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선진화재단 선진통일연구회장으로 활동 중인 조영기 연구회장의 문화일보 칼럼입니다.
교육부와 통일부는 2014년부터 매년 학생들의 북한 및 통일 인식 변화를 조사하기 위해 ‘학교 통일교육 실태조사’를 한다. 2018년 실태조사는 지난해 10∼12월 사이 전국 초·중·고교생 8만여 명과 교사 4000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지난 12일 그 결과가 보도됐다.
내용은 충격적이다. ‘북한 정권을 우리의 적(敵)이라고 생각한다’는 비율이 2017년 41%에서 2018년 5.2%로 급락했다. 반면, 북한 정권은 ‘협력해야 하는 대상’ ‘우리가 도와줘야 하는 대상’이라고 생각하는 비율은 늘었다. 특히, 2014년 이후 꾸준히 증가해 온 ‘우리의 적’이라는 인식이 1년 만에 8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또, 북한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나 생각으로 ‘독재·인물’을 꼽은 응답은 2017년 49.3%에서 2018년 26.7%로 절반 가까이 줄었고, ‘한민족·통일’은 8.6→24.9%로 3배 정도로 늘었다. 한마디로, 북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줄고 긍정적 인식은 늘었다.
초·중·고 학생들의 북한 정권에 대한 급격한 인식 변화는 지난해 3차례의 남북 정상회담, 정부의 김정은에 대한 인위적인 긍정적 이미지 부각 노력 등이 큰 영향을 끼쳤다. 또, 학교 현장의 왜곡된 통일교육 영향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곧, ‘남북 수학여행 추진’ ‘북한 바로알기’ ‘남북 공동 역사 교과서 제작’ 등 통일교육 정책을 쏟아내면서 북한의 실체와 실상을 호도한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그리고 방송 매체가 북한의 실상을 정확히 전하기보다는 긍정적 이미지 만들기에 적극 동참한 것도 큰 영향을 미쳤다. 특히, 지난해 교육방송(EBS)의 자회사 EBS미디어가 ‘세계 최연소 국가원수’라는 김정은의 인형을 제작·판매한 것은 정부의 암묵적 노력 정도를 짐작하게 한다.
자유민주주의의 적은 전체주의다. 북한 정권의 실체는 주체사상을 기반으로 하는 전체주의 체제다. 따라서 북한 정권은 대한민국의 안보를 실질적으로 위협하는 분명한 ‘우리의 주적(主敵)’이다. 또한, 북한 전체주의 정권은 ‘김일성민족’을 고집하고 ‘한민족’을 부정하는 점에서 ‘민족의 적’이다. 그리고 북한 정권은 핵무기를 앞세워 대한민국 적화·흡수 통일의 야욕을 버리지 않는 경계의 대상이다. 이런 북한의 실체를 무시한 상황에서 ‘북한 바로 알기’를 통해 남북 관계 발전을 추구하는 것은 허구이며, 우리의 정신전력을 훼손하는 반(反)국가적 행위다.
국가 존립을 위한 국가안보 전략의 핵심은 ‘적어도 대한민국에 대한 공격이 이익보다 손실이 많음을 확실히 알릴 정도의 국방력을 갖춰 자강(自强) 능력을 완비하는 것’이다. 특히, 자강 능력은 물리적 자강(군사능력) 못지않게 정신적 자강도 중요하다. 또 하나, ‘우리의 적’을 정확히 인식하는 것도 핵심이다. 따라서 남북관계에서 자강의 첫걸음은 북한 정권에 대한 실체를 정확히 파악해 대비하는 것이다. 특히,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지난 12일 언급했듯이 “김정은의 의도는 ‘북한의 비핵화(denuclearization)가 아니라 한국의 비무장화(demilitarization)’”라는 현실에도 대비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의 자강 능력 향상은 실제적 위협에는 외눈박이가 됐다. 국방백서에서도 주적이 사라지고, 친북 정향의 교육으로 국가 정체성을 훼손하는 일이 일상화해 정신적 자강 능력은 크게 약해졌다. 이제 대한민국의 정체성 회복과 자유민주주의의 발전을 위해 학교에서 북한 정권의 실체적 진실을 알리는 교육이 절실하다. 그래야 국혼(國魂)도 바로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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