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원고는 2008년 12월 4일 국회의원 연구단체 선진경제연구포럼 주최로 열린
초청특강 (장소:여의도 렉싱턴 호텔 7시 30분 AM )에서
박세일 이사장님께서 강연하신 말씀입니다.
나성린 의원 발언
선진화는 박 교수님이 화두를 던지셨고, 또 한나라당이나 관련 교수님들이 함께 하시는 정책 목표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강연은 박 교수님이 6개월간 미국에서 고민을 많이 하셨고, 그 동안 어떤 고민을 하셨는지를 들어보는 자리로 마련했습니다.
최근 금융위기가 발발하였고, 또 미국의 새 정권이 들어서고 해서 세계가 격변하고 있습니다. 이명박 정부가 계획했던 대로 잘 나가고 있지 않기 때문에 반성하고 나아갈 방향을 잡아봐야 할 것이라고 봅니다. 그래서 오늘 박 교수님의 강연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박세일 교수 발언
여기 오니까 옛날에 보던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오늘 이 자리에는 어려울 때 뜻을 같이 하고 일을 한 동지들도 계시고, 정계, 학교에서 같이 고민하던 분도 계십니다. 제가 여의도를 떠난 뒤에는 여의도를 다시 밟지 못했습니다만 오랜만에 와서 뵈니 정말 반갑습니다.
금년은 우리 대한민국이 건국한지 만 60년이 됩니다. 지난 60년 동안 어려운 속에서도 이 나라를 이만큼 끌어온 건 대단히 자랑스럽다고 할 수 있습니다. 건국, 산업화, 민주화 단계를 거치면서 여러 가지 우여곡절도 있었지만, 크게 봐서 성공한 국가로 이끌어 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60년을 보면서 새로운 국가 관계, 국가 목표를 정한다면 무엇이 되어야 할지 여러분이 모두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나온 합의가 선진화입니다. 시간적 축으로 보면, 우리는 지금 건국, 산업화, 민주화에서 선진화로 나가는 시점에 서 있습니다.
동시에, 공간적인 측면에서는 20세기 산업화 근대화 시대도 끝났고 현재는 21세기 정보화?세계화 시대가 전개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공간적으로는 세계화 정보화라고 하는 문명사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고, 그 변화 속에서 우리는 선진화라는 새로운 국가적 과제를 가지고 나아가야 하는 때입니다. 세계화 정보화는 우리에게 분명히 도약의 기회이면서 엄청난 위험과 도전을 함께 제기합니다. 이들 도전을 어떻게 극복하고 세계화 정보화의 기회를 최대한 선용하면서 국가의 선진화를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지가 이 시대의 과제입니다. 우리 모두의 고민입니다.
선진화가 무엇입니까?
우선 경제적으로 보면 2005년 가격 기준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불은 되어야 합니다. 오늘날 세계에는 220개국이 있는데 이 중 20나라만이 3만 불 위에 있습니다.
제일 잘 사는 나라가 룩셈부르크고 마지막 이태리까지 20나라가 경제적 의미의, 우리가 지향해야 할 선진국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둘째, 경제적 의미의 선진화 못지않게 정치적 의미의 선진화도 중요합니다. 국민이 투표에 의해서 정부를 선택할 수 있는 것을 [민주화]라고 합니다. 그렇게 선택된 정부가 국민의 권리와 자유를 하늘같이 떠받드는 정부가 될 때 우리는 [자유화]가 이루어졌다고 합니다. 이 민주화와 자유화 2가지가 모두 이루어져서 명실 공히 자유민주주의가 정착하는 것을 정치적 의미의 선진화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여러 나라가 민주화에는 성공했으나 자유화는 실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셋째 공익과 사익의 추구가 조화를 이루는 사회가 될 때, 사회적 선진국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려면 사회가 품격이 있어야 합니다. 공동체에 대한 배려와 책임이 있어야 합니다. 개인이 자기 이익을 추구하고 자유를 추구하는 것은 기본이지만, 여기에 공동체에 대한 적절한 배려와 존중이 이루어질 때 선진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넷째, 다양한 이국문화들이 서로 공존 할 수 있을 때, 환언하면 다문화, 다민족, 다종교가 공존하는 사회를 이룰 수 있을 때 우리는 문화적 선진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우리 문화의 장점과 외국 문화의 장점을 결합해서 새로운 세계적 문화 표준을, 글로벌 문화스탠더드를 만들 수 있을 정도가 될 때 우리는 문화적 선진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섯째, 국제적 의미의 선진국은 이웃 나라로부터 존경과 신뢰를 받아야 합니다. 세계의 여러 문제 즉 빈곤 질병 핵 환경 등등 의 지구촌의 문제데 대해 적극적으로 그 해결에 참여하면서 인류의 보편적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국가가 될 때, 그러한 모범국가가 될 때 우리는 국제적의미의 선진국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런 몇 가지 의미를 종합해 본다면, 우리는 이미 존재하는 선진국 중 어느 한 나라를 모방하여서는 우리가 희망하는 선진국이 될 수 없습니다. 여러 선진국을 참조할 수 있지만, 우리 역사와 문화, 우리의 감성과 의식에 걸맞은 선진국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우리의 선진화의 과제라 하겠습니다. 그것이 곧 대한민국의 國家理想을 세우는 과정이 될 것입니다.
