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동북아구상과 세계전략
지금 우리는 우리나라의 역사 속에서 [자주적이고 창조적 세계전략]을 가질 수 있고 또 가져야 하는 대단히 특별한 시기에 살고 있다. 그 동안 우리는 오랫동안 인근 大國의 변방으로 혹은 식민지로 그들의 세계전략 속에 편승하여 살아 왔다. 그러나 앞으로 21세기 대한민국의 선진화를 앞둔 오늘날 우리는 우리 나름의 독자적 세계전략을 세울 수 있고, 또 세워야 하는 역사적 분기점에 서 있다. 올바르면서 자주적이고 창조적인 세계전략을 세우고 이를 추진하면 선진화 혁명이라는 국가성공에 이를 것이다. 그러나 그러지 못하면 패권적 대국의 변방으로 살면서 중진국 혹은 후진국으로의 추락을 경험할 것이다.
앞으로 21세기 대한민국의 세계전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의 하나가 어떻게 동북아에서 단일 패권대국(hegemonic great power)의 등장을 막고, 평화와 번영의 질서, 다시 말해 바람직한 안보 및 통상질서를 만들 수 있느냐 이다. 지난 수천 년 간 한반도의 역사를 보자. 주지하듯이 동북아시아에서 단일 패권대국이 등장하면 우리는 항상 변방 속국이나 식민지로 전략하는 국난을 겪어 왔다. 또한 두 나라가 패권을 경쟁하면 항상 한반도 땅위에서 전쟁이 일어나거나 전화(戰禍)가 있었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우리에게는 어떻게 하여 동북아에서 단일 패권대국의 등장을 막느냐하는 문제, 즉 동북아에서 [反패권주의]의 확보가 국가의 명운을 좌우하는 중요한 세계전략과제가 된다.
지난 60년 간 동아시아에서 패권국가의 등장을 막은 것은 [미국 중국 일본의 3각 균형체제] 때문이다. 그 때문에 우리는 안심하고 건국과 산업화와 민주화라는 국내과제에 국력을 집중할 수 있었다. 그런데 요즈음 중국이 경제적으로 군사적으로 급속히 부상하고 있다. 일본과 중국 간의 군비경쟁 뿐 아니라 외교적 경제적 영향력 경쟁도 격화되고 있다. 9.11이후 미국의 對 아시아 정책도 큰 전환기를 맞고 있다. 미국의 對중국 정책도 아직은 과도기이다. 미래가 확실하지 않다. 따라서 앞으로 어떻게 하여 동북아에서 새로운 [단일패권대국]의 등장을 막을 것인가 하는 문제가 우리에게는 더욱 심각하고 어려운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대한민국의 사활과 미래가 걸린 문제가 된다. 이에 대한 올바른 해법(동북아구상)과 이를 추진할 올바른 전략(세계전략)을 찾아내야 한다. 그것 없이는 21세기 한반도의 안전과 번영을 기대할 수 없다.
동북아에서 [단일패권대국]의 등장을 막으려면?
- 자강(自强)·동맹(同盟)·균세(均勢)·사상(思想)전략-
이를 위해선 4가지 방향의 전략적 노력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첫째는 자강(自强)전략이다. 우리는 이웃 강대국들과 비교하면 작은 나라다. 적어도 이웃이 우리를 넘보면 상당한 수준의 반격과 그로 인한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는 능력을 항상 갖추고 있어야 한다. 필요시 타국에게 심각한 군사적 타격을 줄 수 있는 수준의 군사력은 필수적이다. 군사적 타격뿐 아니라 심각한 경제적 타격과 외교적 타격을 줄 수 있는 경제와 외교 분야에서의 자강노력도 필요하다.
둘째는 동맹(同盟)전략이다. 동맹이란 누구든 한쪽이 외부의 침입을 받을 때 공동대응을 한다는 약속이다. 따라서 누구와 동맹을 맺는가 하는 문제는 대단히 중요한 문제이다. 그러면 과연 어느 나라가 바람직한 대상인가? 답은 자명하다. 우리와 마찬가지로 동북아에 새로운 지역패권대국의 등장을 크게 싫어하면서, 공동대응능력 특히 군사력, 경제력 ,그리고 외교력 등이 대단히 강한 나라일수록 바람직할 것이다. 역시 미국을 꼽을 수 있다. 지난 100년간의 미국의 동북아정책을 보면 가장 중요한 특징의 하나가 미국도 동북아에서 단일지역패권 등장에 항상 반대해 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어느 나라든 지역패권에 성공하면 그 다음은 반드시 미국과 세계패권을 다투려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국은 동북아의 지역패권에 항상 반대해 왔다. 더구나 지금 미국은 군사력과 경제력, 외교력이 세계최고인 초강대국이다. 그렇다면 당연히 미국과 동맹을 강화하는, 원교근공(遠交近攻)이 우리에게는 필수전략이 되지 않을 수 없다. 더구나 다행스럽게도 미국은 우리와 영토적 인접성이 없기 때문에 동북아에서 영토적 패권주의자가 될 수 없다.
셋째는 균세(均勢)전략이다. 즉 동북아에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는 여러 나라들 간의 세력균형(balance of power)을 잘 유지하여, 동북아에 패권대국의 등장을 막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한미일 공동체구상, APEC, 아세안+3구상, 아세안+3+3(오스트리아 뉴질랜드 인도 등) 등 각종의 다자주의(multilateralism)에 우리가 적극참여하고 앞장서 추진해야 한다. 그래서 가능한 동북아의 국제관계를 국제법으로 규범화하고, 국제기구 등으로 제도화하여, 개별국가의 독단(獨斷)이나 자의(恣意)가 작용할 폭을 줄여 나가야 한다.
넷째, 사상(思想)전략이다. 어느 나라던 자유주의적 국제주의자들(liberal internationalists)이 있고 집단주의적 국가주의자(혹은 폐쇄적 민족주의자)들이 있다. 미국에도 일본에도 중국에도 러시아에도 아니 우리나라에도 국제주의자가 있고 국가주의자가 있다. 우리는 각 나라에 있는 자유주의적 국제주의자와의 사상적 정서적 이익적 연대를 강화하고, 그들이 각각의 나라의 정치외교, 경제사회를 주도하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그래서 동북아, 나아가 동아시아 그리고 세계에서 자유주의적 국제주의 사상이 보다 확산되고, 자유주의자들이 정치적 사회적으로 승리하도록 함께 노력하여야 한다. 이것이 바로 동북아에 지역패권의 등장을 막는 사상 전략이 된다. 이웃나라에 사상적 가치적 이익적 동지를 만드는 전략이 된다.
이러한 4 가지 전략의 다면적 다차원적 복합구상과 복합추진이 필요하다. 다면적이란 다양한 종류와 내용의 다자주의(多者主義)를 의미하고 다차원적이란 정부뿐 아니라 기업, 대학, NGO 등에서도 동일한 문제의식과 전략위에서 국제적 network를 확산하고 심화하는 노력을 함께 해야 함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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