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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칼럼] 한나라당은 해체하고 재창조하라
 
2010-06-25 09:38:02

 

조선일보 (2010. 06. 25)
오피니언 (A34면)

 
[박세일 칼럼] 한나라당 해체하고 재창조하라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

 


한나라당은 극좌 역사관 포퓰리즘 바로잡기 위해 무엇을 했는가?
시대적 소명을 못하는 정당은 오늘 죽어 내일 거듭나야 한다.

'한나라당은 이익집단입니까, 가치집단입니까?' 이 질문은 필자가 2004년 17대 국회 당선자대회 기조발제에서 제기한 질문이다. 천막 당사의 뼈아픈 경험을 딛고 가치집단으로 당의 환골탈태를 위해서였다. 6년이 지난 오늘 한나라당을 보면 이익집단적 성격이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번 지자체 선거를 보라! 이번 선거의 참패는 당의 분열과 갈등, 그리고 보수의 분열이 최대 원인이다. 왜 당과 보수가 분열했는가? 가치와 비전의 공유가 없기 때문이다. 오로지 개인과 계파이익 때문이다. 계파이익 때문에 당은 분열했고, 개인이익 때문에 모든 공천은 사천(私薦)이 되었다. 결국 가치집단이 아니고 이익집단이기 때문에 패배한 것이다.

21세기는 어떠한 시대인가. 자유주의, 시장과 법치, 소통과 참여가 더욱 중요해지는 시대이다. 지도자의 헌신성과 국민의 애국심이 더욱 요구되고, 분단된 국가가 통일하고 지역이 통합해야 발전하는 시대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지금 어떠한가. 자유보다 평등, 법치보다 떼법, 국가이익보다 각종 포퓰리즘이 난무하고 있다. 심지어 시민단체가 유엔에서 대한민국을 공격해 국민을 참담하게 만들고, 학교에선 대한민국을 부정하는 극좌(極左)적 역사관을 공공연히 가르치고 있다. 더 나아가 통일시대가 오는데, 아직도 우리는 '평화냐 전쟁이냐' 하는 허구적 선동에 속아 분단을 선호하고 통일을 회피하고 있다.

이러한 때 한나라당은 무엇을 하는가. 자유·시장·법치·통일과 애국심을 지켜야 할, 한마디로 '자유주의와 공동체'를 지키고 '민주통일'을 이루어야 할 한나라당은, 국민들에게 '선진화의 꿈'과 '통일의 용기'를 주어야 할 한나라당은 과연 무엇을 하고 있는가. 지난 기간 그들은 이익을 위해 가치를, 소리(小利)를 위해 대의(大義)를, 계파를 위해 당과 나라를 버리는 일을 서슴지 않았다. 극좌적 역사관을 바로 세우고, 평등주의적 포퓰리즘을 고치는 노력을 얼마나 했는가. 오로지 계파이익에 매여 수도 분할이라는 망국적 국가정책 하나 바로잡지 못하고 있는 여당이고 다수당이다. 이제 무엇을 가지고 변명할 수 있는가. 시대적 소명을 다하지 못하는 정당은 해체돼야 하고, 오늘 죽어 내일 거듭나야 한다.

어떻게 재창조할 것인가. 당을 가치정당·이념정당으로 만들어야 한다. 세계관과 역사관을 가진, 국가비전과 정책을 가진 정당으로 재구축해야 한다. 당명(黨名)도 바꾸고 당헌과 정강정책도 재창조해야 한다. 모든 기존 계파의 해체도 선언해야 한다. 이념과 가치보다 이익을, 국가와 당보다 계파를 중시하는 사람들은 당을 떠나야 한다. 자유보다 평등을, 원칙보다 대중영합을, 민족통일보다 분단 위의 평화를 선호하는 사람들도 떠나야 한다. 정치적 이념과 소신, 국가비전과 정책을 같이하는 사람들 간의 '평생 동지적 결합체'로서 당이 환골탈태해야 한다.

당을 완전 개방체제로 바꾸어 새로운 '당의 주체세력'을 만들어야 한다. 기득권과 지역구도에 안주하는 현재의 독과점 구조를 깨야 한다. 우리 사회의 '전투적자유-공동체-민주통일세력'을 모두 모으는 장이 돼야 한다. 여기서 전투적이란 자신의 신념과 가치를 위하여 몸을 던지는 진정성과 치열성을 의미한다. 당의 인적구성을 사상과 정신이 젊고 개혁적인 가치집단으로 바꾸어 '선진과 통일'을 위한 당의 새로운 역사주체를 만들어야 한다.

당원조직의 대대적 확대를 통하여 당의 국민적 기반을 크게 넓혀야 한다. 당 조직과 운영을 진성(眞性)당원 중심으로 개편해야 한다. 모든 공천은 당의 이념과 가치에 가장 헌신적인 언행일치의 지도자들 중에서 당원들이 직접 뽑아야 한다. 특히 서민과 젊은 층으로 당원 확대노력을 크게 강화해야 한다.

이상의 모두를 위하여 당을 '원내중심체제'에서 '원외중심체제'로 바꾸어야 한다. 당의 중심이 국회 밖으로 나와 '국민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그래서 원외대표를 두어야 한다. 이 원외대표가 당의 이념정책연구, 당원확대와 교육, 공천과 윤리위원회를 관장해야 한다. 그리고 1년 365일 전국을 다니면서 국민과 끊임없이 소통하고 대화해야 한다.

한나라당은 많은 잘못을 한 당이다. 그러나 '자유, 공동체, 통일'이 우리나라 발전을 위한 절체절명의 가치이기 때문에 우리는 그들의 개혁에 한 번 더, 아니 마지막의 기대를 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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