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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안] 전교조, 일본 군국주의자 역사교육론과 유사
 
2013-08-06 14:36:05

전교조, 일본 군국주의자 역사교육론과 유사

<칼럼>'한국사 수능 필수'에 반대하는 논리는 결국 수능 부정
전체주의자 신봉 '공동의 가치' 내세운 반자유민주주의적 발상


전교조는 8월 1일 한국사?
수능?필수화에 대한?의견서를 청와대와 4당 그리고?교육부에 전달했다. 그 의견서를 보면 자신들의 의견을 일방적으로 강요하거나 다른 사람 혹은 집단의 의견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입장을 논리적으로 주장하고 있었다.?

필자가 평소 알고 있는 전교조의 의견 표출 방식과는 사뭇 달랐다. 민주적 절차에 따라 공식적으로 의견을 내고 그 결과를 기다리는 모습이 필자에게는 정말 신선하게 다가오기도 했다.

자유민주주의?사회에서 누구든 자신의 의견을 제시할 수 있고,?공동체는 그 의견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또 존중하여 처리함으로써 사회 통합을 이룩할 수 있다. 청와대와 정부 그리고 여당도 전교조가 제출한 의견서를 합당하게 검토하여 적절하게 처리해줄 것을 당부하고 싶다. 특히 정부 관계자는 필요하다면 전교조의 관계자와 직접 면담하여 진의를 자세하게 묻고 청취하는 절차를 거치는 것도 좋을 듯싶다.?

최종적인 결정은 정부의 몫이 될 것이다. 그러면 전교조도 자신의 의견이 받아들여지든 그렇지 않든 그 결과를 겸허하게 수용하는 것이 민주 시민의 자세일 것이다.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된다.

필자도?역사교육학도로서 자신의 부분적인 의견을 밝히고자 한다. 그러나 필자는 역사 예비교사 양성에 직접 종사하기 때문에 이해 당사자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역사교육 강화론에 대해 스스로의 의견을 말하는 것은 공정함을 견지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때문에 필자의 개인적인 의견보다는 교원단체로서 한국사 수능 필수에 대해 처음 부정적인 견해를 공식 표명한 전교조의 논리를 분석?정리하는데 한정하여 자신의 의견을 밝히고자 한다.

전교조의 4가지 반대 이유와 그 본질

전교조는 한국사 수능필수의 반대 이유로서 다음의 4가지를 내세운다. 첫째는 한국사만 강조할 경우 자민족중심주의에 빠져 객관적인 역사인식이 결핍된다는 것이다. 따라서?세계사와 한국근현대사가 합쳐진 역사과목으로 필수화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 전교조가 한국사의 수능 필수에 반대하는데는 수능 자체에 대한 부정적 의견이 강하게 지배하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둘째는 한국사의 수능필수로 탐구와 토론 중심의?역사수업이 가로막히기 때문이란다. 즉 수능 필수화가 되면?대입에 역사수업이 종속되어 지식교육 일변도로 된다는 것이다.?

셋째는 한국사 교육 강화가 역사교육에 대한 국가 통제를 강화시킬 우려가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교과서 검인정 제도를 독립시키고 교사의 교육과정 편성권을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넷째는 수능 체제를 그대로 둔 채 한국사 교육을 강화하면 역사, 사회,?과학 교육의 기초가 흔들리고, 평가가 교육과정을 규정하고 왜곡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국?영?수 위주의 수능 체제를 개편하여?논술을 통한 유럽식?대학입학자격시험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요컨대 전교조의 위 4가지 주장은 일견 개방적이고 합리적이며 나아가 미래지향적인 것처럼 보인다. 따라서 경청할 부분도 분명 있다.?

하지만 한 발 더 들어가 생각해보자. 결국 무엇을 위한 논리인지를!?

전교조가 실제로 부정하는 것은 수능이다. 한국사이건 세계사이건 수능을 보는 것은 반대이다. 전교조는 왜 수능을 부정하는 것인가??

그 답에 대해 전교조의 보도자료에선 다음과 같이 말해준다. “일제식 평가시스템과 과도한 국가수준 교육과정으로 인해 근본적인 제약을 받고 있지만 이것은 교사의 본질적인 권리에 해당한다”라고 하면서 수능식 평가가 교사의 본질적인 권리를 제약한다고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므로 전교조는 한국사의 수능 필수화에 반대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면 수능에 의해 제약을 받은 교사의 본질적 권리란 도대체 무엇인가? 전교조는 K 교사의 말을 통해 대답한다. 즉 “과거의 역사를 현실과 접목시켜 학생들의 관심을 높이려는 시도에 대해 편협한 검열이 잣대를 대며 자기 검열을 강요하는 것은 역사교육을 죽이는 길이다. 교과서대로만 가르치는 교육이 어찌 학생들을 감동시킬 수 있을까?”라고 대답한다.?

