현 정부 출범 이후 심해진 반기업 정서, 반부자 정서는 돈을 벌어 재산을 축적하고 재투자하는 기업가 정신을 위축시켰다. 돈 있는 사람들은 골치 아픈 기업을 하기보다는 부동산 투자나 재테크와 같은 보다 편안한 삶을 추구하게 됐다.


그러나 이대로 가면 우리 경제엔 희망이 없다. 경쟁력 있는 제조업을 바탕으로 하지 않은 서비스산업은 우리 경제 발전을 위해 필요한 지식, 첨단 서비스업이 아닌 저부가가치의 단순 도소매, 음식숙박업에만 치중하게 될 것이다.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벤처 제조업의 침체는 IT, BT, ET와 같은 21세기 신성장산업의 발전을 불가능하게 할 것이다.


따라서 정부는 서비스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더불어 제조업의 경쟁력 강화 및 창업 인센티브를 위해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저임금에 기반한 단순 제조업은 후진국으로부터 아웃소싱해야겠지만, 신성장 기술과 융합한 고부가가치 제조업의 육성을 위해 모든 수단과 방법을 찾아야 한다. 제조업에 대한 공공부문의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하고, 중소기업에 대한 기술이전 확대와 창업 활성화를 지원해야 한다. 여전히 복잡한 창업절차의 간소화와 수도권 규제를 포함한 규제 완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부품소재산업을 육성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상생협력 관계를 강화하며 무엇보다 이 나라에서 기업하는 것이 최선의 애국이라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어줘야 할 것이다.

 

♧ 이글은 2006년 12월 29일자 문화일보 [포럼]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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