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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北 원전 방안’ 누가 왜 만들고 지웠나
 
2021-02-03 11:07:57

◆ 김형준 명지대학교 교수는 한반도선진화재단 정치개혁연구회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북한에 원자력발전소 건설을 추진했다는 의혹을 둘러싼 정치권의 공방이 격화하고 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북한에 원전을 지어주려고 한 것은 충격적인 이적행위”라고 했다. 반면, 청와대는 “북풍 공작과도 다를 바 없는 무책임한 발언으로 법적 조치를 포함해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맞섰다. 무엇이 진실인지 확인되지 않은 채 사실과 의혹이 충돌하면서 정치 공방만 가열되고 있다.

지금까지 확인된 사실은 2018년 4월 27일 1차 남북정상회담이 판문점에서 열렸고, 문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한반도 신경제 구상’이 담긴 이동식저장장치(USB)를 건넸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정상회담 직후인 5월에 북한 원전 추진 계획을 담은 17건의 문건을 작성했다. 북한 원전 문건은 산업부 공무원이 감사원의 월성 원전 1호기 감사 전날 삭제한 파일 530개 가운데 들어 있었다. ‘북한 원전 추진’ 문건을 둘러싼 핵심 의혹은 세 가지다.

첫째,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전달한 USB에 어떤 내용이 담겼는가. 둘째, 산업부 공무원이 누구의 지시에 따라 향후 북한 원전 건설 추진을 위한 내부 검토 자료를 작성했는가. 혹시 북한의 요청에 따른 것은 아닌가. 셋째, 산업부 공무원이 월성 원전과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북한 원전 문건을 왜 필사적이고 조직적으로 삭제했는가이다.

산업부는 “남북경협이 활성화될 것에 대비해 아이디어 차원에서 검토”한 자료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해당 파일들을 삭제한 이유를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여당은 “정상회담에서 원전은 논의된 바도 없고 거론된 적도 없다”고 했다. 정부·여당이 그렇게 당당하다면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성역 없는 수사를 자청하는 게 옳다. 더 큰 혼란을 피하기 위해서는 국정조사보다 특검이 더 효율적인 방안이다. 만약 북한이 비핵화하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가 탈원전을 주장하며 북한에 핵연료를 제공할 수도 있는 원전 추진을 구상했다면 이는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반국가적 행위다.

김대중 정부 시절부터 지금까지 옷 로비 특검(1999년), 대북 송금 특검(2003년) 등 모두 12번의 특검이 도입됐지만 대체로 큰 성과를 내지 못했다. 수사 대상이 “살아 있는 권력”이고 ‘의혹 제기-검찰 수사-특검’까지 상당한 시차가 있어 진실이 왜곡, 오염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정농단을 수사했던 박근혜·최순실 특검(2016년)은 달랐다. 야당이 전권을 가진 끝에 특검이 임명됐고, 검찰 수사가 무르익던 때 특검 활동이 시작돼 연속성을 가졌기 때문이다. ‘북한 원전 특검’이 성과를 내려면 이런 원칙과 조건들이 충족돼야 한다.

특검은 앞서 제시한 의문들과 청와대·산업부의 해명이 진실인지 명백히 밝혀야 한다. 그리고 정부·여당은 ‘구시대 유물 정치’와 같이 이 사안을 정쟁으로 몰아 본질을 흐려선 안 된다. 문 대통령의 취임사 약속처럼 거짓으로 불리한 여론을 덮으려고 해서도 안 된다.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은 ‘워터게이트 사건’이 아니라, 거짓말을 했기 때문에 탄핵 위기에 몰려 사임했다. 단언컨대, 정직이 최상의 정책이다. 진실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더구나 국민은 결코 어리석지 않다. 진실을 왜곡하고 은폐하는 세력을 반드시 심판하고 응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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