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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강 전문) 공동체자유주의로 한반도선진화를
 
2008-09-08 16:18:07

◆  이 내용은

지난 9월 2일 대구·경북한반도선진화추진위원회(위원장 최대해 대구 대신대 총장대행)가

주최한 포럼에서 특별 강연한 전문입니다.

 

건국 60년, 산업화 이어 민주화 성공

올해가 건국 60년입니다. 우리나라는 대단히 어려운 상황에서 해방을 맞고 6.25의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산업화·민주화의 길을 성공적으로 걸어왔습니다. 돌이켜 보면 1940-50년대 당시의 시대적 국가목표는 건국이었습니다. 우리는 건국에 성공습니다. 1960~70년대에는 시대적 목표가 바뀌었습니다. 건국을 지나 산업화로 갑니다. 60년대 초 국민소득 100불에서 1995년 10,000불로 올랐습니다. 30년만의 성장, 소위 한강의 기적을 이룬 압축적인 빠른 성장이었습니다. 우리나라는 당시 최빈국으로 아프리카 가나 수준, 아시아의 스리랑카 수준이었고, 필리핀이 우리보다 3배 잘살았습니다. 장충체육관의 설계와 감리도 필리핀 기술자들이 했습니다. 60년대 초 국가예산의 35%가 미국의 원조였습니다. 이렇게 여러 어려운 과정을 극복하고 우리는 산업화를 이뤘습니다.

이러한 산업화를 배경으로 1980~90년대에는 민주화까지 성공했습니다. 결국 우리는 지난 60년간 건국을 거쳐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루었습니다. 산업화·민주화를 합쳐 근대화 혁명이라고 하는데 우리는 근대화 혁명에 성공한 것입니다. 2차 대전 후 식민지에서 해방된 나라 중 근대화 혁명에 성공한 나라는 사실 몇 되지 않습니다. 근대화 혁명의 성공 덕분에 최빈국이 중진국이 되었습니다. 21세기에 세계 어디에 내놓더라도 부끄럽지 않게 되었습니다. 중국이 박정희대통령의 개발모델과 포항제철(現 포스코), 새마을운동에 관심이 많다고 합니다. 카자흐스탄 대통령이 박대통령처럼 매월 수출입 관련 장관들과 기업들을 모아서 정기적인 회의를 한다고 자랑스럽게 얘기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2차 대전 이후 대한민국은 이렇게 성공적인 모델이 되었습니다.

 

21세기 대한민국 과제는 선진화

21C의 대한민국의 과제는 선진화입니다. 건국, 근대화 혁명을 지나 세계 일등 국가가 되는 선진국이 되는 것입니다. 그동안 어려움도 많았고 후퇴도 있었습니다. 늘 성공만의 역사는 아니었지만 대한민국만큼 성공한 나라는 별로 없습니다. 또한 대단히 역동적인 민족이라 우리가 선진국의 일원이 되는 것은 어렵지 않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그런데 2005년 국회에서 도중하차하고 나와 우리 사회를 돌아보면서 위기감이 들었습니다. 잘못하면 우리나라는 선진국이 되지 못할 수도 있겠다는 위기의식이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이 시대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를 생각하게 됐습니다. 비교적 성공의 역사를 만들어 오던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되기가 왜 어렵게 되었을까? 어떻게 해야 선진국이 될 수 있는가? 이런 내용을 정리해서 책을 써 우리 사회에 바치는 것이 이 시대 저의 도리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2006년 2월 "대한민국 선진화전략"이라는 책을 냈습니다. 우리사회가 과거에 대한 싸움은 많았지만 미래에 대한 준비가 부족한 듯해서 책을 썼습니다.

 

한반도선진화재단의 탄생 - 대한민국 선진화를 향해

그런데 놀랍게도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책에 관심을 가져주셨습니다. 대학, 정부, 국회 등에서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셨습니다. 그래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걱정하시는 분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평소 가까이 지내던 대학교수 200명 정도의 네트워크를 만들어서 한반도선진화재단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지난 일 년 반 동안 열심히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되기 위한 정치, 법치, 경제, 교육, 문화예술 등 각 분야의 선진화 정책을 연구하여 왔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를 홍보하는 일을 해왔습니다. 대학생, 주부 등을 모시고 교육을 하기도 했습니다.

