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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기섭] 새정부의 국정비전과 한일 신외교
 
2008-04-11 12:18:29

새정부의 국정비전과 한일 신외교


손기섭 한반도선진화재단 일본정치팀장 / 부산외국어대 외교학과 교수

 

이명박 정부의 국정비전의 실현은 지금부터이다. 국민의 눈높이를 무시한 조각과 통합의 정치미학에 실패한 공천 과정의 혼란 등 정권 초기의 호기를 놓친 아쉬움이 컸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가 국정기조를 '이념'에서 '실용'으로 전환하여 '선진화'를 통한 '선진 일류국가'를 국정비전으로 설정한 것은 현명한 일이다.

 
전후 대한민국은 이승만 정부의 '건국시대'에서, 박정희 정부의 '산업화시대'와 90년대 이후의 '민주화시대'를 거쳤다. 각 정부의 시대정신은 시행착오는 컸다고는 하나 나름대로 그 역할을 완수했다. 이제 21세기 초엽 대한민국의 시대정신은 '선진화'이다. 우리가 만약 10년 안에 국민소득 4만달러를 달성하여 영국과 프랑스에 맞먹는 세계 7위의 국가 발전을 이를 수 있다면 이 얼마나 멋진 일인가? 이는 동아시아에서 일본 못지않은 강력한 소프트파워 국가의 탄생을 의미한다.
 
오는 21일 이명박 대통령은 미국을 거쳐 일본을 방문하기로 예정되어 있다. 신정부의 실용외교의 주된 줄기는 글로벌 경제외교, 에너지 자원외교, 한미 동맹 강화 등이지만 '경제살리기'나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서도 한일 관계의 개선은 급선무이다. 2005년 이후 한일 관계는 퇴보를 면치 못했다. 지금은 동아시아를 중시하는 후쿠다 수상이 집권해 있고 일본 사회 전반에 한국의 성공한 경제지도자의 정치리더십을 존경하는 분위기가 고조되어 있는 만큼 절호의 찬스이다. 드라마 대장금이나 겨울연가 못지않게 정치·외교나 경제·사회적 분야에서도 한류의 확산을 이어가야만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신정부는 다음과 같은 대일본 외교의 추진을 적극 고려해봄직 하다.
 
첫째, 한일 관계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현장 중시의 전략적 정책 구상을 해야 한다. 2008년도 내에 적어도 두번 이상의 대통령의 일본 방문이 필요하다. 격식에서 벗어나 창의성을 중시하는 이명박 대통령은 올해 7월의 홋카이도 G8 회담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되, 가능하면 이틀 정도 조기 방일하여 성공한 경제대통령의 우호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
 
둘째, 정치외교 분야에서의 대일 외교의 발상 전환이다. 실용적이고 미래지향적인 한일 관계 파트너십 구축이라는 정책 기조 하에 한일 정상회담 정례화를 통해 서울-도쿄 셔틀외교 확산, 한일 정책대화 '2+2'(외교+국방) 및 '5+5'(외교+국방+재정+산업+환경)의 상설화, 동아시아 평화활동의 한일 공조, 2016년 하계 올림픽의 한일 공동유치(부산시/후쿠오카시) 및 미래 AU 사무국 등 글로벌·동아시아 국제기관 사무국의 공동유치 등 새로운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
 
셋째, 경제 분야에서의 한일 상생협력의 정책 구상이 긴요하다. 한일 FTA 적극 추진, 한일 협력에 의한 '클린 에너지밸리 (Clean Energy Valley)' 구상, '한일 신경제포럼' 발족, 대학생·대학원생의 일본 기업 취업 추진(워킹비자 3만명, 한일 대학 간의 복수학위제도 확산), 연금·의료보험 개혁 등 '저출산 고령화사회' 정책 경험의 발전적 공유 등이 추진되어야 한다.
 
'선진 일류국가'의 창출은 말로만 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발상 전환과 창의 혁신의 마음으로 동아시아의 선진 소프트파워 국가 일본을 잘 활용해볼 일이다.
 
♤ 이 글은 2008년 4월 11일 부산일보 [사설·칼럼]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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