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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새해 무감어수(無鑒於水) 교훈을 떠올리다
 
2021-01-18 10:58:38

◆ 한반도선진화재단의 후원회원이신 조평규 중국연달그룹 전 수석부회장의 칼럼입니다.


사회지도층 아시타비·내로남불 눈살 찌푸리게 해'물' 아닌 '세상'에 자신을 비춰 정직한 평가 받아야
옛 현인들은 ‘무감어수(無鑒於水)’라는 경구를 마음에 담고 살아왔다.

‘무감어수’란 물에 자기의 얼굴을 비추어 보지 말라는 말이다. 물에 자기의 얼굴을 비추어 보면, 자기가 만들어 내는 모습만 볼 수 있을 뿐, 자기 자신의 참 모습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인간은 사회적으로 연결되어 살아 가야하기 때문에 여러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사람들과의 관계를 통해 그 사람의 인품을 평가 받는 게 가장 정확하다고 보는 것이다.

이처럼 선인들은 본질이 아닌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을 통해 사람을 평가하는 것을 경계하고, 실사구시(實事求是)의 정신을 강조하고 있다. 우리는 오직 사람들과의 어깨동무를 통해 흔들리지 않는 인격(人格)을 기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최근 우리 사회를 혼돈으로 몰아가고 있는 것은 사회 지도층의 ‘아시타비(我是他非; 내가 하면 옳고 남이 하면 잘못)’의 뻔뻔함 때문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는 세상에 드러나는 자기의 언행을 통하여 평가 받으라는 ‘감어인(鑒於人)’ 의 교훈을 망각했기 때문이다. 똑같은 행위를 할지라도 ‘자기는 옳고 남은 틀렸다’ 는 이 시대의 집단적 증후군은 우리 사회를 갈등과 불신, 그리고 적대감으로 몰아가고 있다.

사람과의 관계는 자유경쟁시장과 닮은 점이 많다. 그 사람의 언행이 일치하고 신의가 있으면, 많은 사람들의 신뢰를 받고 존경을 받는다. 실력과 능력을 갖춘 사람은 겉으로 드러나는 것에 크게 개의치 않는다. 달콤한 말과 화려한 외관에 신경 쓰는 사람은 대개 속 빈 강정과 같은 경우가 많다. 

‘내로남불’하는 사람들은 이기적이고 위선적이다. 사회적으로 약자인 사람들을 위하는 척 하면서 개인의 이익을 챙기고, 자기 자식을 좋은 대학에 보내기 위해, 자기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불법 행위를 일삼는다. 잘못된 행위가 들켜도 끝까지 인정하지 않고 버틴다. 같은 패거리들은 이들을 보호하는데 모든 네트워크를 동원하여 보호한다. 자기가 짓는 표정을 자기만 볼 수 있는 거울에 비추어 자위하는 것은, 몰염치의 극한에 다름 아니다.

오늘날 우리는 마음만 먹으면 원하는 정보를 실시간으로 얻을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신상을 털려고 마음만 먹으면 몇시간 안에 모든 게 털린다. 오랫동안 잘 관리한 좋은 평판도 하루아침에 땅에 떨어 질 수 있다. 세상의 좋은 평판을 얻으려면, 자기의 잘못은 그때그때 정직하게 공개하고, 선행이나 자랑거리를 숨기는 편이 낫다. 진실은 언젠가는 세상에 드러나기 때문이다.

타인으로부터 지속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는 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이전투구의 진흙탕같은 세상 속에서도 청초한 연꽃처럼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우리는 종종 볼 수 있다. 그런 사람들은 대개 인간에 대한 강한 애정을 가진 사람들이다. 가슴으로 주변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공감하며 포용과 관용을 생활 속에서 실천한다. 배려와 존중의 마음이 체질화 돼서, 만나는 대상에 대해 빈부귀천을 따지지 않고 일정한 태도를 견지한다.

다른 사람의 눈에 좋은 평가를 받으려면 스스로 옷깃을 여미고 자기 행동을 다스려야 한다. 타인에게 보이기 위한 겸손이나 배려가 아니라, 자기의 인품 속에 그것들이 배여 있어야 한다. 연출되거나 의도된 겸양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드러나기 마련이다. 숨기다가 들키면 오히려 더 혹독한 비판을 받게 된다.

공자는 논어에서 ‘본립도생(本立道生)’,  즉, 근본이 바로서야 도(道)가 생겨 난다고 했다. 중용의 핵심 가르침 중 하나는 ‘숭본식말(崇本息末)’ 이다. 근본을 높이고 숭상해야 끝이 번성한다는 뜻이다. 근본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이다. 근본적인 것이 아닌, 지엽말단적인 것에 매달리는 세태는 개탄스럽다.

국가 최고 권력자나 장관, 국회의원 등 고위공직자들은 공·사적으로 일거수 일투족이 모든 사람들에게 노출되고 실시간으로 평가 받는 시대다. 요즘 그들의 태도는 세상의 평가를 무시하고, 자기가 짓는 표정만 보는 물에 비춰보는 ‘감어수(鑒於水)’ 형국이다. 자기가 믿는 이념이나 일부의 지지자들에게만 자기를 비춰 보고, 그들의 평가에만 매달린다.

철학자 최진석 교수는 ‘시선의 높이’가 그 사람의 인격 수준이라고 가르친다. ‘지적으로 높은 시선을 갖지 못하면 개인이나 국가 모두 선도적인 위치에 도달 할 수 없다’고 말한다.

인간의 모든 삶은 철학, 예술, 문화, 인문적으로 지적 수준을 높이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우리 앞에 놓은 한계를 뛰어 넘을 수 있고, 주도적인 시선으로 세계를 보고 자주적인 삶을 살 수 있다.

물에 자기의 얼굴을 비춰 볼 게 아니라, 세상에 자기를 비춰 정직한 평가를 받아야 올바르고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다.

이제 우리는 새로운 한 해를 맞이했다. 사람들은 코로나를 막기 위해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다닌다. 세상은 서로 연결된 관계의 사회다. 내가 접촉하는 모든 사람이 건강해야 내가 위험하지 않게 된다. 세상 사람들과 함께 호흡하며 노력해야 난관을 극복 할 수 있다. 자기만은 특별하고 특권을 누려도 된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물에 자기의 얼굴을 비추어 보지 말라는 ‘무감어수’의 교훈을 실천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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