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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수출·고용 가로막는 규제 융단폭격
 
2020-12-22 13:31:21

◆ 칼럼을 기고한 강성진 교수는 현재 한반도선진화재단 정책위의장 겸 국가전략연구회장으로 활동 중입니다. 


반시장적 규제, 포퓰리즘적 규제, 기업 연좌제 그리고 이중규제. 요즘 다수 국회 의석을 가진 여당이 전방위적으로 밀어붙이는 기업 규제 강화 법안 제정에 대한 표현들이다. 지난 16일 대한상공회의소를 비롯한 30개 경제단체와 업종별 협회는 한목소리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안(중대재해법) 제정 반대 의사를 밝혔다. 사망 사고 시 사업주와 경영책임자를 인과관계 증명 없이 책임을 과도하게 부과해 사고 예방보다 기업 활동을 억제하게 만든다는 이유였다.

같은 날 한국경영자총협회가 발표한 설문 조사 결과를 보면 기업들의 반응은 참담하다. 654개 기업 중에서 90.9%는 중대재해법 제정에 반대하고, 95.2%는 처벌 수준이 과도하다고 답했다. 심지어 경영에 중대한 영향을 받는 대상도 중소기업(89.4%)이 대기업(7.2%)보다 많을 것으로 전망했다. 경쟁 시장의 약자인 중소기업이 오히려 더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들의 절규는 이 법 때문만은 아니다. 이미 지난 9일 국회를 통과한 이른바 ‘공정경제 3법’(상법, 공정거래법, 금융그룹감독법)도 기업 규제를 강화하는 법안들이다. 그리고 최근 국회에서 의결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 조정법’(노조법)은 노사 양측으로부터 불만족스럽다고 비판받고 있다. 또한, 노동이사제와 국민연금의 스튜어트십 코드 등도 있다. 이미 문재인 정부는 ‘소득주도성장’이란 미명 아래 노동시간 단축, 최저임금 인상, 임금피크제 폐지 등으로 숨 막힌다고 아우성치는 기업들에 돌멩이를 우박처럼 쏟아붓고 있다.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국내 경제 여건은 사상 최악이다. 통계청 발표를 보면 지난 11월 취업자가 지난해보다 2만3000명이나 줄었다. 9개월 연속 감소한 것으로,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최장기간 감소다. 또한, 실질적인 실업자로 분류될 수 있는 ‘쉬었음’은 21만8000명이 늘어 통계 작성 이후 최다였다.

정부와 여당은 이런 상황에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규제가 곧 ‘정의’이고 ‘공정’이라고 믿는 듯하다. 그러면서 한편으론 경제성장을 이끌어 가는 건 수출 덕분이라고 기업의 역할을 강조한다. 규제가 강화돼 경영 여건 개선보다 경영권 방어에 더 힘을 쏟아야 한다는 기업들의 절규는 듣지 못하는 듯하다.

기업 규제를 선과 악으로 구분할 순 없으나, 객관적인 기준과 정당성이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선진국 그룹인 OECD 평균이 있다. 산업재해법이 주요 선진국보다 처벌 수위가 높다는 주장을 새겨들어야 한다. 세계경제포럼(WEF)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노동시장과 관련해 정리해고비용(116위), 고용·해고 관행(102위) 등 세계 수준에 뒤떨어진 노동시장 유연성 관련 대책에 대해선 애써 눈을 감고 있다. 또, 전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3% 룰은 어떤가?

더욱 심각한 것은, 각종 규제법이 동시다발적으로 너무 급하게 시행된다는 점이다. 이미 지난 10월부터 산업안전보건법이 시행 중인 만큼 사고에 대한 처벌 강화 효과를 본 다음에 중대재해법을 제정해도 늦지 않다는 항변도 있다. 정치권에서는 주 52시간 근무제가 도입이 되자마자 ‘주4일제’ 공론화를 주장한다. 섣부른 기업 규제 강화는 요즘 고용 한파로 힘든 근로자들에게 행복과 만족이 아니라, 불행과 고통을 안겨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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