저는 이런 것을 하면서 대한민국의 선진화는 생각보다 쉽지 않지만 꼭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지난 100년의 역사를 보면 중진국에서 선진국으로 진입한 나라는 일본, 아일랜드 2개국 뿐입니다. 잘 아시는 브라질, 아르헨티나, 포르투갈, 체코 등이 모두 실패했습니다. 선진국이 되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작업입니다. 경제만이 아니라 정치, 사회, 문화 등 모든 부문이 성숙한 사회가 되어야 합니다. 더구나 우리는 선진국이 되기 위한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15년 안에 선진국이 되지 못하면 주저앉을 수 있습니다. 10년 이후 생산인구가 감소되고 15년 안에 총인구가 감소하기 때문에 그 이후에는 경제성장과 경제 활력을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에 시간이 없다고 봅니다.

 

선진국은 경제 정치 사회 문화 국제적으로 성숙한 사회

선진국이란 무엇인가? 경제적으로는 국민소득이 2005년 기준으로 3 만 달러가 돼야 합니다. 세계 220개국 중 3만 달러 이내에 들어간 나라들이 20개국 정도 있고 아시아에서는 일본뿐입니다. 우리가 이 그룹 안에 들어가야 경제적 선진국이 됩니다. 동시에 경제적 선진국은 중산층이 두터운 항아리형 경제가 되어야 합니다.

정치적 선진국이란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할까요? 민주화 다음에는 자유화가 필요합니다. 민주화는 투표로 국민이 참여해 정부를 바꿀 수 있는 것입니다. 자유화는 정부가 국민의 자유와 권리와 생명과 재산을 하늘처럼 떠받드는 나라입니다. 자유화까지 성공해야 자유민주주의국가입니다. 민주화에는 성공하지만 자유화에는 실패한 나라가 많습니다. 히틀러, 무솔리니가 대표적입니다. 역사를 통해 볼 때 국민이 뽑은 정부가 국민을 섬긴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또한 민주화에서 자유화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조심해야 할 것은 인기영합적인 포퓰리즘입니다. 법치가 서 있어야 합니다. 민주화에는 성공지만 자유화에 실패한 경우를 비자유 민주주의라고 합니다. 라틴아메리카에 이런 나라들이 많습니다. 정치적 선진화는 민주화와 자유화를 모두 이루는 것입니다.

사회적 선진화란 공과 사의 조화를 통해 이룰 수 있습니다. 공에 대한 배려와 존중, 책임이 많이 있는 사회를 선진 사회라고 합니다. NGO활동, 이웃사랑 등이 많아야 합니다. 사회는 개인을 중시하지만 개인은 공동체에 대한 배려와 기여의 책임을 가져야 합니다.

문화적 선진화를 위해서는 다문화공생사회를 만들 수 있는가가 하나의 조건입니다. 다음은 자 문화와 타 문화의 조화를 이루는 것입니다. 전통문화와 이웃의 문화의 장점을 묶어 새로운 아시아 표준을 만드는 방식을 한 예로 들 수 있습니다.

국제적 선진화를 위해서는 국제적으로 공헌하는 국가가 돼야 합니다. 캐나다에 어느 회의에 갔다가 지구상에서 “캐나다가 어느 날 없어진다면 이웃나라는 캐나다에 대해 무엇을 기억할 것인가”라는 문제를 제기하는 말을 들었습니다. 캐나다의 정체성에 대한 문제입니다. 마찬가지 질문을 던져 봅니다. 우리 대한민국은 이웃나라에 어떠한 가치와 의미를 가지는 나라인가? 인류의 문제해결에 무엇을 기여할 것인지 대한민국도 고민해야합니다.

 

공동체 자유주의로 한반도 선진화를

이 모든 것을 묶어 생각하면 선진화란 타국의 모방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래 모델을 스스로 만드는 것입니다. 지난 60년간 우리는 대한민국의 꿈, 국가 이상, 바람직한 미래상을 깊이 생각할 시간이 없었습니다. 건국, 산업화, 민주화라는 과정을 바쁘게 뛰어 왔습니다. 그러나 건국도 산업화도 민주화도, 모두 식민 가난 독재라는 과거를 극복하는 노력이고 투쟁이었습니다. 그러나 선진화운동은 새로운 대한민국이 가져야 할 미래의 꿈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를 논의하는 것입니다. 과거와의 투쟁이 아니라 미래와의 대화인 것입니다.

