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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불교 인터뷰] '세계인 心琴 울려야 불교 중흥'
 
2010-01-11 14:56:51

 

 주간불교 (제1056호)

2010년 1월 13일 / 9면

 


경인년을 달린다

                               

□ 박세일 :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

 

 
“세계인 심금(心琴) 울려야 불교 중흥”


경인년 새해가 밝았다. 본지에서는 새해를 맞아 사회 저명인사를 만나 불교계 및 우리사회가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고자 ‘신년인터뷰’를 기획했다. 첫 인터뷰로 2006년 한반도선진화재단을 설립해 한반도 선진화를 위한 정책과 연구, 그리고 실천 방안에 천착하고 있는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62). 1월6일 반포 연구실에서 박 이사장을 만나 우리시대 불교가 나아갈 길과 국가, 사회적 발전을 위한 고견을 들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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亞 시대 도래…준비 없인 변방
佛 지도층, 자기개혁 솔선 필요

 


바쁘신 가운데 선뜻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올해는 국내적으로 지방선거가 있고 미래 세계전략을 모색할 G20정상회의가 한국에서 열립니다. 올 한해 우리나라가 역점을 둬야 할 목표와 비전을 말씀해 주시죠.


- 우리가 2010년 역점을 둬야할 것으로 △국민통합△선진화 △통일시대 준비를 꼽고 싶습니다. 우리사회는 현재 분열과 갈등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국가발전을 위해서는 국민통합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와 함께 놀라운 속도로 경제발전을 이뤄 중진국 선두주자로 뛰어오른 대한민국이 선진국 대열에 합류하기 위해서는 선진화를 위한 비전과 정책개발을 적극 추진해야 합니다. 또한 통일 시대가 예상과 달리 빨리 다가올 것으로 전망됩니다. 통일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주체적인 노력과 준비가 절실합니다.

 


▲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이사장님 개인이나 한반도선진화재단에서는 어떤 노력을 경주하실 건가요?


- 저 개인과 재단에서는 올해 △ 새로운 국가발전 패러다임 제시 △ 교육개혁 △ 통일문제 연구 등을 집중적으로 전개할까 합니다.


우리나라는 이른바 ‘한강의 기적’이라 불리는 경제개발을 통해 산업화에 성공했습니다. 이제 우리는 선진화라는 새로운 국가발전 모델과 전략이 필요합니다. 재단에서는 바람직한 국가발전 패러다임을 담은 새로운 ‘국가발전 교과서’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이 교과서는 작년 미국발 금융위기 사태로 몰락한 신자유주의를, 공동체자유주의로 대처할 새로운 발전 패러다임의 대안으로 우리뿐만 아니라 세계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선진화를 위한 과제가 많지만 올해 중점사업으로 교육개혁 문제를 다루고자 합니다. 1995년 시행된 5.31 교육개혁이 15년을 경과했습니다. 재단에서는 지난 기간 교육개혁의 성과를 평가, 분석해 향후 발전을 위한 방향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민간 교육개혁위원회’를 조직할 겁니다.


이와 함께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통일 문제도 심도 있게 다루고자 합니다. 그동안 우리는 보수, 진보 할 것 없이 한반도 분단관리에 치중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북한의 체제 위기가 깊어지고 있습니다. 분단관리의 틀을 벗어나 적극적으로 통일 과제 추진을 위한 노력을 기울어야 합니다. 통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대안 마련과 함께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4강(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에 대한 설득과 북한 동포들의 지지가 병행돼야 합니다.

 


▲ 그렇다면 선진화의 정의와 과제를 말씀해 주시죠.


- 선진화는 쉽게 말하면 우리나라, 우리사회를 선진국으로 만들자는 겁니다. 경제적으로는 1인당 국민소득이 3만불 수준에 도달해야 가능합니다. 세계에서 3만불 이상인 나라는 20개국 정도입니다. 세계에 200개국이 있다면 그중에서 20위 안에 들어야 한다는 겁니다. 국민소득은 선진화를 위한 조건에 불과합니다. 선진화된 나라는 경제뿐만 아니라 정신적, 사회적, 문화적으로 성숙된 나라들입니다. 우리는 기존 서구 선진국 모방에서 탈피, 대한민국의 역사, 문화, 전통, 의식을 함양시켜 상호신뢰와 믿음이 있는 품격 높은 선진화된 나라를 만들어야 합니다.


특정 계층이 아닌 모든 국민이 골고루 잘 살 수 있는 항아리형 경제가 실현되는 나라, 국제적으로 세계발전에 공헌하는 나라, 한국 전통문화를 세계화하는 선진문화국가, 자유민주주의를 완성시켜 정치적 안정을 누리는 나라를 만드는 것이 선진화입니다.

 


▲ 한 보고서에 의하면 갈등비용이 300조에 이른다고 합니다. 사회갈등 및 양극화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우리사회는 △경제·사회적 양극화 △이념·생각의 양극화가 존재하고 있습니다. 경제·사회적 양극화는 공동체 자유주의와 사회통합형 정책개발로 풀어야 합니다. 개인의 행복과 국가발전의 원리가 기본적으로 개인 창의와 자유에 있지만 자유주의가 극단의 개인주의로 흐르지 않고 공동체 연대와 가치를 존중하는 공동체 자유주의가 되어야 합니다.


