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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 오피니언 포럼] 北의 ‘정상국가化’가 근원적 해법
 
2013-03-12 14:49:28

北의 ‘정상국가化’가 근원적 해법


조영기/한반도선진화재단 선진통일연구소장
             고려대 인문대 교수·북한학


북한은 선전선동 기구를 총동원해 연일 유엔의 대북 제재 부당성을 강조하는 한편 핵전쟁 위협을 고조시키고 있다. 북한 외무성은 “3차 핵실험에 대한 유엔 제재를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의 산물”로 규정하고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정전협정의 백지화’와 ‘남북한 간 불가침 에 관한 합의들의 전면 무효’를 선언했다. 그리고 한·미 합동군사훈련인 ‘키 리졸브’ 연습을 핑계로 서울과 워싱턴에 ‘핵단추를 누를 수 있다’고 핵전쟁 위협을 고조시키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국제규범을 무시하고 지난 2월 12일 3차 핵실험을 강행한 북한에 대한 제재결의 제2094호를 지난 7일 회원국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제재결의가 만장일치로 통과됐다는 것은 국제사회의 우려가 심각하다는 방증이다. 이제까지 북한은 핵·미사일과 관련해 유엔 안보리로부터 이사회 결의 6건, 안보리 의장성명 6건, 언론성명 2건 등 총 14건의 제재를 받았다. 이 사실은 국제사회가 북한을 ‘불량국가(rouge state)’라고 주홍글씨를 새길 만한 충분한 근거가 된다.

유엔 결의 제2094호는 북한의 금융·무역 등 경제활동에 심대한 타격을 줄 수 있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특히 유엔 결의에는 캐치 올(catch-all)제도와 대량의 현금거래(bulk cash)를 통해 의심물품에 대한 수출입을 원천 차단했고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방법으로 모든 핵과 탄도미사일 개발계획을 포기할 것을 명시했다. 그만큼 국제사회가 북핵 문제를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증거다. 그래서 국제사회는 지난해 12월 장거리미사일 발사 이후 3개월 만에 유엔 결의 제2094호를 통과시킨 것이다.

올해는 북핵 위기가 발발한 지 20년, 6자회담이 시작된 지 10년이 되는 해다. 20년 동안 대화와 협상을 통해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하려는 국제사회의 노력을 비웃기라도 하듯 3차 핵실험을 했다. 그리고 2012년 개정헌법 서문에다 ‘핵보유국’을 명기했다. 지난 20년의 역사가 우리 모두에게 주는 교훈은 북핵 문제는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해결될 수 없다는 점이다. 그리고 북한은 비정상 정권이기 때문에 정상적인 대화와 협상으로는 반드시 실패한다는 점이다.

핵무기가 공포의 대상인 것은 핵이 가지고 있는 무제한의 폭력성 때문이다. 특히 북한이 ‘불량국가’라는 점을 감안할 때 북한의 3차 핵실험은 핵을 앞세워 무제한적인 폭력 행사의 가능성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북한 정권에 있어 핵이 위험한 것은 대한민국을 위협하는 유용한 수단으로서뿐만 아니라, 테러 집단과의 거래를 통한 달러벌이 수단으로 악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북한의 핵과 미사일이 주민의 식량을 담보로 했다는 점에서 북한 체제의 폭력성을 보여준다. 북한은 핵 무장의 정당성을 강변하고 있지만 북핵(北核)은 정의(justice)가 결여된 포악한 무기임을 증명한다.

북핵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근본 원인은 북한이 비정상 정권이라는 데 있다.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북한의 ‘정상국가화(normal state)’가 필연적으로 달성돼야 한다. 북한의 정상국가화란 내부적으로는 주민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데 최선을 다하는 것이며, 대외적으로는 국제 규범을 준수함으로써 평화에 기여하는 것이다. 북한 스스로 정상국가화의 길을 선택하는 것이 최선의 방책이다. 하지만 북한의 현 상황을 감안하면 그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따라서 국제 공조를 통해 북한이 정상국가의 길을 가도록 강제해야 한다. 또한 유엔의 제재 결의가 북한이 개혁·개방의 길로 나설 수 있는 촉매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국제사회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 바로 이번 유엔 결의 제2094호의 성실한 이행은 북한의 정상국가화를 통해 북핵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이라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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