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글은 2007년 4월 30일(월) 오후 7시30분
서울대‘관악사 콜로키움’에서 강연한 내용입니다.
대한민국의 세계화 전략
박세일 /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
1. 21세기 국가목표 : 선진화
우리는 지난 반세기 동안 해방 직후 50년대에는 [건국], 60~70년대에는 [산업화], 그리고 80~90년대에는 [민주화]라는 시대적 국가과제를 모두 성공적으로 달성하면서 숨 가쁘게 달려 왔습니다. 1963년 우리나라의 1인당 GNP는 100불이었습니다. 당시 아프리카의 가나가 우리보다 2배 잘 살았고 필리핀이 우리보다 3배 잘 살았습니다. 그러던 우리나라가 1995년 1인당 GNP 1만 불을 달성했습니다.
이렇게 짧은 기간에 이토록 빠른 성장을 한 나라는 인류 역사상 유례를 찾아보기 힘듭니다. 대한민국은 경제발전뿐 아니라 민주화에도 성공하였습니다. 명실상부한 정치적, 경제적 중진국에 도달하였습니다. 그러면 21세기에 들어선 우리나라의 시대적 국가과제는 무엇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한마디로 건국-산업화-민주화 다음의 국가과제는 [선진화]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분야에서 우리나라가 명실상부한 선진국이 되는 것, 세계의 일류국가가 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선진국이란 어떤 나라입니까?
▶ 경제적 선진국
우선 경제적으로는 1인당 국민소득이 2005년 기준으로 3만 달러 이상은 되어야 합니다.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이상의 나라는 현재 전 세계 220여 개국 중 20개국이 있습니다. 우리는 이 G20에 들어가야 합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1인당 국민소득으로 45위입니다.
정치적 선진화는 명실 공히 [자유민주주의]를 정착시키는 것입니다. 민주화는 국민들이 투표를 통하여 정부를 선택할 수 있는 것을 의미합니다. 자유화는 그렇게 뽑힌 정부가 국민의 자유와 권리, 생명과 재산을 하늘처럼 떠받드는 정부가 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민주화에는 성공하였으나 자유화에 실패하는 나라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민주화를 넘어서 자유화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특히 법치주의를 바로 세워야 합니다. 인치가 아니라 법치가 서야 합니다. 법치를 바르게 세워 권력의 횡포도 막아야 하고 소수의 기본권을 보호하기 위하여 격앙된 다수의 여론폭력도 막아야 합니다. 국민 참여는 확대되어야 하지만 국민의 개개인에 대한 성찰이 함께 가야합니다. 지도자는 원칙과 가치를 지키고, 대중인기영합의 포퓰리즘에 대한 유혹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 사회적 선진국
사회적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가족가치를 중심으로 [가족공동체]가 복원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학교공동체가 진정한 [도덕과 학습공동체]로 재창조 되어야 합니다. 나아가 이웃 사이에 여러 종류의 [따뜻한 공동체], [품격 있는 공동체]를 많이 만들어야 합니다. 가족과 학교의 가치를 복원하고 이웃의 어려움을 함께 나누고 서로 돕는 자원봉사형의 [공동체 운동] 확산 없이 우리는 선진국에 진입할 수 없습니다.
▶ 문화적 선진국
문화적으로는 모든 국민들이 국내외의 문화와 예술을 골고루 향유할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 고유의 예술과 문화를 올바로 계승하고 발전시키면서 이웃나라의 문화를 보다 깊이 이해해야 합니다. 그리하여 이웃문화의 장점과 우리 문화의 장점을 융합시켜 [아시아의 보편문화]를 만들고 더 나아가 [세계의 보편문화]를 만드는 데 기여해야 합니다.
▶ 국제적 선진국
국제적 의미의 선진국이 되려면 이웃나라의 신뢰와 존경을 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세계와 인류의 보편적 발전에 기여하는 [모범국가]가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정신적으로 경제적으로 부유한 국민이 사는 덕 있는 나라], 즉 부민덕국(富民德國)이 국제적 의미의 선진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요약하면 선진화란 한마디로 대한민국을 21세기 이 지구촌에 [우뚝 선 일류국가], [인류 선진국]으로 만드는 일입니다. 우리 민족이 수천 년 동안 꿈꾸던 [아름다운 나라], [자랑스러운 나라]를 만드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자랑스러운 선진국이 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지난 100년간 선진국 진입에 성공한 나라는 [일본]과 [아일랜드] 밖에 없습니다. 많은 나라들이 선진국 진입을 앞에 두고 주저앉았습니다. 아르헨티나, 브라질, 체코, 포르투갈 등 많은 나라들이 중진국에서 선진국 진입에 실패하고 후진국으로 추락했습니다. 일본과 아일랜드 같이 선진국 진입에 성공한 나라들은 국가 지도층이 국가목표를 선진국 진입에 두고 국가전략을 바로 세우고, 국민 모두와 혼연일체가 되어 단호하게 밀고 나갔습니다. 그러나 실패국의 경우는 대부분 지도층이 대중인기영합의 포퓰리즘에 빠져 국가전략을 바르게 세우지 못했고 일관성 있게 국가의 과제를 추진하지 못했습니다. 국민들은 각종 이익 집단으로 분열하여 국력을 하나로 모을 수가 없었습니다. 중진국과 선진국의 차이는 국가의 비전과 목표를 선진화에 두고 선진화 전략을 바로 세우고 국민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단결하여 단호하게 밀고 나갔는지 여부에 바로 그 차이가 있었습니다.
* 글의 전문은 pdf 파일로 첨부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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