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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안] 통일이 대박이라 북의 미사일 발사 예의주시만 하나
 
2014-03-28 15:16:28
<칼럼>군사적으로 가능한 최악의 상황 상정해야
'시위용' 타령 멈추고 추측 아닌 정보로 판단을


북한이 26일 새벽 또다시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하였다. 이번에는 동해안의 원산 근처가 아니라 평양 북쪽 숙천 일대에서 발사하였고, 650km를 날아가 한국과
일본 사이의 공해에 떨어졌다고 한다. 이번에 발사된 미사일은 노동 계열 미사일로 추정된다고 한다. 노동 미사일은 1300km까지 비행할 수 있고, 북한이 핵탄두를 탑재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미사일로 판단되고 있다.

이에 대하여 국방부 대변인은 긴급 브리핑을 통해 “이는 최근 핵안보정상회의와 한중, 한미일 정상회담에서의 북핵 불용원칙 표명, 연례적인 한미연합 독수리(FE) 연습에 대한 반발 및 탄도미사일 발사 능력 과시 의도로 판단된다”라고 발표하였고, “이번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명백히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것이며 대한민국과 국제사회에 대한 엄중한 도발”이라고 경고하였다. 그리고 “우리 군은 긴밀한 한미
공조 하에 북한의 추가 발사 가능성에 대해 감시를 강화하면서 만반의 대비태세를 확고히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하였다.

결국 이번의 북한 미사일 발사도 한국에 대한 “시위용”으로 판단된다는 것이고, 한국은 지금까지와 같이 “예의 주시”하기만 할 것이다. 다수의 북한 전문가들이 언론에 나와서 국방부와 비슷한 의도를 추측하게 될 것이다. 너무나 익숙한 데자뷰(Dejavu)이지 않은가? 정말 북한이 계속 미사일을 발사해도 우리는 계속 시위용으로만 받아들이고 경고만 하면 되는 것인가?

“추측”이 아니라 “정보”가 필요

북한은 금년 들어서 집중적으로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는데, 2월 21일과 27일, 3월 3일, 3월 4일, 3월 16일, 3월 20일, 3월 23일, 그리고 3월 26일에 계속하여 미사일을 발사하였다. 금년에 북한이 발사하였다고 국방부가 공개한 미사일의 숫자만 60발이 넘고, 그 종류도 다양하다. 스커드 B, 스커드-C, 300미리 방사포, 프로그(FROG) 미사일, 그리고 노동미사일까지 발사하였다.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더라도 우리는 그다지 걱정할 것이 없는 것으로 지금까지는 분석되고 있다. 다수의 전문가들이 너무나 자신만만하게 “시위용”이라고 단언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은 구식 미사일을
폐기처분하는 것이라고까지 말하기도 하였다. 밤에 미사일을 발사하는 것을 우리에게 피로감을 주거나 미국의 낮 시간대를 고려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사람도 있다. 그들은 어떻게 북한의 미사일 발사의도를 그렇게 잘 알게 되었을까? 가만히 앉아서도 북한의 의도를 읽어내는 신통력을 갖고 있는 것일까?

당연히 한국에서 추측하는 바는 맞을 가능성보다는 틀릴 가능성이 높다. 북한이 어떤 목적으로 미사일을 발사하였는지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갖고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잣대에서 추측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내가 김정은이라면 그렇게 하겠다는 가정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정은이 우리의 국방부나 우리의 북한 전문가들과 유사한 사고 및 판단체계를 갖고 있다고 어떻게 장담할 수 있는가?

사위용이라는 분석은 북한이 이와 같은 많은 미사일 발사를 설명하지 못한다. 시위는 몇 발의 미사일을 발사하는 것으로 족할 것이기 때문이다. 구식 미사일의 폐기라는 말도 스커드나 노동미사일의 발사를 설명할 수가 없다. 야간에 발사하는 것이 피로감을 주거나 미국의 낮시간들 이용한다는 추측보다는 미사일의 이동을 들키지 않기 위한 노력이라는 설명이 더욱 설득력이 있다. 어느 경우든 명확한 증거없이 우리 나름대로 추측하는 것으로서 어떤 의미를 부여하기가 어렵다.

북한이 왜 미사일을 발사하였는지, 실제로 어떤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추측”이 아니라 “정보”를 통하여 분석해내야 한다. 통신감청을 하든,
영상정보를 확인하든, 정보원을 활용하든, 다양하면서도 적극적인 정보활동을 통하여 북한 수뇌부가 어떤 지시를 내렸고, 그 의도가 무엇이며, 실제 능력이 어떤 지를 알아내야 한다. 그렇지 않은 상태라면 우리는 북한의 의도나 능력을 알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알지 못한다는 것을 인정이라도 하면 알고자 노력하지만, 잘못 알고 있으면서도 안다고 우기는 것은 알고자 노력도 하지 않는 것이라서 더욱 위험하다.

▲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23일 오전 0시52분부터 2시21분까지 강원도 원산 인근에서 단거리 로켓 16발을 추가 발사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22일 새벽에도 동해로 단거리 로켓 30발을 발사했다. 사진은 23일 오전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에 전시된 미사일. ⓒ연합뉴스

군사적으로 가능한 최악의 상황을 상정해야

북한의 미사일은 “무기(武器)”이고 당연히 군사적 목적으로 발사할 가능성이 높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하여 정치적인 의도만을 추측하고자 할 것이 아니라 어떤 군사적 목적으로 이와 같은 연속적인 미사일 발사를 감행하는 지를 파악해내야 한다. 특히 우리에게 불리한, 다른 말로 하면 지금으로부터라도 대비노력을 경주해야하는 최악의 상황에는 어떤 것이 있는 지를 생각해내어 그것과 관련이 있는지를 계속 추적하면서 증거를 찾아야 한다.