이념·생각의 양극화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진보와 보수 공히 각자 사상에 대한 자기 정리와 성찰을 해야 된다고 봅니다. 자기성찰 없이는 대화와 소통은 불가능 하죠.


우리 사회 진보는 약자에 대한 권리에 관심을 갖고 있지만 북한 인권을 계속 외면하고 있습니다. 참다운 진보적 가치 퇴색을 반성해야 합니다.


보수는 자유, 시장경제, 법치 등 보수가 표방하고 있는 목표를 위해 진정 자기희생을 했는지 돌아봐야 합니다. 스스로 법치를 깨고, 자유를 남용하고, 기득권에 연연한 보수는 사회적으로 존경받을 수 없습니다.


대화와 소통을 위해서는 특히 종교인과 지식인의 사회 통합적 역할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동안 이해관계 및 시대상황에 따라 갈등과 분열을 조장했는지에 대한 냉철한 자기성찰을 이들 또한 해야 한다고 여겨집니다.

 


▲ 불교계에서는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4대강 사업’을 반대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바라보고 계신지요?


- 1995년 청와대에서 정책기획수석비서관로 일하고 있을 때로 기억합니다. 운하사업에 대한 정책건의가 들어와 이를 검토를 한 적이 있죠. 당시 운하사업과 관련 확실한 결론을 내지 못했습니다. 국가적으로 이익이 될지, 손해가 될지 확실한 결론을 도출할 수 없었기 때문이죠.


4대강 사업에 대해 정확히 모르지만 국가차원의 개발은 득과 실을 과학적이고 합리적으로 따지는 연구과 분석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하는데 애석하게 4대강 사업은 전문가들의 의견이나 검토 없이 정치투쟁, 정파투쟁으로 얼룩지고 있습니다. 사업을 찬성하는 쪽과 반대하는 쪽 공히 얼마나 깊은 전문적 이해와 지식을 갖고 있는지 회의가 듭니다. 중요한 국가과제들이 전문성, 합리성 없이 권력투쟁 수단으로 되는 잘못된 관행은 사라져야 합니다.

 


▲ 한국불교의 가장 큰 과제는 무엇일까요?


- 일반 불자들은 한국불교 발전을 위한 개혁과 변화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마음의 준비도 되어 있죠. 하지만 이에 비해 한국 불교계를 이끄는 지도층이 과연 어느 정도 불교를 개혁하고 발전시켜야겠다는 각성과 의지와 열정이 있는지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철저한 자기개혁을 통해 지도층이 앞장서지 않으면 개혁과 발전을 한계에 봉착하게 될 겁니다.


종교의 힘은 사상의 깊이에서 좌우됩니다. 영혼과 마음의 울림이 필요한 거죠. 불교의 문제는 불교사상의 깊이가 이 시대를 사는 중생들에게 바른 삶의 방향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해결될 겁니다. 세계는 지금 서양에서 동양의 시대로 전환되고 있습니다. 아시아 시대가 도래 한다는 것은 불교의 시대가 온다는 겁니다. 불교의 시대를 맞아 한국불교가, 중국과 일본불교와는 다른, 어떤 새로운 메시지를 세계인들에게 전달할 것인지 준비해야 합니다. 이런 준비가 없다면 한국불교는 중국 대승불교의 아류로, 문화적 변방으로 내몰리게 될 겁니다.

 


▲ 끝으로 불교와의 인연을 소개해 주시죠.


- 중학교 2학년 때 청계사에서 금오스님을 만난 것이 불교와 첫 인연을 맺은 것 같군요. 당시 스님이 노트에 쓰신‘마음 찾는 길’이란 글을 읽고 감동을 받았습니다. 이후 불경을 읽으면서 불교에 심취했죠. 고등학생 때 룸비니 모임을 통하여 청담스님과 인연이 닿아 스님께서‘영성’(領星) 이란 법명을 주셨습니다. 서울대 법대 2학년 때 금용사 성철스님에게 3천배를 올리고 한달 동안 스님과 함께 용맹정진을 하기도 했죠. 또 봉은사에서 대학생수도원에서 1년 정도 지내면서 광덕스님에게 많은 것을 배웠고, 당시 지도법사가 법정스님이셨습니다.


다들 어려운 시절이라고 합니다. 경제적, 사회적으로 산적한 과제가 놓여 있지만 분명한 것은 대한민국은 발전하고 있다는 겁니다. 올 한해도 불자 여러분들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대담 : 김치중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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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일 이사장은…


서울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코넬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수석 연구원과 서울대 법대 교수를 거쳐 청와대 대통령 비서실 정책기획수석비서관과 사회복지수석비서관을 역임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경제정의연구소 이사장과 한국법경제학회장을 지냈고 제17대 한나라당 국회의원과 정책위의장으로 활동했다. 현재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와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다.


저서로는 <법경제학> <대한민국 선진화 전략> <대한민국 국가전략>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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