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각은…] 관광객 눈높이 맞춰야 ‘한국 방문의 해’ 성공
정부는 내년부터 2012년까지 3년간을 ‘한국 방문의 해’로 정하고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한 캠페인을 펼친다고 한다. 1994년과 2001년에 이어 세 번째다. 왜 이번에는 3년간을 연속해 ‘한국 방문의 해’로 기획해야 했는가? 경제 불황을 돌파할 마지막 남은 길은 관광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금융위기 여파로 제조업이 침체를 보이면서 경제 불황의 끝이 보이지 않고 있다. 활로는 다른 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투자비용이 적고 고용창출 효과가 큰 서비스산업뿐이다. 그중에서도 관광이 단연 으뜸이다.
그러나 절박하다고 서둘러서는 안 된다. 정말 성공하고 싶다면 사안을 잘게 잘라 세심하게 대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정부는 국내 관광 현장의 적극적인 협력과 동참을 유도할 방안에 주목해 주기 바란다. 민간의 흔쾌한 동참 없이는 결코 한국 방문의 해는 성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민간이 포진한 현장을 찾아가 설득하고 협력을 구해야 한다.
성공의 또 다른 조건은 차별적인 아이디어의 발굴과 실천이다. 지금 서울 명동에서 만날 수 있는 순회관광안내원제도가 그런 점을 잘 말해준다. 명동에는 가슴에 관광안내소 표지인 영문자 ‘i’를 달고 지역을 순회하며 관광객을 찾아가 안내해주는 사람들이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안에서부터 밖으로’라는 취지로 발상을 전환했을 뿐인데, 이 제도가 시행되면서 명동을 찾은 외국인들의 반응이 크게 달라졌다. 물어보는 곳을 지도로 보여주던 것에서 직접 외국관광객을 현장까지 안내하게 되자, “고맙다”며 관광객들이 작은 선물까지 안내원에게 내밀고 있다. 그런 관점에서 해외여행을 떠나는 한국인에게 방문의 해 기념 티셔츠를 나누어 주고 방문 국가에서 입고 다니도록 유도하는 방안도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다. 움직이는 광고판이 되기 때문이다.
아주 얇게 썬 복어회를 흰 쟁반에 담아가면 손님들은 “왜 빈 접시를 가져오느냐”고 묻는다. 여기에 ‘한국 방문의 해’ 성공의 길이 숨어 있다.
남상만 한반도선진화재단관광포럼 대표
♤ 이 글은 2009년 3월 5일자 중앙일보 [칼럼]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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