Ⅲ. 금융과 안보의 역리(逆理)를 가능케한 ‘로비’라는 부도덕
1달러의 월급을 받으며 크라이슬러자동차회사를 회생시킨 전설적 경영인 리 아이아코카는 『미국의 리더들은 어디갔는가』(Where Have All the Leaders Gone, 2007)라고 묻고 있다. 민주당에서 프랭클린 루스벨트, 해리 트루먼, 존 케네디, 공화당에서 아브라함 링컨, 드위트 아이젠하 같은 리더십이 왜 사라졌는가? 개탄하는 것이다. 아들 부시 정부의 석유이권 콘넥션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부시부자 그리고 클린턴 8년 합친 20년을 미국 리더십 타락으로 보았다.
자본주의 옹호의 기수를 자임하는 영국 이코노미스트지는 아버지 부시와 국무장관을 지낸 존 베이커 그리고 영국 총리를 지낸 존 메이저 등이 미국 투자회사인 카라일(펜타곤 출신 중심으로 구성)의 고문으로 있는 것을 범죄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최고위의 ‘전직’으로 국가로부터 고급기밀 정보 브리핑을 정기적으로 받는데 이 국민세금이 들어간 정보를 사기업 영업 활동에 활용하고 대가를 받는 것은 범죄라는 것이다. 베트남 전쟁 이후로는 대통령과 상원의원 아들들중 한 사람도 전쟁에 참여 않는 부도덕이 진행되고 있다고 한 퇴역장군은 개탄을 하고 있다.
금융인, 헤지펀드, 투자회사, 엔론같은 에너지기업들의 탐욕의 세계화는 그 앞서 또는 이들과 같이 손잡은 이른바 서방 대국 대통령과 총리들의 ‘탐욕의 세계화’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영국 보수당의 2인자로 유력했던 젊은 의원은 러시아 재벌에 헌금을 요구한 것이 들어나 말썽이 되고 있다. 독일 사회당 출신의 게하르트 쉬레더 수상도 퇴임하자마자 러시아 에너지회사이사로 가버렸다. 미국인 세계은행총재는 작년에 부하 여직원과의 스캔들로 쫓겨났고 프랑스인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올해 똑같은 사건으로 축출 일보직전까지 갔다. 그라쏘 뉴욕 증권 거래소 전 이사장도 재임시 과다한 퇴직금과 연봉문제로 사법처리 대상이 되어 있다.
지금은 국가로부터 1,000억 달러가 넘는 구제금융 받는 불실 보험회사인 AIG의 한국영업 확대를 위하여 부지런히 서울을 드나들던 아버지 부시 대통령, 그를 현직 한국 대통령이 만나주지 않았다고 해서 잔잔한 파문까지 일던 일을 지금은 어찌 해석할 것인가. 부시 전 대통령은 주중 대사를 지냈고 중국도 열심히 드나들었다. 클린턴도 대통령직 끝나자마자 미국보다 1인당 국민소득이 30분의 1도 안 되는 중국에 가서 한 민간 기업에서 20분 연설하고 20만 달러를 받고 중국과 인도 기업인(나중에 모두 범법 도망자이거나 연루자임이 밝혀졌다)으로부터 거액의 정치 자금을 받았다 토해냈다. 토니 블레어 영국 수상도 퇴임하자마자 중국을 방문 20분 연설에 20만 달러를 받았다. 이들이 중국 기업을 위하여 대미 수출 촉진에 기여했고 일 년에 2,000억 달러가 넘는 대미 무역 흑자와 세계1위 2조 달러의 외환 보유고를 갖도록 돕고 다시 이 돈을 미국 금융시장에 끌어들여 미국은 비(非)우호국 때로는 적대국으로부터 빚을 늘리면서 싼 이자율을 유지하고 빚과 소비를 늘리는 역리(逆理)를 계속했다. 미국의 빚이 많아도 중국, 인도의 저축이 많으면 경기순환이 잘 될 것이라 했다(decoupling). 그리하여 미국의 20년 장기 호황, 빚더미위에 벌리는 호경기 잔치로 국민을 열광시키는 포퓰리즘, M&A와 금융세계화라는 이름으로 탐욕의 역리(逆理)를 전 세계에 퍼뜨렸다.
X선을 발견하여 노벨상을 받은 큐리부인은 주변으로부터 특허를 신청하라는 권유를 거절했다. 과학자는 연구에 몰두해야지 돈을 챙겨서는 안된다는 것이었다. 워싱톤의 보수 연구기관인 AEI의 연구원으로서 북한과 러시아의 인구 연구를 통하여 북한과 러시아의 사회 현상을 정확히 진찰하고 있는 니콜라스 에버스타트 박사는 워싱톤의 연구소들이 지나치게 정파대변 연구를 한다고 염려했다. 연구의 원측과 객관성에서 너무 일탈하고 있어 언젠가 반듯이 사회 문제가 될것이라 걱정했다. 자유와 시장은 이런 도덕적 원리 위에서 꽃피는 것이다.
나는 세계 최대 미디어왕국을 건설한 R. 머독의 강연을 다보스와 샌프란시스코에서 세 번 들었다. 모든 미디어는 흥행(entertainment) 오락이라는 그의 천연한 주장에서 나는 돈과 부도덕의 짙은 냄새를 맡았다. 뉴스도 흥행이라는 생각은 바로 도덕성을 상실하고 기본에서 일탈한 저널리즘의 타락과 상업화를 상징하는 것이다. 금융과 마찬가지로 언론도 상업화, 시장화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구분이 엄연히 있는 것이다. 한 사회가 존재하고 유지하는 기본 궤도를 깨는 짓이다.
이것은 자본주의도, 자유시장의 원리도 아니다. 전 현직 대통령들과 기업인, 금융인의 탐욕, 그리고 노벨상 탄 경제학자, 물리학자, 수학자 천재들의 금융공작이 합작하여 본래적 자본주의와 자유시장을 파괴한 것이다. 퓨리탄이즘과 자유주의에서 극단의 정반대로 멀리 가버린 ‘도덕적 해이’ 탐욕 부패이고 국가 범죄이다. 국가원수, 국회의원, 언론인, 문화 예술인, 과학자, 노벨상 수상자, 대학교수 모두가 ‘경제 동물’이 되어 동물농장에서 도덕적 해이의 게임을 연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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