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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각범] 콘텐츠산업 육성의 지름길
 
2008-06-03 16:08:23

콘텐츠산업 육성의 지름길

이각범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 / IT전략연구원장

 
지식정보사회의 꽃은 문화콘텐츠이다. 고속도로를 건설하더라도 그 위를 달리는 자동차가 없으면 인프라의 효용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정보고속도로를 깔았다고 하더라도 문화 콘텐츠의 생산이 활발하지 못하면 지식정보사회는 생산적이지 못하다. 그러므로 문화콘텐츠 산업은 차세대 성장동력 중에서 가장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의 정보화 수준을 국제적으로 비교할 때 초고속 정보통신망의 가구당 접속 정도와 휴대폰 보유량이나 인터넷 사용량 등에서는 세계의 최상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콘텐츠 산업의 발달 정도에 있어서는 선진국에 비하여 크게 밑돌고 있다. 이것은 정보화의 형식은 갖추었지만 내용이 빈약하다는 것을 말하며, 정보의 소비는 많으면서도 정작 생산은 취약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문화콘텐츠 산업이 발달하려면 첫째로 문화의 기반이 튼튼하여야 한다. 한류의 부상과 정체에서 보여주듯이 문화콘텐츠 산업은 일시적인 흥행에 성공하였다고 할지라도 문화의 기반과 지식적 기반이 튼튼하지 못하면 장기적 성공을 기대하기 어렵다. 최근 한류로 급진전된 한일 문화교류에서 일본문화의 수입이 한류의 수출을 크게 앞서는 현상이 이에 대한 좋은 시사점이 될 것이다.
 
둘째로, 세계인에게 통하는 콘텐츠를 개발하는 것이다. 국내시장을 목표로 개발하여 반짝 성공을 거둔다고 하더라도 세계시장에서 외면 받으면 결국 그 다음의 성공을 기약하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세계에서 인정받을 때 그 콘텐츠의 생명력은 길어지며 후속 콘텐츠가 성공할 가능성 또한 높아진다. 한류의 기폭제가 되었던 겨울 연가 (일본에서는 겨울 소나타로 번역)의 경우에도 성공의 제1요인은 인류의 가장 보편적 주제인 러브스토리를 다루되 초현대적인 번잡함으로 오염되지 않은 순수한 러브스토리가 전개된 데에 있었다고 분석할 수 있다. 한류의 성공은 역설적으로 한국적인 문화의 강조에서만 온 것이 아니라 세계적인 보편성을 함께 추구하였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문화콘텐츠 산업은 디지털 융합현상의 진전에 의하여 새로운 발전 단계에 진입하였다. 새로운 발전의 하나는 기존의 문화콘텐츠에 디지털 기술이 접목되어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온라인 환경과 모바일 환경의 발달로 새로운 문화콘텐츠 시장이 개발된 것이다.
 
미국의 경우에 할리우드와 같은 기존의 영상콘텐츠 산업이 한 축을 형성하고 마이크로 소프트와 같은 소프트웨어 산업이 기술의 다른 한 축을 형성하며, 그래픽전문회사와 에니메이션전문회사 등 디지털 기술 응용산업이 제3의 축을 형성한 삼각 협력관계가 구축되어 영상산업과 게임산업 등 다양한 산업을 발전시키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이와 같은 콘텐츠 산업과 핵심 기술산업 간의 협력체제가 구축되지 못하여 콘텐츠 제작과정에서 핵심기술은 외국에 외주를 하지 못하면 제작의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또한 네트워크의 융합으로 인하여 문화콘텐츠 산업이 갖고 있는 비즈니스 모델의 특징인 원소스-멀티유즈(One Source Multi Use)의 기회를 적극 활용하여야 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장르간 기술협력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을 뿐만 아니라 캐릭터 산업을 비롯한 이벤트와 병행하는 산업의 발전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점도 크게 개선하여야 할 것이다.
 
문화콘텐츠 산업은 이와 같이 튼튼한 지식적 기반과 기술적 기반 위에서 지속적인 발전이 가능하다. 그리고 그 무엇보다도 감성의 발달에 기초한 창조성의 개발이 가장 핵심적이면서도 가장 기본적인 경쟁력이 될 것이다. 지식정보사회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높은 지식력(High Logic), 높은 감성(High Sense), 그리고 높은 기술(High Tech)의 결합은 필자가 지금까지 강조해온 것이다.
 

♤ 이 글은 5월 28일자 디지털타임스 [DT시론]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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