대한민국의 선진화를 위한 우리의 노력에는 사상적 기반이 있어야 합니다. 국민과 사회를 통합하는 사상이어야 하고 나라를 발전시킬 수 있는 사상이어야 합니다. 저는 공동체자유주의가 우리나라 선진화의 사상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경제사학자들의 계산에 의하면 BC 2000년 그리스 말기의 국민소득은 약 150 달러 정도 됩니다. 1700년대 산업화 시작기의 국민소득은 180달러입니다. 4 천년동안 거의 변화가 없었습니다. 기술개발 속도가 매년 0.05% 정도로 추산됩니다. 한마디로 인류는 긴 시간을 어렵게 살았습니다. 우리나라도 조선 중기까지 좀 나아지다가 임진왜란으로 다시 어려워졌습니다. 임란 이후 제사를 지내지 못하는 집이 많았습니다.

지금은 지구촌 국민소득이 6600 달러입니다. 200년 만에 180 달러에서 6600달러로 오른 셈 입니다. 엄청난 급성장입니다. 이것이 가능한 근거가 바로 자유주의라고 생각합니다. 정치, 경제, 사상, 과학의 자유주의가 200년 만에 인류를 이만큼 발전시켜 왔습니다. 개인의 선택과 자유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국가정책을 맞추는 것이 선진국으로 가는 길입니다.

지난 200년을 돌아보면 주저앉은 나라도 있고 발전한 나라도 있습니다. 자유주의라고 해도 이기주의에 오염된 이기적 자유주의는 실패합니다. 공동체에 대한 적절한 배려와 사랑과 나눔을 생각하는 자유주의 즉 공동체자유주의가 있어야 지속가능하고 성공할 수 있습니다.

공동체 중에서 특히 역사공동체를 소중히 여기는 자유주의가 중요합니다. 보스턴대학 사회학 교수에 따르면 지난 200년간 경제 성장한 나라의 공통요인을 분석한 결과 가장 중요한 요인의 하나가 애국심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자기 역사에 대한 자긍심, 존중이 국가 미래발전의 핵심적인 부분입니다. 역사를 바로 세우는 것은 중요합니다. 그러나 일방적으로 부정적인 면만을 파헤쳐 침소봉대하여 역사에 혐오감을 갖게 하는 것은 안 됩니다. 이념적으로 편향적인 역사청산은 잘못입니다.

공동체를 소중히 하는 자유주의가 발전할 때 국민통합을 이룰 수 있고 국가발전도 성공할 수 있습니다.

선진화되기 위해서는 선진화 정치운동, 선진화 정책운동, 선진화 국민운동 등이 있어야 합니다. 이런 방향으로 힘을 합쳐야 합니다. 한 두 명의 노력으로 역사가 바뀌지 않습니다. 많은 분들이 뜻을 합쳐야 합니다.

1907년에 국채보상운동이 대구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남자들은 담배와 술을 끊었습니다. 여자들은 패물을 팔았습니다. 당시 발표한 여성단체의 선언문의말미에 "우리가 이렇게 빚을 갚아 노예상태를 벗어나 자유민이 되어 우리나라도 언젠가 세계의 상등국가가 되기를 희망하노라"고 적혀 있습니다. 100년 전에 우리 선조들은 국난시대에 미래 한반도가 상등국가가 되기를 꿈꾸었습니다. 상등국가가 바로 오늘날의 선진국입니다. 우리가 앞으로 10-15년 안에 선진화를 반드시 성공시켜야 합니다. 100년 후 우리 후손들이 22세기의 선진 국가에서 풍요가 넘치고 정의가 물처럼 흐르는 사회 속에서 살면서 100년 전 21세기 초 우리 선조들이 선진화를 이뤄냈다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이야기 하는 그러한 때가 올 것을 확신합니다. 아니 우리는 반드시 그러한 나라로 만들어야 합니다. 대한민국의 선진화에 큰 관심을 가지고 이렇게 모여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우리국민은 스스로 우리를 높일 수 있는 능력과 자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선진화, 한반도 선진화, 우리는 분명 이룰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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