지난 60년을 돌이켜보면서, 우리는 건국, 산업화, 민주화를 이야기하지만 사실은 어떤 의미에서 이 모두가 과거와의 투쟁이었습니다. 건국은 식민지로부터의 해방이고, 산업화는 절대 빈곤으로부터의 해방이고, 민주화는 독재와 억압으로부터의 해방이었습니다.
지난 60년간에는 대한민국이 미래를 향하여 어떠한 꿈과 이상을 가지고 국가건설을 할 것인가 대해 깊이 생각할 마음의 여유도 시간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21세기를 맞이해서 앞으로 우리는 대한민국을 어떤 나라로 만들어갈 것인가에 대해 깊이 생각해야 하고, 대한민국의 꿈과 국가이상을 만들고 찾아 나가는 노력이 있어야 합니다. 따라서 우리에게 선진화는〔창조적인 선진화〕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세계화의 도전 속에서 창조적 선진화를 이루는 것이 지금 이 시점 21세기 초반에 우리 모두가 풀어야 할 국가과제이고 국민과제입니다.
지금 저는 안식년을 맞아 미국 스탠포드대학에 가 있습니다만 때 마침 미국의 권력 이양기여서 대통령 선거과정과 정권인수과정을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엄청난 금융위기와 세계적인 경제침체가 시작되는 것을 보면서, 미국이란 나라가, 미국의 정치인들이, 미국의 학계가 이러한 경제적 변화와 위기에 어떻게 대처하는가도 보고 있습니다. 권력 이동과 경제 위기가 겹쳐져 있을 때, 국가와 세계를 위한 여야 간의 협조가 필요한 시점에서 미국의 정치와 학계가 어떤 포지션을 취하는지를 눈여겨보고 있습니다.
요즘 한반도선진화재단은 2가지 행사를 하고 있습니다. 사실 그 일 때문에 잠깐 들어 왔습니다. 이미 지난 11월 27일에는 “대한민국의 보수를 묻는다.”는 심포지엄을 했습니다. 보수와 진보 사이에 여러 가지 갈등도 있고 분열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제가 볼 때 이들 갈등과 분열을 극복하려면 지금 필요한 것은 보수와 진보가 우선 각자의 자기정체성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길게 보면, 보수와 진보가 나라의 선진화를 위해 하나가 되어야 함은 틀림이 없습니다. 그렇게 되려면, 우선 진정한 보수의 가치가 무엇이고, 진정한 진보의 가치가 무엇인지 그 가치에 대해서 보수와 진보는 각자 스스로 성실했는지를 성찰하는 시기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저는 보수의 가치도 대단히 훌륭하고 진보의 가치도 대단히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진보와 보수는 진정한 의미의 진보적 가치와 원칙, 그리고 보수적 가치와 원칙을 바르게 세우고 스스로 지키려는 노력이 부족하지 아니 하였나 생각합니다. 자기 정체성과 원칙을 새우는 과정이 많이 미흡했습니다. 상대방에 대한 공격과 비판에서 부터 자기의 정체성을 세우려고 했기 때문에, 자기의 가치와 원칙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미래를 위한 국가비전과 정책의 제시는 크게 부족하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일단 “보수를 묻는다.”라는 제목으로 대한민국의 보수가 잘한 일이 무엇이고 못한 일이 무엇인지 그리고 앞으로 어떠한 가치와 원칙을 가지고 나갈 것인가에 대해서 성찰해 보고자 이번에 심포지엄을 했습니다.
