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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시대착오 부동산觀이 키운 주택苦
 
2020-08-20 10:18:00

◆ 칼럼을 기고한 강성진 교수는 현재 한반도선진화재단 정책위원회 국가전략연구회장으로 활동 중입니다. 


‘나라가 니꺼냐’. 지난 광복절에 수만 명이 모인 광화문 집회 때의 팻말 문구다. 이를 반영하듯 정부·여당과 대통령의 지지도도 급락했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부동산 정책이 최근 6주 동안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부정 평가 원인 중 1위였다. 지난 10일 문 대통령의 ‘집값 상승세 안정’이나 정부·여당의 ‘부동산 가격은 곧 안정된다’는 발언은 지지율 하락에 불을 지폈다. 같은 한국갤럽 조사에서 58%가 ‘집값이 오를 것’으로 답하고, 66%는 ‘전·월세 값이 오를 것’이라고 답했다.

3년여 동안 23번의 규제 정책에도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는 이유는 뭘까?

먼저, 집권 세력의 시대착오적인 부동산 철학이다. 토지공개념이니 주택은 공공자산이라는 발언을 보자. 100년 전 이를 주장한 헨리 조지가 한국에서 자신의 주장이 실현되지 않을지 기대하고 있을지 모른다. 모든 지대(地代) 즉, 토지 사용에 따른 이득은 불로소득이니 세금으로 환수하라는 그의 주장은 아직 어느 나라도 시행하지 않고 있다. 가격 상승을 불로소득이라 하고 회수한다고 하자. 하락하는 경우 손실은 정부가 모두 보상할 것인가? 사유재산을 인정하는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채택한 국가에서 국민의 사유재산을 이용하는 데 대해 국가가 관리하겠다는 발상은 너무 오만하고 이기적이지 않은가? 토지를 국가가 소유한 북한이나 중국에서도 이렇게 하지 않는다.

둘째, 부동산 문제를 정치와 사회 이념 문제로 풀려는 왜곡된 시각이다. 무주택자가 죄인이 아니듯이 유주택자도 죄인이 아니다. 특히, 다주택자를 투기꾼으로 모는 이념적 시각을 버려야 한다. 그들은 ‘내 집 값을 내가 올린 게 아니다’라고 할 것이다. 이번 정부에서도 장려했듯이 임대사업자들이 있어야, 당장은 집을 구매할 여력이 없는 저소득층이 전세나 월세로 지낼 수 있다. 1가구 1주택이 가장 이상적이지만, 아직은 여력이 안 되는 저소득층이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셋째, 시장의 수요와 공급에 대한 무지다. 좋은 주택에 대한 소비자는 전국의 모든 국민이다. 가격이 높아 사지 못할 뿐이다. 그래서 균형가격 수준을 알아보는 게 중요하다. 초과 수요가 있는 한 가격은 내려가지 않는다. 최근 조사처럼 국민이 가격이 오를 것이란 기대가 큰 상황이라면 더욱 그렇다. 초과수요가 매우 크다고 하자. 공급을 늘려 가격을 인위적으로 내리더라도 주변 지역 소비자들이 진입해 수요가 증대해 오히려 가격 상승을 일으킨다. 최근 저가로 공급하는 임대주택이 로또가 되는 이유다. 이런 공급마저 이번 정부는 외면했다. 수요 분산 정책도 같이 시행돼야 한다. 정부는 자율형 사립고를 없애서 교육 혁신을 시도했지만, 강남 주택에 대한 수요만 증가시켰다.

끝으로, 규제나 세금으로 가격을 조정하려는 시도는 성공하기 어렵다. 경제원론의 조세귀착 개념을 부동산에 적용해 보자. 양도세나 취득세 등 세금을 올리면 임대인만이 아니라, 전세나 월세 가격이 오르게 만들어 임차인도 세금 부담을 진다. 규제는 더욱 그렇다. 한국감정원 자료를 보자. 부동산 규제가 강화된 노무현 정부에서 강남의 종합주택(아파트, 연립·단독 주택) 매매가격은 39.4% 올랐다. 문 정부에서는 지난 7월까지 13.5%가 올랐다. 규제가 완화된 이명박(-0.9%)과 박근혜(9.5%) 정부 때에 비해 매우 높다. 규제를 강화한 정부에서 더욱 크게 가격이 올랐다. 김대중 정부의 규제 완화로 노무현 정부 당시 부동산 가격이 올랐다고 주장한다면 할 말이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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