예를 들면, 남북한 상황이 그들의 의도대로 진행되지 않을 경우 북한이 미사일로 수도권 및 휴전선 근처의 한국 도심지나 주요시설을 미사일로 타격하겠다는 복안을 수립한 상태에서 그를 위한 준비 또는 예행연습 차원에서 미사일의 성능을 점검하거나 성능을 개량하고자 시험발사할 가능성은 없는가? 또는 제한적인 도발을 감행한 후 미사일로 우리의 도심지나 주요시설을 타격하겠다고 위협함으로써 우리의 대응이나 응징을 차단하고자 하는 목적일 가능성은 없는가?

만일,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는 목적 중에 미사일을 통한 핵무기 사용이 포함되어 있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북한이 발사한 스커드-B, C와 노동미사일은 핵무기를 탑재할 가능성이 높은 무기가 아닌가? 북한이 핵무기 사용의 건의, 승인, 지시의 이행에 관한 제반 절차를 연습해보고, 최종적으로 모의 핵탄두를 만들어서 다양한 미사일 시험발사를 했을 가능성은 없는가?

국가안보는 최선의 시나리오가 아니라 최악의 시나리오를 생각해야하는 국가의 존망지대사(存亡之大事)이다. 개인의 경우 발병할 가능성이 높은
감기보다 가능성은 낮지만 치명적인 암에 더욱 절박하게 대비하는 것과 같다. 그런데 북한이 2개월 동안에 걸쳐 계속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지만, 우리는 계속 “시위용”으로만 가볍게 판단한 채 아무런 조치를 강구하고 있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정말 이렇게 해도 되는 것인가?

정보력 강화에 노력해야

한국은 이제 북한 미사일의 발사를 시위용으로만 해석하는 시각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가능한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그 중에서 실제로 어느 것인지를 파악하기 위하여 가용한 모든 정보노력을 집중해야 한다. 남한에게 애매한 시위용 메세지를 전달하기 위하여 북한이 수십억이나 되는 미사일을 이와 같이 연속적으로 발사할 것으로 판단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특히 한국은 현재의 북한 미사일 시험발사가 차후 어떤 도발을 감행하기 위한 준비인지를 면밀하게 주시하면서 판단해볼 필요가 있다. 북한의 입장에서 도발하기에 최적의 장소는 서북도서지역인데, 그 지역은 한국군이 상당한 강도로 대비하고 있다. 대신에 북한의 미사일에 대하여 한국은 방어할 능력 자체가 없고, 따라서 100% 성공한다는 확신으로 감행할 수 있다. 한국 정부는 북한의 미사일 도발 가능성을 심각하게 고려한 상태에서 그를 위한 선제 및 보복을 위한 계획과 수단을 점검하고, 미국과 어떻게
유기적으로 협력하며, 국제적으로 어떤 조치를 취하고, 국민들의 혼란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은 어떤 것이 있는지를 사전에 검토해 놓을 필요가 있다.

나아가 북한이 핵무기 투발 연습을 했을 가능성도 포함하여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북한이 핵공격을 준비하고 있다면 너무나 심각한 사태이기 때문이다. 가용한 모든 정보수단을 동원하여 일련의 북한 미사일 발사가 북한의 핵무기 개발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를 파악해내고, 그에 근거하여 필요한 조치를 강구해 나가야할 것이다.

특히 한국은 북한이 핵미사일을 발사하려고 하는 ‘명백한 징후’가 발견되었을 경우 그 위치를 어떻게 파악하여 지상에서 사전에 파괴할 것인지에 관한 사항을 토의해야할 것이고, 그래도 북한의 핵미사일이 발사되었을 경우 그것을 어떻게 추적하여 공중에서 요격시킬 것인지를 검토해야 할 것이다. 한국의 능력이 미흡하다면 미국의 지원을 요청해야할 것이다. 나아가 극단적인 상황에서 핵무기가 한국에 투하되었을 경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어떤 조치를 사전에 강구해야할 것인지를 토론하고, 필요한
과제를 도출하여 실천하여야 할 것이다.

아무런 증거도 없이 “추측”하던 태도에서 벗어나 북한의 정확한 의도와 능력을 알아내기 위하여 지금부터라도 체계적이면서
과학적인 정보수집 및 분석활동을 전개한다면,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것이다. 우리의 정보수집 및 분석체계에서 미흡한 부분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여 이를 재정비한다면 차후의 더욱 큰 사태에 대한 대응력은 강화될 것이다. 그러나 계속적으로 즉흥적인 추측에 의존한다면 우리의 대비태세는 전혀 개선되지 않을 것이고, 북한만 시험발사를 통하여 그들의 계획을 구현할 수 있는 역량을 강화하는 셈이 될 것이다.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할 정도로 국가안보나 국방은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그 최악의 상황으로부터 국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하여 노력하는 것이다.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여 대비할 경우의 낭비를 두려워하여 주저할 경우에는 국가의 존망 자체가 위태로워질 수 있다.
보험료가 아까워 머뭇거리다가 대형사고를 당하여 낭패를 보는 것과 유사하다. 지금까지 우리의 역사를 되돌아보면 최악의 상황을 고려하는 데 익숙하지 않는 모습이 적지 않았고, 그로 인하여 다수의 전란을 경험한 바 있다.

북한은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고, 그것을 미사일에 탑재하여 공격할 능력을 구비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의 계속적인 미사일 발사를 “시위용”으로만 분석한 채 “예의주시”만 하고, 아무런 조치를 강구하지 않을 것인가? 우리가 선조들의 철저하지 못한 대비를 아쉬워하듯이 후손들이 우리의 나태함을 질책하지 않겠는가?

글/박휘락 국민
대학교 정치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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