내년 3월에는 “한국의 진보에게 묻는다.” 라는 제목으로 심포지엄을 하려고 합니다. 진보가 무엇인가? 진보는 어떠한 가치와 원칙을 존중하는가? 어떠한 국가경영철학과 정책을 갖고 있는가? 등등에 대하여 자기성찰과 반성의 시간을 갖고자 합니다.
그리고 내년 6월경에는 진보와 보수가 함께 대한민국의 중요한 국가 과제에 대해 어떠한 견해를 가지고 있느냐, 예컨대 대한민국의 경제동력을 살리기 위해 진보는 어떤 정책구상을 갖고 있는지를 알아보고자 합니다. 동시에 빈곤의 문제와 분배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한민국의 보수는 구체적으로 어떠한 정책을 갖고 있는지를 물어보면서 서로가 어디까지 협조할 수 있고, 의견이 다른 부분은 무엇인지를 알아보고자 하는 것입니다.
역사는 생각에 의해 발전한다고 생각합니다. 신채호 선생님이 말씀하셨지만 역사는 국민의 생각이 만들어갑니다. 오늘날 우리 사회가 상당히 혼란스럽고, 역사와 미래가 잘 보이지 않는 것은, 우리의 생각 자체가 혼란스럽고 정리되어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대한민국을 지도해 왔던 진보와 보수 세력들이 자신들을 성찰하고 반성하는 시간, 그래서 스스로 자기생각들을 바르게 정리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여 일련의 세미나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한반도 선진화 재단은 오늘(12월4일) 오후에 EU와 함께 대한민국의 사회 통합 정책에 대해 국제 심포지엄을 개최합니다. 특히, 지금처럼 금융위기와 경제침체가 진행될 때 이것을 빨리 극복하는 문제가 가장 중요합니다. 그런데 그 극복과정 속에서 반드시 발생하는 사회 갈등, 계층 간 갈등, 노사문제 등을 어떻게 사회 통합적으로 끌고나갈 수 있느냐 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한 문제가 되는데, 그 부분에 대한 심층적 논의가 우리사회에는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사회통합문제에 앞서 있는 유럽의 경험을 배우기 위해서 이 분야의 전문가를 EU에서 모셔왔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이 분야의 전문가들과 토론의 시간을 가지려 합니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우리나라의 사회통합을 위해 어떤 정책을 교육?근로?복지 정책부문에 추가할 수 있을지를 오늘 심포지엄에서 찾아보고자 합니다.
밖에서 볼 때, 대한민국이 세계화의 도전을 넘어 국가선진화로 가야 함은 더욱 분명하게 보입니다. 지금 당면하고 있는 중요한 과제에 대해 밖에서 본 시각을 중심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도전은 많습니다만, 몇 가지 말씀드리면, 우선 동북아의 안보, 외교, 경제 질서가 엄청나게 요동치고 있습니다. 동북아에 새로운 국제질서가 형성되고 있습니다. 이 변화는 구체적으로 우리에게 2가지를 고민하게 만듭니다.
먼저 한반도의 역사를 돌이켜보면, 뚜렷하게 나타나는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동북아에서 단일한 패권국가, 패권적 대국이 나타나게 되면 한반도는 대단히 어려워졌다는 사실입니다. 이런 상황이 되면 한반도는 언제나 자존을 지키기 어려웠고, 두 나라가 동북아에서 패권을 경쟁하면 전쟁은 한반도에서 발생했습니다. 이것이 지난 한반도의 역사입니다. 이런 현상은 우리가 가진 지정학적 운명에서 온 불가피한 것입니다.
제가 볼 때 지금 동북아에서 새로운 질서가 생성되면서 나올 수 있는 패권의 등장과 패권경쟁의 가능성을 막는 것이 우리가 고민해야 할 최우선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우리는 중국의 대국화를 보면서 중국의 대국화가 패권화로 발전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문제에 당면하게 됩니다. 또한 중국의 대국화가 동북아에서 새로운 패권 경쟁을 촉발하지 않도록 하는 문제도 중요합니다. 패권의 등장이나 패권경쟁을 막고 동북아에서 자유주의적 국제질서가 형성되도록 하지 못하면 한국의 자존과 번영은 유지하기 어렵다는 것이 역사적 교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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