요컨대 수능 때문에 교과서대로만 가르치게 된다는 것이다. 즉 수능이 검열의 잣대로 자기 검열을 강요하게 되어 교사가 주관적으로 과거의 역사를 현실과 접목시킬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전교조의 의견서는 실은 역사교사와 한국사학계에 대한 호소

요컨대 전교조는 한국사의 수능 필수화가 “역사교육을 죽이는 길”이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반대할 수밖에 없다고 서울 K 역사교사의 말을 빌려 완곡하게 주장한다. 동시에 수능 필수화를 하지 않고 현행대로 유지하면, 교과서대로 가르치지 않아도 되어 아쉬운 대로 과거의 역사를 현실과 접목시켜 학생들의 역사의식을 높일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타이르고 있다.?

의견서의 형식은 청와대와 4당 그리고 교육부를 상대로 이야기하고 있지만, 실제에 있어서는 먼저 전교조 내의 역사교사들을 점잖게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K라는 익명을 사용하는 것을 보면 아직 전교조 내 역사교사들 조차 의견이 모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전교조는 전국의 역사교사들과 한국사 연구자들에게 한국사 수능 필수를 지지하는 것은 협소한 교과 혹은 학과 이기주의에 빠지는 길이라고 의견서를 통해 완곡하게 경고하고 있다. 전교조의 대단한 레토릭(rhetoric)이다.

금후 우리나라의 역사교사를 비롯하여 역사교육학자 그리고 한국사 연구자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자못 흥미를 돋운다. ‘미디어오늘’에 역사교육?칼럼을 쓰는 한 중학교 역사교사는 전교조보다 앞서 보수세력의 한국사 강화론에 대해 분명하게 반대하는 입장을 표명하였고, 한겨레신문도 사설을 통해 수능점수 경쟁을 시키는 역사교육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였다.?

미디어오늘과 한겨레신문은 자신들이야 말로 ‘진보주의자’의 보편타당한 역사교육을 지향하며, 따라서 정의의 편이라고 주장하는 듯하다. 과연 전국의 역사교사들과 한국사 연구자들이 자신의 이해를 떠나 ‘정의’의 편에 설지 두고 볼 일이다.?

자유민주주의가 아닌 다른 가치교육은 결코 정당화 될 수 없다!

필자가 역사교육학도로서 한마디 분명히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전교조와 한겨레신문 등이 이야기하는 역사교육이 그다지 진보적이지도 않고 보편적이지도 않으며?일본?군국주의자들의 역사교육론과 매우 유사하다는 것이다.?

그 단면을 앞서 언급한 미디어오늘의 칼럼리스트인 권재원 씨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그는 “역사교육은 자라나는 미래 세대에게 우리 사회가 합의한 공동의 가치를 과거의 사건을 통해 가르치는 것이다”라고 가치교육을 중시하는 역사교육관을 명료하게 주장한다.?

가치를 중시하는 역사교육은 전체주의자들이 좋아한다. 자신들이 신봉하는 가치가 합의된 공동의 가치라고 주장하며 다른 사람에게도 강요한다. 일본 군국주의자들도 그러했고, 스탈린식 공산주의자들은 더욱 그러했다. 권재원 씨는 자신이 주장하는 ‘우리 사회가 합의한 공동의 가치’가 무엇인지 분명히 해야 한다. 그는 “우리가 추구해야 할 역사교육은 한국사를 ‘민주주의’를 중심에 두고 바라보는 사관에 입각한 것이라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재 우리나라 역사교육의 가장 큰 문제의 하나는 우리 사회가 합의한 공동의 가치가 ‘자유민주주의’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역사교육계의 주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들은 대체로 역사교육에서 2가지를 반대한다. 하나는 사실을 중시하는 객관주의적 역사교육이고 다른 하나는 국가와 민족을 앞세우는 우파 전체주의 교육이다. 한국사의 수능필수를 반대하는 이유는 사실 위주의 객관주의 역사교육을 수능이 강제할 수 있다고 단정하기 때문이다.?

수능을 통해 강제되는 객관주의 역사교육이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자유민주주의 아닌 가치교육을 역사교사들의 주관에 따라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역사교육의 구조는 더욱 큰 문제이며 결코 좌시할 수 없는 문제다. 전교조와 한겨레의 레토릭에 전국의 역사교사와 한국사 연구자들이 어떠한 반응을 보일지 자못 궁금하다.?

글 / 이명희 공주대학교 역사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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