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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묵시록-1] 2008년은 근대의 종말, 21세기의 시작이다 / 김진현
 
2008-12-15 08:53:36

2008 묵시록


‘근대이후’ 전개와 금융, 자원, 환경 3대 복합위기 극복의 길



2008년의 폭발, 2008에 들어난 위기들 여기까지 온 경로들을 분석하면 금융위기, 에너지?식량자원위기, 환경위기라는 세 복합위기의 지구촌적 전개라 할 수 있다. 그 전망도 미국 대 중국, 서양 대 동양, 달러 대 BRICs(중국, 인도, 러시아, 브라질)라는 단순 도식을 넘는 대 폭발이다. 제 2물결, 제 3물결식의 기본적으로 상업주의적인 구도를 넘는 미래가 엿보인다.

모두가 리더십의 위기, 신뢰의 위기를 말한다.  지구촌적 복합위기는 어떻게 왔는가. 신뢰위기, 리더십 위기의 원인은 무엇이며 위기와 신뢰는 어떤 관계인가. 신뢰와 위기 극복은 무슨 명제, 무엇을 기초로 출발할 것인가.

위기는 자초한 것이다. 금융위기는 중국이 러시아가 차베스가 오사마 빈 라덴이 공격해서 일어난 것이 아니다. 탈냉전기 이후 워싱톤, 런던, 뉴욕, 파리, 프랑크푸르트, 쥬리히, 샹하이, 두바이의 부패와 탐욕과 역리(逆理)가 만든 것이다. 에너지?식량자원값 폭등과 환경위기는 지구 자연 전체, 65억 인류전체의 삶을 보지 않는 도덕 무감각 불감증에서 초래한 것이다. 불과 선진 9억 인구의 복지와 낭비를 위하여 지난 250년간의 ‘성장’이 초래한 환경과 자원문제군이 중국?인도 등 40억 히말라야권(圈)의 근대화 전개에 어찌 작동할 것인지를 일부러 눈감아 왔다. 그리고는 지켜야할 체제와 이념과 가치를 팽개치고 BRICs를 오로지 장사의 대상으로만 다룬 결과의 재앙이다.

이제 자유시민, 민주주의, 공평경쟁 시장 이라는 자유주의 확장, 지구촌윤리(global ethics)와 보편적 도덕성 확립이 ‘근대이후’ 인류사회 평화문명의 길이다.

‘2008 묵시록’을 펼쳐본다.


Ⅰ. 2008년은 근대의 종말이고 21세기의 시작이다.


미국의 역사학자 존 루칵스는 20세기는 서기 2000년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1989년에 이미 끝났다고 했다. 이 해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면서 21세기가 이미 시작 되었다고 했다. 1993년에 쓴 책『20세기의 종말과 근대의 종말』(The End of Twentieth Century and The End of Modern Age)에서 나온 판단이다. 루칵스는 빠뜨렸지만 이 해 중국에서는 천안문 사건이 나고 미국의 프랜시스 후쿠야마는 「역사의 종말」을 썼다. 그러나 루칵스 역시 미국과 소련의 대결이라는 서양의 지정학적 관점에서만 본 결론에 불과했다.

20세기의 종말은 1900년대라는 한 세기의 끝맺음이 아니라 근대의 끝맺음이라는 그의 탁월한 관찰은 1989년을 지나 2008년에서 드디어 그 진짜 모습이 현현되었다. 2008년 금융 경제위기 쓰나미가 오기까지는 1989년의 대사건들에 이어 2000년 12월에 터진 세계6대 에너지 대기업인 엔론 범죄사건, 2001년 알카에다에 의한 9.11 테러와 아프카니스탄 이라크 전쟁, 2005년의 인도네시아의 대 지진과 인도양의 쓰나미, 2006년 카트리나 태풍과 뉴올리언스의 완전파괴 그리고 2007년 중국의 이산화탄소(CO₂) 배출 세계 제1위국 등장 까지를 거쳐야 했다. 2008년 ①중국 쓰촨성 대지진과 베이징 올림픽의 국수주의 대잔치 ②에너지, 곡물 값의 폭등 ③세계 금융 중심 미국 월스트리트 파국의 전세계 확산은 확실히 한 세기, 한 대국, 한 지역의 끝이 아니라 근대의 끝, 근대적인 것이 더 이상 감당할 수 없어 일어난 폭발 현상이다.

2008년부터 시작되는 21세기는 새 세기의 시작을 넘어 ‘근대이후’ 새 역사시대, 새 문명시대, 전개의 시작이다. ‘밝은’ 새 역사, 행복과 번영이 약속된 새 문명의 전개가 아니다. 그렇다고 지구 종말이 예정돼있고 ‘불편한 진실’처럼 인류 최후의 비극이 불가피한 것만도 아니다.

미국 주택금융 불실에서 시작된 세계적 금융위기는 G7, G15, G20 협력이 성공하고 신 브레튼우즈 체제가 골격을 세우고 그 탄생의 가능성이 보이면 일단 잠정적으로 잠재울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글로벌 금융 쓰나미의 원천인 자산 거품과 금융공작(engineering) 그리고 이를 가능케 한 금융, 기업, 정치의 도덕적 부패가 교정되지 않는 한 구제금융 쓴 규모만큼의 효력으로 끝난다. 구제 금융이 기대하는 실질적 효과 즉 주택과 금융의 ‘가격’의 회복과 ‘신용’의 회복은 불가능할 것이다. 금융 공작주의 즉 금융을 산술과 파생과 변측을 통하여 전 세계를 대상으로 돈벌이 금융인의 탐욕을 충족시키는 기능으로만 전락시키고 금융의 기초이자 원리인 신용을 파손시키고 이런 파손을 가능케 한 회계, 감독, 신용평가, 규제 기관(의회, 정부, 중앙은행, 증권 감독기관)이 모두 ‘로비’라는 이름으로 제도화한 부패앞에 굴복하는 ‘도덕적 해이’가 제거되지 않으면 언제든지 금융 쓰나미는 또 오게 된다. 그때는 금융 위기에 그치지 않고 세계적 규모의 실업, 정치 불안, 민란, 환경재앙, 전쟁이 겹치는 복합 쓰나미가 오게 된다. 그렇게 되면 ‘근대이후’는 극단의 불행을 통해서만 등장한다.

지금부터 신 브레튼우즈 체제는 이런 지구촌적 관점, 금융공학을 넘는 도덕적 기제가 작동할 수 있는 차원까지를 고려하며 시작되어야 한다. ‘투자금융, 헤지펀드의 몰락’, ‘IT가 만든 첫 금융위기’, ‘금융황제 그린스팬의 실패’, ‘신고전학파 경제학의 퇴장’, ‘월스트리트 신자유주의의 한계’, ‘미국식 자본주의의 종말’, ‘글로벌 자본주의의 원죄’, ‘미국시대의 종말’, ‘서방기업 지배시대의 종말’... 현 금융위기를 진단, 전망하는 온갖 용어들이 박력 있게 등장하고 있다. 한 국가, 한 이데올로기, 한 이론, 한 기능의 효율성의 저하 때문에 온 것이 아니다. 그 핵심은 인류가 역사이래 계속 진보하며 축적해온 기본, 기초, 인간사회의 원리를 너무 오랫동안 배반했기 때문에 온 결과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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