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 10일 "미래는 시민을 가장 잘 교육하는 국가의 것"이라며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교육개혁을 중요한 정책적 과제로 삼겠다고 밝혔다고 한다. 특히 "미국의 아이들은 매년 한국 아이들보다 학교에서 한 달 정도를 덜 보낸다. 이렇게 해서는 21세기 경제에 대비할 수 없다"고 했단다.
일면 벤치마크 대상으로 우리나라를 언급한 점이 뿌듯하기도 하지만 마냥 우쭐하기는 어려운 점이 있다. 우리나라 초·중등교육은 수업 시수(時數)만 많은 것이 아니라 그 이상의 자원을 과외나 학원 등 사교육에 중복투자하고 있고, 공교육은 학생들로부터 불만족의 대상이 되고 있다.
중요한 것은 무작정 공부하는 시수가 아니라 교과과정운영의 자율화와 질적 수준의 제고가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이다. 앨빈 토플러가 "한국 학생들은 하루 15시간 동안 학교와 학원에서 미래에 필요하지 않은 지식과 존재하지도 않을 직업을 위해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라고 한 말을 새겨들어야 한다.
오바마는 우수 교사에게 성과급을 지급하는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는 입장도 함께 밝혔다. 교육부 장관으로 임명된 덩컨은 시카고 교육감 시절, 교원 노조와 학부모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지원 학생이 적고 학업 성취도가 낮은 공립학교 61곳을 폐쇄하고 대신에 학생들에게 다양한 선택을 제공하는 75곳의 새 학교를 세웠다.
우수한 교사와 학교에 대한 지원 강화 정책이 국가경쟁력 제고로도 이어진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교육열과 학업성취가 진정한 의미의 세계적인 벤치마크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단위학교의 변화를 가져오는 과감한 현장 중심 교육개혁이 지속적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 이 글은 2009년 3월 12일자 조선일보 [칼럼]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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