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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현] <새해를 열며> `원 아시아` 조정자 돼야 할 한국
 
2010-01-11 15:34:59

 

[새해를 열며] `원 아시아` 조정자 돼야 할 한국

 

"역사는 아무것도 가르치지 않는다. 그러나 역사에서 교훈을 배우지 못하면 반드시 벌을 받는다." 로버트 헤일브로너가 1993년에 쓴 `21세기 자본주의`의 첫글은 러시아의 중세 사학자인 U. 클루체스키의 이 경구로 시작된다.

2010년은 많은 회고, 역사의 회고로 가득 찬 해다. 그러나 회고는 평가 교훈이 나와야 하고, 교훈은 실천 의지로 굳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역사의 벌을 받는다. 한ㆍ일 강제합방 100년, 6ㆍ25전쟁 60년, 반드시 힘이 있어야 치욕과 고통을 예방할 수 있다는 교훈을 주었다. 광복 65년, 한ㆍ일 수교 45년, 소련 수교 20년, 남북정상회담 10년은 광복의 감격과 분단의 이중성, 외교의 화려한 외형도 자력 자강의 실질이 있어야 한다는 교훈을, 그리고 4ㆍ19 50년, 전태일 40년, 광주 30년은 깨인 시민 자유의 길은 그 어떤 폭력으로도 억압할 수 없다는 희망과 교훈을 배웠다. 힘과 자유, 그리고 극복의 교훈은 밖의 회고에서도 같다.

태프트ㆍ가쓰라 밀약 105년, 히로시마 원자폭탄과 유엔 창설 65년, 유럽석탄철강공동체 60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50년, 닉슨 독트린 40년, 독일통일 20년, 우루과이라운드 15년, 엔론 사건 10년, 인도양 쓰나미 5년….

회고에 찬 2010년은 또한 미래를 준비하는 격변기이기도 하다. MB정부가 `선진 일류국가 원년의 해`로 명명한 해요, 따라서 `세계경제 중심` `녹색성장` `국가브랜드 제고` `노사관계 선진화`의 원년이라는 구호도 함께 나왔다. YS의 `5대 강국론`, DJ의 `제2 건국`보다 훨씬 당차다. 11월의 G20 의장국이고 작년에 개발원조위원회(DAC)에 가입했으니 그럴 수도 있겠다.

2010년은 단기적으로 보면 2012년을 잉태하는 해다. MB, 김정일, 오바마, 후진타오, 푸틴의 올해 행적이 2012년과 그 이후의 남북한 미국 중국 러시아의 운명을 가를 것이다. 11월 서울 G20회의 전까지 국제금융의 새 질서(통치 감독 보수 평가 거래 규제)를 제대로 완성할 수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2008년 폭발한 대공황 이후 최대 금융위기가 수습으로 가느냐 붕괴로 가느냐가 결판난다.

21세기 미국의 후퇴와 더불어 `미국 이외(서양 이외)`의 `타자(the Rest)`들이 등장하는 권력이동, 문명이동이라는 이중 격변 속에서 과연 국제 금융위기와 지구촌 환경위기를 구해낼 수 있을까. 이것이 9ㆍ11테러, 엔론 회계부정, 아체 쓰나미에서 시작해 금융위기로 마감했던 21세기 첫 10년을 보낸 2010년의 `역사적 의문`이다.

미국 이외, 서양 이외의 세력이 아시아임이 분명하지만 그 아시아는 동북아시아, ASEAN, ASEAN+3, EAS(ASEAN+6), APEC, 그리고 케빈 러드 호주 총리가 꿈꾸는 PAC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확실한 것은 태평양과 인도양에 걸친 아시아, 특히 히말라야산맥과 수맥에 연하여 사는 히말라야권이 21세기 인류 삶의 조건을 결정하는 `문제군의 중심`이 된다는 것이다. 이 지구상에서 에너지, 식량, 금융, 무역, 테러, 종교, 도시화, 인구이동, 인종전쟁, 역사 문화 분쟁, 자연파괴, 환경문제가 가장 집중된 곳이다.

미래 아시아 문제군은 바로 대한민국 한인의 삶의 조건이기도 하다. 4강에 둘러싸여 있는 외교안보 조건, 거의 100% 수입에 의존하는 생명자원(에너지, 식량) 조건, 세계 최대 공해 배출 진앙지 바로 옆에 사는 환경 조건, 가장 강고한 금지선으로 나뉜 남북 관계, 이 모든 조건은 아시아 문제군 해결이라는 근대를 뛰어넘는 역사적 문명사적 긴 시간과 안목의 훈련과 창조를 우리에게 강요하고 있다.

피할 수도 피해지지도 않는 대한민국 삶의 조건이기에 오직 도덕적 사명감으로 `아시아 문제군` 도전의 선두주자가 될 수밖에 없다. 그런 의미에서 글로벌 코리아이고 원 아시아의 조정자, 향도자가 되어야 한다.

[김진현 세계평화포럼 이사장]

 

♤ 이 글은 2010년 1월 3일자 매일경제 [칼럼]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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