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부터 살리자” 되살아난 고환율 망령
보수·경제지들, 윤창현 교수 등 상식 밖 주장 확대 재생산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의 고환율 정책 덕분에 수입 물가가 급등하고 경기 침체가 가속화하면서 뒤늦게 환율을 인위적으로 끌어내리는 등 난리법석을 떤 게 불과 두어 달 전인데 다시 고환율 정책을 주장하는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다. 달러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세계적으로 통화가치가 올랐는데 원화 가치만 떨어지면서 우리나라의 물가충격이 유독 컸다는 건 이제 상식으로 통한다.
이 상식 밖의 주장을 내놓은 사람은 경제 분야 대표적 보수 이론가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다. 윤 교수는 4일 한국경제에 기고한 “다시 고환율 정책을 말하는 까닭”이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물가상승이 고통스럽기는 하나 수출확대만이 살 길”이라는 해괴한 논리를 폈다. 윤 교수는 “물가안정만 내세우면서 무리한 환율방어를 하다가 최악의 사태를 초래한 10년 전의 기억을 더듬고그 교훈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교수는 비슷한 이유로 한국은행의 금리인상 기조에도 강력하게 반발한다. 윤 교수는 최근 한 세미나에서 “금리 인상은 가계 및 기업의 소비와 투자 활동을 크게 위축시킬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교수는 “금리인상과 저환율 정책이 경상수지 악화와 부동산 가격 하락을 가져오고 주택담보 부실, 금융시장 경색, 한계기업 도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제시하기도 했다.
보수·경제지들이 윤 교수의 발언을 비중있게 인용하는 것은 이런 상식밖의 주장을 하는 교수나 전문가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이들 언론은 윤 교수의 발언을 반대되는 의견과 나란히 배치하면서 논란 형식으로 소개하지만 실제로는 논란거리도 되지 않는 주장들이 대부분이다. 윤 교수는 최근 우리 경제의 위기가 수출과 내수의 양극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양극화에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
물가상승이 실질구매력 저하를 가져오고 소비둔화와 성장률 하락에 미치게 될 부작용 역시 이들 보수·경제지들은 정확히 지적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공공요금 현실화와 유가인상의 시차효과 등에 따라 하반기에도 물가상승이 계속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는 사실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인플레이션 압력을 조기에 누르지 않으면 자칫 물가는 오르면서 경기위축이 계속되는 스태그플레이션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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